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089 무無 1 > 2022년 1월 18일 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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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4건 조회 1,165회 작성일 22-01-18 07:01본문
[ 법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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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입을 보호하는 것 착한 일이다.
뜻을 보호하는 것 착한 일이다.
만일 비구 있어 이렇게 행하면
그는 모든 고통을 면할 것이다.
오직 하나 알뜰한 상像이 있어
가슴속 깊이 보배로이 지녔기에,
여섯 문 꼭꼭 닫고 녹장綠帳 내리고
오로지 태우는 그리움의 촛불 하나.

< 089 무無 1 >
한 수행승이 선사에게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선사의 대답은 언제나 같지 않았다. 다른 수행승의 동일한 질문에 대해서 선사는 "유有" 즉 "있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이것이 조주 선사의 유명한 무자 화두이다.
흔히 이 화두에 대해서 표면적으로 확연히 드러나는 두 방면의 의문이 던져지곤 했다. '모든 중생에게 불성이 있는데 왜 개에게 없다고 하는 것이냐?'와 '왜 대답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냐?'이다. 개를 포함해서 일체중생에게 불성이 있다는 것은 불교의 기본이다. 그런데도 수행승은 질문을 했고, 선사는 없다고 대답했다. 또 같은 질문에 대해서 선사는 이전과 다른 답을 했다.
우리는 이 난에서 저 무자 화두의 답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있다"와 "없다"에 매달리면 선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간다. 그러므로 단지 선에 있는 무사상無思想 일반을 엿보려고 한다. 무는 선사상 전체의 골격을 드러낸다고 할 정도로 포괄적인 의미를 갖는다.
우리가 지금까지 공부해 온 불교 전반의 공, 무한부정, 희론중지, 유심유식, 불성, 법신,성구, 성기 사상 등이 이 무 속에 담겨 있다. 또 만물의 뿌리로 여겨지는 도덕경의 무도 포함된다. 인도불교의 수행법이 중국적인 것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때, 저 무는 노장사상도 부분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첫째 무는 "무심" 무분별" "무사량" 등을 암시한다.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어떤 주관적인 개념으로 묶어서, 마침내는 "있다"와 "없다", 좋다와 나쁘다, 선하다와 악하다, 참되다와 거짓이다 등으로 규정해 버린다. 전에도 누차 예를 들었듯이, 불은 있다와 없다로 간단하게 말할 수 없다.연료에 불을 붙이면 언제든지 있을 수 있고, 현재 눈에 보이는 불도 산소 공급을 중단하면 즉각 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좋은 것과 나쁜 것도 정해진 바가 없다. 사람들은 내 중심으로 나에게 맞으면 좋다고 하고, 그렇지 않으면 나쁘다고 한다. 참되다거나 아름답다는 말이나 개념도 마찬가지다. 세상은 항상 그대로 있지만 사람이 스스로 자기중심으로 분별을 일으켜서 세상을 규정해 버린다. 분별심, 알음알이 자기중심의 욕망 등을 지울 때, 우리가 모든 존재의 실상을 바로 볼 수 있다고 선은 깨우치려고 한다.
1997년 탈옥해 2년여 검거망을 피해가며 숱한 일화를 뿌린 신창원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강도 중 공범과 함께 사람을 죽인 혐의로 무기징역을 살고 있던 그는 탈옥 후 경찰의 추적을 번번이 따돌렸고 심지어는 총상을 입은 와중에도 초인적인 힘으로 달아난 적도 있다. 1999년 신창원이 순천에서 잡혔다는 속보를 듣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끝까지 잡히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이들이 있는가 하면, 신창원을 신고한 가스관 수리공을 미워하는 이도 있었다. 컴퓨터를 만지는 사람들 가운데 신창원을 의적이나 영웅으로 치켜세우는 글을 띄우는 이들도 있었고, 신창원을 로빈 후드로 비유하는 외신도 있었다.
자, 신창원의 참 모습은 무엇인가. 분명히 그는 강도 살인자요, 도둑질을 직업으로 삼는 악한이다. 그러나 이런 질문을 해 보자. 호랑이는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다. 동물보호론자들은 그 호랑이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호랑이가 약한 동물을 죽이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살생행은 생존을 위해서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신창원을 호랑이, 늑대, 또는 약자를 해치는 가장 고약한 짐승으로 비유해 보자. 그러면 좋다. 나쁘다라는 규정으로 신창원을 가두어 둘 소 없음을 알게 된다. 법이 그를 죄인으로 가두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존재의 실상을 보려고 하는 눈은, 세상의 모든 악을 함부로 자기에게 편리하도록 분별하고 규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주 선사에게 "신창원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라고 물으면 뭐라고 할까. 역시 "무"라고 대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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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풍경 소리 ]
< 한 생각 바꿨더니 > / 정진권 수필가 (한국체대 명예교수)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에 실림
소나무가 진달래에게 말했습니다.
"가지만 앙상한 가을날의 네 모습, 딱하기도 해라."
진달래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습니다.
"눈에도 안 띄는 봄날의 네 꽃은 어떻고?"
소나무는 기분이 나빴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에 밤에는 잠도 자지 못했습니다.
이튿날입니다.
소나무가 진달래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봄에 피우는 그 연분홍 꽃은 정말이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어."
진달래가 환히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름답긴 뭘,
눈서리에도 지지 않는 너의 그 푸른 잎새야말로
그렇게 미더울 수가 없지."
어제는 왜 그렇게 기분이 나빴는지
오늘은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지
소나무는 잘 알게 되었습니다.
<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 / 이준관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드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사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저의 컴퓨터 실력이 모자라선지
오늘의 큰스님 법문이 전혀 게시가 안 되었습니다.
아무리 개선하려 해도 정상적인 회복이 어려워
미리 타이핑해 놓았던
<089 무無 1>로 우선 대체했습니다.
혼선이 생겨 대단히 죄송합니다.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어레운것 하지말고쉬운것? 수행의실천 에 어떤실천일까? 복행 기본형 오복 복을 주는 것짓는것등 정행 깨끗한 서원 수행의복합 즉 원행 으로 세가지를 든다 . 자업자득 인연소치 기쁨도즐거움도 건강도노력 재물도 가난하지 않도 록 과니를 잘하면복받는다 .복에는 만가지가있다 .남을돕는게 나를돕는 인연법 정행은자기마음이 깨끗 히 복 에서 도를구한다 . 지혜. 마음을깨끗하게하는것 근심 걱정이 없어져 삼매 청정 안락이고 허망한 것을 구하지않는다 공부많이 합시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날씨가 너무춥습니다. 건강하십시요 .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불교의 목표는 자리이타라고 배웠습니다.
남을 돕는게 결국은 자기를 이롭게 하는 것이니
이처럼 완전한 진리는 없습니다.
입적하신 혜암대종사님께서는 "공부하다 죽어라 "
라고 항상 가르치셨습니다.
우리들 범부중생에게는 특별한 공부가 따로 있을까요?
순간 순간 열심히 더불어 살아야만 하겠지요.
귀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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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