★<인간의 완성> 첫째 마당: 5. 뱀의 허물과 무소의 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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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7건 조회 53,642회 작성일 19-12-15 07:10본문
<인간의 완성>
첫째 마당:
5. 뱀의 허물과 무소의 뿔 (숫타나파타 1)
댐을 막아서 물을 고이게 하는 식의 사랑이 아니라
물을 퍼내면 퍼낼수록
더욱 힘차게 솟아오르는 지하수 같은 사랑을. . . ,
<숫타니파타>의 뜻은 '경들의 모음' 즉 경집(經集)이다. <숫타니파타>는 1,000여 개의 게송이
5품 70경으로 되어 있다. <숫타니파타>전체가 한문으로 번역되지는 않았고 오직 제 4품만 <의족경 (義足經)>이라는 이름으로 한역되었다.<불설의족경>은 2권으로 되어 있다. 인도 재가불자인 지겸이 중국에 와서 기원후 223년과 225년 사이에 번역했다. 팔리어본은 팔리대장경 속에 있거니와 이 <의족경>의 직접적인 범어 원본은 현재 발견되지 않고 있다. 단지 한역본과 일치하지 않는 범어 본 <숫타니파타>의 파편이 나타났는데 많은 불경과 논장에서 이 <숫타니파타>가 중국어로 음역된 범어 이름으로 인용되고 있다.
<숫타니파타>도 한글을 비롯해서 영어.독어. 일어 등의 현대어로 수차례 번역되었다. 한글로 번역된 것은 필자에게 두 가지가 있다. 민족사에서 일본어본을 번역한 것과 법정스님이 번역한 것이다. <숫타니파나>는 부처님의 입김과 숨결이 풍겨 오는듯 한 원음으로 담겨 있다. 여기에는 아무런 현학적인 교리가 없다. 해탈의 피안으로 향해 구도자가 가야할 길에 대해서 간단명료하게 설해져 있어 부처님이 멀리 있는 분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숫타니파타>의 말씀들은 인간이 봉착하는 문제들을 통달한 선생님이 제자들에게 말해 주는 것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인생의 고뇌로부터 해탈한 사람의 생활 등에 대해서 간결하게 기록되어 있다.
<숫타니파타>는 가장 오래된 불경 중의 하나로 근본불교 사상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경전이다.
이 경이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형태로 모아져 있지는 않았고 각 품의 경들이 따로 떠돌아 다니다가 뒷날 모아졌기 때문에 경전의 앞뒤가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
그래서 각 품의 각 경을 떼어서 읽어도 된다. 이 경의 내용을 조금 읽어 보고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 유익하게 소화해야 할지 생각해 보자.
먼저 뱀이 허물 벗는 비유부터 시작하다.
넘쳐흐르는 애착의 물줄기를 남김없이 말려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듯이.
잡념을 남김없이 불살라 없애고 마음이 잘 다듬어진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듯이.
나쁜 버릇이 조금도 없고 악의 뿌리를 뽑아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을 허물을 벗어 버리듯이.
세 개의 게송을 읽었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린다는 비유를 반복한 것은 모든 집착을 다 여읜다는 뜻을 나타낸다. '애착의 물줄기를 말려 버린다.'든지
'잡념을 남김없이 불살라 버린다.'든지 '악의 뿌리를 뽑아 버린다.'는 표현 외에 다른 해석이 필요치 않다.
모든 집착을 여의는 것에 대해서는 모든 불경들이 한결같이 강조하기 때문에 이 가르침은 수행자를 위주로 부처님이 설한 것이다. 그렇다면 재가불자들은 이 부처님의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가 문제이다.
가정생활을 하는 이들은 부모형제와 처자권속이 있다. 그 사람은 애착의 물줄기를 끊지 않아야 하고 애착의 잡념을 불살라 버리지 않아야 할까? 이 말씀이 결혼하려고 하는 신랑이나 신부에게는 필요가 없을까?
진정한 큰 사랑을 위해서는 출가수행자는 물론이거니와 재가불자도 자기중심의 애착을 끊어야 한다. 보통 사람이 가진 애정이라는 것은 욕망의 충족이거나 보답이거나 의무다. 아울러 그 애정의 밑바닥에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이 깔려 있다.
혼자 자는 사람이 인형이나 베개를 껴안고 자면 든든하다. 혼자 있는 사람의 마음은 외로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외로움을 채워줄 사람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다 그런 식으로 사랑하니까 허물이 되지는 않지만 인간이 짊어지고 나온 욕망이라는 짐을 채운다는 점은 부정할 수가 없다. 부모님에 대한 사랑도 내가 은혜를 입은 것을 생각하며 보답하는 것은 조건적인 사랑이다. 그 조건 밑에는 자기중심이 깔려 있다.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사랑하는 데 있어서는 의무의 마음이 깔려 있다. 결혼할 때의 감정이 평생 갈 수는 없다. 그것은 어떤 사람이 특별히 변덕이 있어서가 아니라 인간 구조 자체가 그렇게 되어 있다. 인간은 권태를 느끼게 되어 있어 변화를 추구한다. 한 가지 냄새를 계속 맡으면 나중에 그 냄새를 느끼지 못하게 되어 있다. 한 사람과 계속 살다보면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이 무덤덤하게 되어 있다. 그때부터의 사랑은 의무적인 사랑이 된다. 보통 사람의 사랑은 이기적인 본능을 기본으로 해서 본능 충족적이거나 보답적이거나 의무적이 될 수밖에 없다.
