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043 진여에 대한 믿음 > 2021년 12월 4일 土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4건 조회 1,888회 작성일 21-12-04 12:21본문
< 법구경 >
315
변방의 성을 지키듯
안팎을 함께 굳건히 지키듯,
스스로 그 마음 지키너
악한 마음 생기게 하지 말라.
마음에 조금만 틈이 있으면
근심이 엿보아 괴리라.
문득 거울에 비친 내얼굴 자세히 살펴보다 새로 발견한 내 얼굴!
자개(自個)와 세계의 참차(參差)에 울고 성내고,
'의무'와 '미의 혼'의 투쟁 속에 시달리고
역사(업보)와 창조(神)를 함께 원차(怨嗟)하고,
해서는 안 될 사랑에 남몰래 가슴을 짜고. . . . .
요것이 '나'이던가!

진여에 대한 믿음
<기신론>은 세상만사가 허망해서 오직 미혹한 마음이 지어내서 보는 것일 뿐이라고 한다. 실체가 없기는 마치 거울 속의 물체가 거짓인 것과 같다고 한다. 마음이 일어나면 세상의 모든 사물이 생겨나고, 마음이 가라앉으면 세상의 모든 법도 따라서 없어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진실로 존재하는 것은 무엇인가? 세상사가 거울 속의 것과 같다면, 저 거울에 나타나는 것의 본체는 무엇인가?
사람은 누구나 여유를 가지고 즐기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내세나 먼 장래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역시 자신이 하는 현재의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 허무주의자라고 해서 당장 자신이 죽어 없어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적어도 사는 동안은 잘 먹고 쓰고 놀고 싶어 한다.
여기서 생각해 보자. 자신의 마음 속에 거짓으로만 꽉 차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믿지는 않는다. 아무리 악한 사람에게도 선한 마음이 있다. 도둑은 물건을 훔칠 상대에 대해서는 악하지만, 그 훔친 것을 가져다 줄 사람에 대해서는 좋은 마음을 먹는다.
중죄를 저지르고 벌을 받으면서 깊이 뉘우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자신 나름대로 품었던 높은 이상과 아름다운 사랑이 있다. 남 앞에 나서는 사람이나, 남의 행동이나 말을 보고 들으면서 잘잘못을 판단하는 이는 주구나 자신에게 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어떤 성품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나름대로의 살아야 할 의미와 가치가 있다로 할 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기신론>에서는 무엇이라고 부르는가? 진여眞如라고 한다. 무명에 의해서 흔들리거나 오염되지 않고, 존재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진실한 마음이라는 뜻이다. 진여는 유의어를 여럿 가지고 있다.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 여래장如來藏, 여래종如來種, 각覺 등이다. 이 용어들은 거의 같은 것을 나타내려고 하지만, 그 사용 입장이 약간씩 다르다.
진여는 기본적으로 마음과 관련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이치를 표현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온 우주 전체에 드루 있는 보편적 진리를 유심사상의 입장에서 이름 붙인 것이다. 이 진여를 보다 구체적으로 사람에게 적용시켜서 표현하면 자성청정심이 된다. 사람의 본성은 그 자체가 청정하게 될 지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진여가 보편적인 존재의 법칙을 표현하려고 한다면 자성청정심은 개인의 마음속에 있는 지혜의 측면을 드러내려고 한다.
그러나 본래 청정한 마음은 처음에는 깨끗했는데 지금 더러워졌다는 뜻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에는 깨끗한 마음으로 복귀할 잠재력이 항상 갖추어져 있다는 의미이다. 진여 또는 자성청정심이 무명에 덮인 상태에 있는 것을 여래장이라고 한다. 거울에 아무리 먼지가 덮여도 아무 때나 먼지를 닦아 내면 사물을 제대로 반사하듯이, 우리가 아무리 번뇌에 뒤덮여 있다고 하더라도 언젠가 번뇌를 씻어 내면 저 자성청정심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여래종은 여래가 될 종자라는 뜻으로 여래장을 달리 표현한 말이다. 각覺 즉 깨달음은 우리가 수행을 통해서 업을 녹이고 미혹을 지운 후에 마침내 마땅히 누려야 할 본래 청정한 진여의 나를 회복하는 것을 뜻한다. 이 깨달음은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본래 갖추고 있던 것을 되찾는 것이다. 그래서 진여, 자성청정심, 여래장, 여래종이 전제되어여만 깨달음이 가능한 것이다.
불교를 믿는다고 할 때 보통 부처님, 그 가르침, 스님네를 드는데 <기신론>에서는 이 삼보 앞에 진여를 더 두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도 진여가 나오기는 하지만, 우리의 마음 가운데는 진여나 자성청정심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믿음은 진여과 삼보라는 귀의처와 동화되어서 자기의 마음을 밝히고 지혜, 복덕, 자비 등을 닦는 것이다. 맹목적으로 복을 빌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탁한 자기 속에 있는 진여의 마음을 믿고 그것을 찾아 쓰는 것이 바른 믿음이다.
설치 작업 중인 안면도 올레길





- 이전글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044 신해행증信行證 > 2021년 12월 5일 日 21.12.05
- 다음글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042 체상용滯相用의 3대 > 2021년 12월 3일 金 21.12.03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만약 사람의 마음이 고요하여 물과 같이 맑고 깨끗하다면
거리낌 없음이 허공과 같아 최상의 즐거움을 얻으리라."
ㅡ 묘법성념처경
< 세상 가는 길 > / 김초혜
생명의 새벽이
어둠이라고
오랫동안 많은 사람
오고 간
이 길
처음에
끝을 얻지 못한 줄
어찌 압니까
삶의 피안에
죽음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의 마음으로부터
사로잡힌 마음
끌어내려고
언제나 제자리 걸음
그렇게
이 세상을 오고 갑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와이파이가 가까이 없어
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를 이제서야 게시하게 되어 매우 죄송합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삼세일체불이 부처님이 갗추어진것을말씀하셨다 밖을향하여구하지마라 진정한 반야를 관조하면 망념이무너지며 자성가운데깨달으면 지혜로 안과 밖이 밝아져 중요한것이 부처님이 거울을볼때 나의본성 을 보며 가다둡는다 . 아마 우리들은 탐진치가 모양으로나타 난다면 인가이 설땅이없어진다 . 언마나많은지 . 자기으본성을보면 생각하되 생각이 없는것이 무념이다 . 무념법으로깨달으면 부처님 섬깁이다 . 결정코 성인의문에들어간다 .세간에허물을보지마라 바르게행하는도의속에 번득이는지혜가있다 .일체만가지법이 사람으로위해 말씀하셨다 . 이치를닦으면 보리성불한다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오래길 완성되면 가벼운 운동화신고 사뿐 사뿐 걸어보고싶습니다. 수고많이 하세요.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세간의 허물을 보지 말라"
자기 눈으로는 자기 얼굴을 보지 못하지만,
타인의 허물은 잘도 보입니다.
세속의 말처럼 내로남불 (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다반사이지요.
타인의 허물을 대하게 되면 흉보지 말고
자기 스스로를 경계해야 하는 법이거늘
나와 남 모두에게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도 올레길 완성되면 사뿐 사뿐 걸어 보고 싶네요.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