ȸ

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101 간화선과 묵조선 > 2022년 1월 31일 日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1,142회 작성일 22-01-31 07:01

본문


[ 법구경 ]

372

선이 없으면 지혜 얻지 못하고

지혜 없으면 선이 되지 않는다.

선과 지혜를 갖춘 사람은

이미 열반에 가까웠나니.


생명의 영광에 한 번 쪼이면

모든 실재(實在)는 절대화한다.

생명은 생명 그 자신, 유일의 목적이매.


img.jpg

101   간화선과 묵조선

선은 겉으로 일체의 문자와 불경과 교리를 떠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무집착과 불이不二의 정신에 철저하다고 해서, 선이 아무런 교리적 배경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교리적 영향 편차의 예를 화엄華嚴 사상의 영향을 보다 많이 받은 임제종 계통의 간화선看話禪과 천태天台사상의 영향을 보다 많이 받은 임제종 계통의 간화선과 천태 사상의 영향을 보다 많이 받은 조동종 계통의 묵조선默照禪의 참선을 이해하는 차이에서 볼 수 있다. 여기서 "보다 많이" 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선이 공空 유식唯識 등 불교사상 전반의 영향을 골고루 받았다는 것을 전제로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우리가 앞에서 공부한 바 있듯이, 화엄사상은 세상이 여래성의 출현에 의해서 나타났다고 보는 성기설性起說을 내세우고, 천태사상은 세상이 처음부터 지옥에서부터 부처까지 십계十界를 갖추고 있다는 성구설性具說을 주창한다. 성기설과 성구설이 다 같이 부처와 중생, 깨달음과 미혹, 또는 진여와 생멸을 불이不二로 보지만, 성기설은 부처, 깨달음, 진여 쪽을 보다 중시해서 중생 쪽을 지워 나가야 할 것으로 보고, 성구설은 중생, 미혹, 생멸 쪽을 보다 중시해서 중생의 자리 그솟에서 바로 부처의 행을 저어야 할 것으로 본다. 간화선과 묵조선의 참선 수행을 이해하는 차이는, 성기설과 성구설이 이상과 현실을 하나로 보면서도 각기 한쪽을 중시하는 차이와 유사하다.

      간화선은 "견성성불見性成佛" 즉 "본래 부처인 자기의 본성을 깨닫고 부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참선은 부처가 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부처라는 이상과 중생이라는 현실이 둘이 아니기는 하지만, 중생이라는 현실의 미혹을 지우고 부처라는 이상의 깨달음으로 회귀하는 방편 과정으로 화두를 들고  참선하는 것이다. 간화선도 정혜 즉 참선과 깨달음 또는 고요 명상과 지혜가 둘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이의가 없지만 깨달음 또는 지혜 쪽에 기운 편이다.

     묵조선은 "지관타좌止觀打坐" 즉 오로지 참선하는 자세로 앉아서 부처로서 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참선은 부처가 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부처 그 자체로서 행동하는 것이다. 부처와 중생은 둘이 아니다. 부처에게도 지옥이 들어 있고 지옥에게도 부처가 들어 있다. 단지 부처는 부처의 행을 하고 , 중생은 지옥의 행을 하는 데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부처의 행으로 참선을 하면 그대로 부처이다. 새롭게 부처를 이루려고 할 것이 없다. 묵조선도 정혜定慧가 둘이 아니라는 점에는 이의가 없지만, 정을 보다 중시하는 편이다.


      간화선은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참선을 하기 때문에, 묵조선으로부터 "대오선待悟禪" 즉 "깨달음을 기다리는 참선"으로 비판을 받는다. 깨달음을 오색찬란한 사리舍利에 비유할 경우, 사리는 수행을 열심히 해서 자연적으로 얻어져야 할 것이지, 사리 그 자체를 얻기 위해서 수행을 해서야 되겠느냐는 것이다. 참 목적은 사리라는 깨달음이 아니라, 참선을 해서 부처의 행을 짓고 부처로서 행동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묵조선은 오직 참선 그 자체를 부처의 행으로 중시하기에, 간화선으로부터 "고목선枯木禪" 즉 "죽은 고목처럼 앉아 있기만하는 참선"으로 비판을 받는다. 아무리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고, 미혹 세계 그대로 부처의 법신체이기는 하지만, 현전의 중생 세계로부터 본래 자기인 부처의 세계로 돌아가려고 해야지, 미혹의 현실에 멍하니 앉아서 부처행의 모방만 해서야 되겠느냐는 것이다. 성기설과 간화선, 성구설과 묵조선이 다 같이 깨달음과 수행의 불이를 말하자면, 깨달음을 목표로 수행을 할 것이냐 아니면 수행 그 자체를 깨달음으로 삼을 것이냐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 간화선은 자기의 본래 부처를 찾아가는 소득을 구하고, 묵조선은 현실에서 자기의 본래 부처를 지키는 무소득의 입장처럼 보인다.




img.jpg


img.jpg


img.jpg


img.jpg


img.jpg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더딘 사랑  >  /    이정록

돌부처는
눈 한 번 감았다 뜨면 모래무덤이 된다
눈 깜짝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
모든 게 순간이었다고 말하지 마라
달은 윙크 한 번 하는데 한 달이나 걸린다


<  갈대  >    /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이라는 것을
까맣게 몰랐다.
ㅡ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생노병사  그대로가  생노병사가  아닌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일체중생을  다  깨닫게하는것이  내가세상에  온뜻이다  .하셨다  라고  종범  큰스님의법문에서  들었읍니다  .  이세상은  격식을  알맞게 쓰는것이  방편이다  .  시진실상  개방편품 격식따라 만드신 진실은  아뇩다라  삼먁삼보리  !      원력은  불식심으로 보리심!  스상행식 과념에서  지혜로바뀐다  이해도  사랑도  하고 끈임없이 노력하여  고통없고  두려움  분노없이 살아야한다  . 진실은자기자신  이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섣달  그믐날이네요  새해는 건강과  더욱  복되정진을 기원드립니다 .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오늘은 #생사불이를 절감하던 슬픈 날이었습니다.
착하고 순하고 예쁜 딸네집 강아지 흰둥이가
화장터에서 한줌의 재로 화했습니다.
설봉스님 말씀대로
만날 때마다
"발보리심 하거라

다음 세상에는 좋은 집에 태어 나거라"

요즘 자주 빌어 주었으니
분명 그리 되리라 믿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부처에게도 지옥이 들어 있고 지옥에게도 부처가 들어 있다. 단지 부처는 부처의 행을 하고 , 중생은 지옥의 행을 하는 데 차이가 있을 뿐이다

명절 잘 보내세요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ㅇㄷ님!~

은연 중에
불교교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정성의 댓글 감사합니다.

즐겁고 보람있는 명절 보내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거든 언제나 늘 그 복 이웃에게 많이 나눠 주시길 기원합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