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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안면암 일기 } : < 057 상즉相卽과 보현행원 > 2021년 12월 18일 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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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6건 조회 2,716회 작성일 21-12-18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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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구경 >

330

차라리 혼자서 선을 행하라.

어리석은 사람과 짝하지 말라.

놀란 코끼리 제 몸을 보호하듯,

차라리 혼자 있어 악을 짓지 말라.


자기에게 맞는 세계만을 추구하고, 또 거기에서만 생활하는 것은

자기를 봉쇄하고, 제한하고, 위축하고, 마지막에는 자살시키는 것이 아닌가?

자기를 세우는 곳에 세계는 지옥으로 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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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7      상즉相卽과 보현행원


우리는 지금까지 화엄사상을 상대적인 것들이 차별이 없이 서로를 포함하고 있다는 상즉상입相卽相入으로 압축해 왔다. 이의 예문을 「 화엄경 」의 '마음과 부처와 중생의 셋이 차별이 없다.'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이런 질문을 만난다.

    "주객主客, 일다一多, 광협廣狹, 대소大小 등이 각기 둘이 아니고 총별總別, 동이同異, 성괴成壞가 동시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그것이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것을 알면 이 어려운 경제난을 헤쳐 나가게 해 줄 튼튼한 직장과 많은 돈이 생기는가?"

    사람은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이익되는 것이 아니라면 좋아하지 않는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 누구나 그렇다. 화엄의 상즉상입 사사무애事事無碍사상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세상 사람 누구에게나 이익이 되는 원리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던가. 주와 종, 전체와 개별, 성장하는 이와 노쇠하는 이가 다 같이 여래성이 출현한 상태와 같이 좋다고 하는 것이 아니던가.

     그런데 입으로 원리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그것을 실천할 때 나와 남, 세상 사람 모두가 다 같이 좋도록 위하려는 대원大願의 행동이 나온다. 바로 「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 」이 있다. 53명의 선지식을 찾아서 보살도를 배우는 선재동자는 마지막으로 보현보살을 만난다.  보살도를 완성하는 길로 보현보살은 선재동자에게 열 가지의 행원을 설한다. 부처님께 예경, 찬탄, 공양, 청법 등을 행하고, 부처님이 세상에 오래 머물기를 바라면서 부처님을 닮도록 닦아 나가야 한다. 자신의 업장을 참회하고, 남이 잘 되는 일을 같이 기뻐하며, 끝까지 중생의 뜻에 거스르지 않고 수순하고, 자신이 지은 공덕을 남김없이 모든 중생을 위해서 회향해야 한다.

     부처님을 잘 모시고 따르는 일과 중생을 위해서 자신의 전부를 바치는 보현행은 끝날 기약이 없다. 중생이 남아 있을 때까지 영원히 계속된다. 온 허공계, 중생계, 중생의 업, 중생의 번뇌가 다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고 원을 세우기 때문이다. 마치 「 지장경 」에서 지장보살이 중생이 남아 있는 한 성불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과 같다.

     화엄의 성기사상에 있어서, 세상 모든 것은 여래성이 출현해서 나타내 보인 것이다. 산하대지가 그대로 부처님의 몸이다. 법신이라고 여겨지는 「  화엄경 」의 부처님은 직접 몸을 드러낼 필요가 없다. 직접 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항상 다른 입을 벌려서 법을 설한다. 이 법신 부처님에게는 과거와 미래의 모든 부처님이 포함되어 있다.

     이미 불도를 이룬 부처와 아직 불도를 이루는 과정에 있는 부처가 모두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이다. 보현행원에서 부처님을 예경하고 찬탄하고 공양한다고 할 때, 그 부처님은 이미 이룬 부처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앞으로 이루어질 부처님도 포함된다.

     보현행원에는 중생의 뜻에 거스르지 않는다는 것이 다 포함되어 있는데, 보통의 결심으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서 아들의 손가락을 자르고, 아들에게 독극물이 든 요구르트를 먹인 아버지들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는가. 세상에 상상하기조차 힘든 가증스러운 일을 행하는 사람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어떻게 저들의 뜻을 남김없이 거스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모든 중생을 아직 미숙한 상태이지만 신분이 확실한 부처로 볼 수 있을 때에만 악인들에게도 수순할 수 있다. 그래서 부처님을 받든다는 것과 중생에게 수순한다는 것은 마침내 같은 말이 되어 버린다. 중생을 위하는 것이 바로 미래 부처를 모시는 것이다.


