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안면암 일기 } : < 062 우주적 의식과 연기 > 2021년 12월 23일 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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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1,285회 작성일 21-12-23 07:33본문
< 법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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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납고 독한 애정의 욕심을
그대로 놓아 거기에 집착하면,
걱정· 근심은 날로 자라나나니,
'바라나' 풀의 넌출이 우거지듯.
연애는 모든 남녀의 폭군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일시적 쾌락과 심각한 고뇌와 번민을 그 보수로 준다.

062 우주적 의식과 연기
밀교는 성구性具와 성기性起를 생각나게 하는 착상을 활용해서 눈앞의 현실에서 궁극을 찾으려고 한다. 지옥에는 부처가 그리고 부처에는 지옥이 포함되어 있다는 성구사상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눈앞의 모든 사물이 부처가 된다. 현상을 여래의 출현으로 보는 성기사상도 이 세계를 법신화法身化한다. 그러나 이 두 사상에는 아직 원리와 현상을 전제하고, 원리로부터 현상을 끌어내거나, 현상을 원리로 끌어 들여 풀이하는 성향이 남아 있다. 중생으로서의 우리에게는 이사불이理事不二가 이상일 뿐이다.
밀교는 처음부터 어떤 원리를 상정하지 않는다. 지옥에 부처가 포함되어 있고, 부처에 지옥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 현실 세계가 부처라는 것이 아니라, 다짜고짜 현실을 법신불의 몸체로 본다. 현실의 사물은 있는 그대로 궁극점이다. 어떤 종류의 이理도 떠올리지 않고, 사事 그대로 법신인 것이다.
밀교는 많은 부처들이 있다. 또 부처들에게는 신적神的인 요소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몸의 법신法身이 여러 부처로 나타나고 , 한 부처에 귀속된 것들이 많은 신으로 나타날 뿐이다. 신이라고 해서 별 것이 아니다. 눈앞에 있는 것이 모두 신이고 부처이고 또한 법신이다.
밀교에서 법신의 몸체는 땅, 물, 불, 바람, 허공, 인식, 즉 지수화풍공식地水火風空識의 육대六大로 이루어져 있다. 저것들이 법계에서 꽉 차 있고 우주와 인생을 구성하는 근본 요소가 된다는 뜻에서 큰 대자를 붙인다.
육대설은 밀교의 독창이 아니다. 그 하나를 밀교에서 채용해서 썼을 뿐이다. 불교 일반에서도 육대설을 쓰기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현상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생멸변화하는 현상이지 본체는 아니다. 그런데 밀교에서는 이것을 궁극의 본체 또는 실제로 받아들인다. 세상사 모든 것은 그대로 법신의 몸체이고, 그것은 육대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현상에서 궁극을 보려고 하는 밀교는 육대를 상징화한다. 땅은 견고하고 응집력 있으며, 형태는 사각이고 색으로 표현하면 노랑이다. 물은 습하고 섭수하는 성질이 있는데, 원형이고 흰색이다. 불은 연기와 익히는 성질이 있고, 형태로 나타내면 삼각이고 색은 빨강이다. 바람은 이동하고 키우는 성질이 있으며, 모양은 반달이고 검정색으로 표시한다. 허공은 무애와 자재의 성질이 있고, 텅 빈 모양으로 푸른 색으로 나타낸다. 인식은 무엇을 알고 결단을 내리는 성질이 있고, 무한의 많은 모양과 색으로 표시한다. 또 여섯 가지를 각기 다른 음성으로 상징화하기도 한다.
육대에서 앞의 다섯은 물질적인 것이고 마지막 하나는 정신적인 것이다. 그런데 육대 연기에는 천태의 호구互具 사상이 쓰여 있다. 여섯 가지의 하나하나는 각기 다른 다섯 가지를 자기 자신 속에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땅은 물로부터 시작해서 인식까지 포함하고, 인식은 앞의 물질적인 것 다섯 가지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물질적인 것에는 그대로 정신적인 것이 포함되어 있고, 정신적인 것에는 그대로 물질적인 것이 포함되어 있다. 물질과 정신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한 덩어리라는 것이다.
또 육대 사이에만 상호 포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육대로 이루어진 세상의 사사물물이 또한 다른 것을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기본 단위까지 포함하고 개체끼리 포함하는 식을 더 밀고 나가면, 가장 작은 단위에서 더 큰 단위로 상호 포함은 무한히 계속될 것이다.
밀교가 단도직입적으로 사사물물에서 법신을 보려고 하지만, 태생적으로 중관 · 유식사상에서 발전해 나갔기 때문에 모태가 된 교리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하고 있다.
육대의 각각은 나름대로의 성질, 모양, 색깔, 음성, 의미 등을 갖고 있고 단위가 높아지면서 무한히 상호 포함하게 되므로, 한 물건, 한 색깔, 한 소리에서 세상의 모든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 한 상징에서 만법을 보고 우주 전체의 법신을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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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만약 애욕을 멀리 떠나고 모든 보배(諸珍)에 집착하지 않으면
이 사람은 세상에서 조그만 괴로움도 없으리라."
< 겨울 산짐승 > / 故 조오현 스님 . 설악 무산 대종사. 신흥사 조실
동지 팥죽 먹고 잡귀 다 몰아내고
조주 대사 어록을 읽다가 잠이 들다
우두둑 설해목 부서지는
먼 산 적막 속으로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설봉스님께서 보내 주신 사진들이
어제부터
노트북으로 전송되지 않아 게시가 불가능합니다.
죄송합니다만,
해결되는 대로 다시 해보겠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일미진중함시방 연기는 서로서로 비추며사는세상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