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085 선과 언어 > 2022년 1월 15일 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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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1,000회 작성일 22-01-15 07:14본문
{ 법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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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은 잡초의 해침을 받고
사람은 치심(어리석음)의 해침을 받나니,
치심 없는 이에게 보시 행하면
거두는 그 복 한이 없으리
사람은 마땅히 숨겨 두어야 할 위대를 너무나 가지지 못했으매
모래알 같은 일에, 모래알 같은 자기를, 모래알처럼 나타내는 게 아닌가?

085 선과 언어
선에서는 언어를 초극한다. 언어를 불신하거나 언어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초월하려고 한다. 그래서 "불립문자 교외별전不立文字 敎外別傳" 즉 "문자에 기대어 서거나 언어로 된 가르침에 의지하지 않고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지는 비선을 통해서 법이 전해진다."고 주창한다. "영산회상에서 석존이 꽃을 들어 보이니 가섭이 빙그레 웃었다."는 염화미소의 이야기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을 대표적으로 잘 나타내 준다. 선문답禪問答에서의 상식으로 소화할 수 없는 표현, 소리치기 , 때리기, 괴상한 몸짓 등도 언어의 한계를 뛰어 넘어서 마음속의 것을 바로 전해 보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왜 언어가 문제인가? 말이 있으려면 먼저 그 말이 나타내는 개념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자주 드는 구름의 예를 보자. 구름은 처음부터 끝까지 구름이 아니다. 물에서 수증기로, 구름으로, 비나 눈으로, 물로, 얼음으로 변해하는 과정이 있다. 그런데 우리가 구름이라는 개념을 만들고, 이름을 붙이는 순간 수증기가 죽고 구름이 태어나며, 구름이 무거워져서 비로 떨어질 때, 구름은 죽고 비가 태어난다. 세상에 모든 사물은 변하는 과정에 있는데, 어느 한 단계로 고정된다. 어느 것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고정화된 개념은 사물이 존재하는 그대로의 여실한 실상을 제대로 전해 줄 수 없게 된다. 성공 속에는 이미 실패가 들어 있고, 삶 속에는 이미 죽음이 들어 있다. "있다"와 "없다", "좋다"와 "나쁘다"와 같은 상대적 개념으로 가를 수 없는 것들의 경우에도 언어는 양자택일을 강요한다. 어떤 것이든지 개념과 언어에 묶이는 순간, 그것은 이미 본래의 그것이 아니다.
선뿐만 아니라 불교 반전은 예로부터 이와 같은 언어의 문제점을 알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 왔다. 먼저 석존의 침묵을 보자. 만동자가 석존에게 세상의 존재, 육체와 정신의 동일성 여부를 물었다. 석존은 이에 침묵으로 답했다. 단지 침묵의 의미를 알도록 한 힌트만을 주었다.
불은 언제든지 켜고 끌 수 있다. 연료가 있을 때 불을 붙이면 불이 존재하고, 연료나 산소 공급을 중단하면 불은 바로 꺼진다. 그렇다면 불은 꺼지고 켜짐과 관계없이 존재한다고 할 수도 있고, 또 연료가 없으면 언제든지 불은 꺼지므로 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고 할 수 있다. 세상사를 '있다'와 '없다'로 묶어 둘 수 없는 마당에, 우주의 시작과 끝이나 사후의 존재를 언어로 규정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인 것이다.
「 유마경 」의 침묵도 유명하다. 「 입불이법문품 入佛二法門品 」에서 유마 거사의 질문을 받고 많은 보살들이 상대적인 것의 예를 들며 그것들이 둘이 아니라고 말한다. 마지막에 문수보살은 일체의 언어와 개념을 떠나는 것이 진정으로 불이에 들어가는 길이라고 말하면서, 유마 거사의 생각을 묻는다. 유마 거사가 침묵하자 문수보살은 유마 거사가 불이에 대해서 기차게 설명했다고 감탄한다.
「 화엄경 」에서도 부처님은 침묵을 지키면서도 많은 언어를 쓰고 많이 하면서도 언어에 묶이지 않으려고 한다. 「 화엄경 」에서 부처님은 직접 설법하지 않는다. 많은 대리자가 나타나서 부처님의 생각을 전한다. 석존이 직접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람들은 화신으로서의 석존이 아니라 법신으로서의 석존이 「 화엄경 」을 설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을 침묵과 관련지어서 달리 풀이할 수도 있다. 석존은 「 화엄경 」 을 설하면서도 한마디도 하지 않으려고 했고, 한마디도 내지 않으면서도 저 방대한 분량의 가르침을 펴낸 것이다.
「 법화경 」 즉 「 묘법연화경」의 묘"자도 진리를 언어로 잡을 수 없음을 나타낸다. 언어의 한계를 직접 간접으로 드러내지 않는 불교 경전은 없다. 부득이 언어를 쓰면서도 그 문제점을 알고 초극超克하려는 불교 전체의 전통을 선이 이어 받은 것이다.
[ 십사무기十四無記 ]
부처님이 대답하지 않은 열네가지 무의미한 질문
1. 세계는 영원한가?
2. 세계는 무상한가?
3. 세계는 영원하면서 무상한가?
4. 세계는 영원하면서 무상하지도 않은가?
5. 세계는 유한한가?
6. 세계는 무한한가?
7. 세계는 유한하면서 무한한가?
8. 세계는 유한하지도 무한하지도 않은가?
9. 여래는 사후에도 존재하는가?
10.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지 않는가?
11.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면서 존재하지 않는가?
12.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지도 존재하지 않지도 않은가?
13. 목숨과 신체는 같은가?
14. 목숨과 신체는 다른가?
< 안면암 올레길 >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BBS
"고요함을 밖에서 찾지 말고
자신의 안에서 찾아라."
< 숫타니파타>
< 뒤에야 > / 진계유 (중국 명나라 문인)
고요히 앉아 본 뒤에야
평상시의 마음이 경박했음을 알았네.
침묵을 지킨 뒤에야
지난날의 언어가 소란스러웠음을 알았네.
일을 돌아본 뒤에야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냈음을 알았네.
문을 닫아건 뒤에야
앞서의 사귐이 지나쳤음을 알았네.
욕심을 줄인 뒤에야
이전의 잘못이 많았음을 알았네.
마음을 쏟은 뒤에야
평소에 마음씀이 각박했음을 알았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삼계유심 만법 유심 본성은 주객이 공성! 촉 주의 느낌 생각 언어작용 우리들의 계산은 착시현상이다 . 오직 식일뿐이다 . 타인에게도움이되는삶 착함 내면의 출현이 필요하다 .보는경험있어보는자 경계가 식임을 알게되면 8식하나 안이비설신의 색성향미촉법 촉의 찰나 식이 빛생 동시에함께본다 . 식은 스스름안다 .공을왜 주장하는가? 적적했을때 하나다 . 사고 팔고 윤회하지말고 ....불성은 주관과객관이 공성 공하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요 사진올래길 어서 한번 걸어 봐야할텐데요 ㅎ ㅎ ㅎ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엉터리 초보불자인 저에게 유식은 너무 어렵습니다.
내생에 다시 불법을 만나게 되었을 때는
아마도 지금보다는 이해하기 쉬웠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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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