부처님은 큰 사랑을 요구한다. 젊음과 늙음에 관계없는 사랑을 말하고자 한다. 상대가 중풍으로 10년을 누워있어도 교통사고에 의한 뇌사상태로 50년을 누워있어도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조금도 덜하거나 흔들림이 없는 사랑을 펴고자 한다. 억지로 댐을 막아서 물을 고이게 하는 식의 사랑이 아니라 물을 퍼내면 퍼낼수록 더욱 힘차게 솟아오르는 지하수 같은 사랑을 가르치고자 한다. 자기를 완전히 지운 것을 전제로 해서 아이에게 젖을 먹이거나 짜내지 않으면 유방이 불어서 아프게 되는 그런 숭고한 사랑을 알리고자 한다.
서로 사귀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르는 법.
연정에서 근심.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불타 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비와 고요와 동정과 해탈과 기쁨을
적당한 때를 따라 익히고
모든 세상을 져버림이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계속해서 반복되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중에서 몇 개만 보았다. 여기에 있는 내용만 보아도 그 의미가 서로 상충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있다.
한편으로 그리움은 괴로움을 만들게 되니까 사랑과 연정을 피하라고 한다. 불타 버린 곳에 다시 불이 붙지 않는 법이니까 사랑의 연료를 다 태워버려서 다시는 애착의 불이 붙지 않게 하라고 한다.다른 한편으로는 '세상을 저버림이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앞뒤가 어긋난다.
그러나 어긋날 것이 없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을 혼자서 가라.'는 말을 혼자 도치해 버리라는 말로 해석하지 말고 상대적인 사랑을 하지 말고 절대적인 사랑을 하라는 말로 해석하면 문제는 풀리게 된다.
상대에 따라서 상대의 변화에 따라서 또는 상대에 대한 자신 쪽 감정의 변화에 따라서 반응을 보이는 사랑은 상대적인 사랑이다.
그 사랑은 환경과 조건에 따라서 얼마든지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어떻게 변하든지 상관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돌진해, 혼자서 사랑을 해버리면 그것은 절대적인 것이 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상대적인, 비교적인 사랑으로 이해하지 말고 절대적인, 그리고 주기만 하는 사랑을 하라는 뜻으로 이해하게 되면 우리는 상대를 의식한 사랑이 아니라 나 스스로 좋아하는 사랑을 하게 된다. 여기에는 권태도 질투고 있을 수 없다. 지침도 있을 수 없다. 집착과 미움도 있을 수 없다. 만남이나 이별이 그의 사랑을 변하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괴로움을 여의는 사랑이 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사랑은 부모자식이나 남녀 간의 사랑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의 사랑으로 확산된 수가 있다. 중생의 사랑이 아니라 보살의 사랑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기적.욕망적.보답적.의무적인인 사랑이 있을 수가 없다.
부처님은 사랑을 하려면 좀 제대로 하라는 것이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나아가라는 말이다.
저는 여지껏
<숫타니파타>를 진지하게 읽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석지명 큰스님의 신간 역저 (力著)
<인간의 본성>을 정독하면서
부처님의 게송이 매우 간결하고 소박한 진리임을 알게 되었고,
큰스님의 불경풀이가 수승하고 높은 것임을 확실히 경험했습니다.
저는 백발노파가 된 이 나이까지 너무 무지했습니다.
해탈의 피안으로 향하는
출가수행자들을 위한
부처님의 가르침인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린다'는 비유를
막연히 그저 외적인 변화만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집착을 여읜 큰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심오한 가르침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내용이
그저 씩씩하게 무대뽀처럼 나아가라는 것인 줄만 알았습니다.
이기적.욕망적.보답적.의무적인 중생의 사랑이 아니라
보살의 사랑을 하라는 가르침임을
이제 비로소 깨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폭삭 더 늙어버리기 전에
상대적인 비교적인 사랑이 아니라
그저 주기만 하는 괴로움을 여의는 절대적인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나아가면서
저희 사랑하는 애들을 ,
가족들을,
도반님들을,
나아가
함께 더불어 살아 가는
아프고 힘없는 이들을 더욱더 사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나무대자대비구고구난관세음보살마하살
나무대원본존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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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위대하신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석지명 큰스님의 높고 뛰어난 불경풀이를
더 깊이 배우고 나누고 싶어
그대로 베껴 소중히 올립니다.
이곳에 친히 왕림하시어
읽고 새겨 주시는
모든 선남선녀님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허일님의 댓글
허일 작성일정진 정진!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간단 명료한 통쾌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우리 인생은
끊임없는 정진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 뱀이 허물을 벗듯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퍼내면 퍼낼수록 더욱 힘착 솟아나는 샘물처럼..." 지금까지 엉터리 사랑을 하며 형편없이 살아왔네요. 오늘부터라도 짝사랑만을 !!! 독일의 소양자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소양자 대보살님!~
저도 참사랑이 아닌
엉터리사랑을 하면서
인생을 허비했습니다.
두 분께서
지금쯤은 거의 다 회복하셨지요??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님의 댓글
정광월 작성일
큰스님
저서 놀랐어요
부피...
이해인 수녀님
몇년전 두권으로 시집때도
큰스님 인간의 완성
보며 생각 났어요
많은 불자분들께서
필독 하셨으면 합니다
정광월 합장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정광월 보살님!~
부피만큼
깊이와 넓이가 무궁무진하신
큰스님의 궁극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많은 불자님들뿐만 아니라
우리네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필독했으면 좋겠습니다.
다행히
인터넷에서 구입하면
10%가 절약되네요. ^
점점 추워지고 있으니
건강한 겨울나기에 다같이 힘써야겠습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