     화엄사상의 극치는 중생의 업과 번뇌가 남아 있는 한 언제까지나 모든 부처님을 받들고 모든 중생의 뜻을 따르겠다는 보현행원에 있다. 생각해 보라. 내가 아무리 큰소리를 치고 변덕을 부리더라도, 속으로는 내 자신이 어리석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느낀다. 그런 나를 옆에서 부처로 받들고 내 뜻에 거스르지 않는다면 나는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여기서 마음과 부처와 중생이 다름없다는 즉卽 사상이 찬란한 빛을 발하게 된다.

     

  < 보현보살의 열 가지 큰 서원 >

1. 예경제불원禮敬諸佛願   부처님께 예경하겠습니다.

2. 칭찬여래원稱讚如來願   모든 부처님을 찬양하겠습니다.

3. 광수공양원廣修供養願   널리 공양하겠습니다.   

4. 참회업장원懺悔業障願   모든 업장을 참회하겠습니다.

5. 수희공덕원隨喜功德願   남이 짓는 공덕을 기뻐하겠습니다.

6. 청전법륜원請轉法輪願   설법하여 주시기를 청하겠습니다.

7. 청불주세원請佛住世願   모든 부처님께 이 세상에 오래 계시기를 청하겠습니다.

8. 상수불학원常修佛學願   항상 부처님을 따라 배우겠습니다.

9. 항순중생원恒順衆生願   항상 중생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10.보개회향원普皆廻向願   지은 바 모든 공덕을 널리 중생에게 회향하겠습니다.


 

< 첫눈 내린 겨울 산사山寺  안면암 풍경 >


                # 첫눈  /   나태주                        
                                        
요즘 며칠 너 보지 못해
목이 말랐다
어제 밤에도 깜깜한 밤
보고 싶은 마음에 
더욱 깜깜한 마음이었다

몇날 며칠 보고 싶어
목이 말랐던 마음
깜깜한 마음이
눈이 되어 버렸다
네 하얀 마음이 나를 
감싸 안았다

#  첫눈  /  김용택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던 이름 하나가 
시린 허공을 건너와 메마른 
내 손등을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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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작을 악을 업신여겨 죄가 없다고 하지 말라.

 물방울이 작지만 결국 큰 그릇에 차는 것과  같느니라."

                                                ㅡ  대반열반경 범행품


<  겨울 산사山寺  > /  조오현스님,  설악 무산 대종사님


물빛 닮은 산승이요

산빛 닮은 절입니다



깊은 꿈 그 골 깊이

잠겨드는 심상입니다



부연 끝 아픈 인경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은 올들어 가장 추운 날씨더니
제가 몹시 기다리고 있던 첫눈 내린 겨울 산사山寺 안면암 풍경입니다.

순백의 눈이 쌓인
안면암 화장세계가
늙음과 더불어
점점 혼탁해져 가는 저의 기억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주고 있습니다.


눈 오는 날씨에는 낙상사고로 골절이 빈번하다고 합니다.

노보살님들께서는
부디
되도록 외출하지 마시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장갑끼신 채 천천히 조심스럽게 걸으시길 비옵니다.

나무약사여래불
나무약사여래불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순수한마음이  부처님마음    첫눈이왔군요 .  무척추은날이었지요  내일부터  다시풀린다네요  모두 거룩한불성으로영원하길  .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내일부터 다시 풀린다니 다행입니다.
어제 큰 시장에 걸어 갔었는데 짐은 무겁고 마스크 속으로 콧물이 계속 쏟아지더군요.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안면암 이사장님
화엄성 정영수님의  성명을 보며
이사장님
건강하시고
무량수 누리셔요

허공장 선배 보살님들
모든분들
건강하셔요
감사드립니다

              정광월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보살님!~

시월 초하루 법회 때의
화엄성 이사장님은 무척 건강하셨으며,
여전히 미소가 따뜻하고 고우셨습니다.

겨울 추위와 코로나 19 속에서
우리 안면암 도반님들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