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049 이理법계와 사事법계 > 2021년 12월 10일 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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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7건 조회 2,763회 작성일 21-12-10 07:18본문
< 법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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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루어진 노새도 좋고,
인더스에서 나는 말도 좋고,
큰 어금니를 코끼리도 좋다.
자기를 잘 다르는 사람은 더욱 좋다.
모두가 아닌 곳에 모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될 수 있는 곳에 하나도 될 수 없는 나 자신이 아닌가?
결국, 하나도 아닌 곳에 나와 나의 번뇌가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은 원(圓)도 아니요, 중(中)도 아니다. 평평(平平) 범범(凡凡)의 비애, 추수자(追隨者)의 곤비(困憊). . . . . .

049 이理법계와 사事법계
사람은 참 이상한 동물이다. 눈앞의 일에 만족하지 못한다. 눈앞에 벌어지는 것이 전체적인 것과 어떻게 통하는지 알고 싶어 한다. 또 원리나 이상에만 머물러서 만족하려 하지 않는다. 그것을 현실화해서 보고 싶어한다. 현실의 사물 쪽에서는 원리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싶어 하고 원리 쪽에 있으면 현실의 사물로 내려오고 싶어 하는 것이다.
가령 어떤 이가 나에게 이유 없이 호의를 베푼다고 치자. 내가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처지인데도 불구하고, 상대가 끊임없이 나에게 접근해 오고 아무것도 없는 처지인데고 불구하고, 상대가 끊임없이 나에게 접근해 오고 나에게 무엇이든지 주고 싶어 하면 나는 상대가 왜 그러는지를 알고 싶어 할 것이다. 반대로 상대는 나에게 호의를 표시한다. 권력과 재력을 갖고 있고 나는 그것이 필요하다. 상대가 마음으로만 나를 위한다면 나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 나를 위하는 마음과 함께 현실적으로 나의 손에 확실하게 잡히는 것을 받고 싶어 한다. 이렇게 눈앞의 일에서는 마음의 근원으로 들어가고 싶어 하고, 이상이나 원리의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현실로 나오고 싶어 하는 양면적인 성향을 사람은 갖고 있는 것이다.
화엄사상에서 사事와 이理는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현상과 본체, 사물과 원리, 현실과 이상의 어느 한쪽만 본다면 전체를 보지 못하는 것이요,전체를 보지 못하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 사물과 원리를 다 같이 보게 하고, 아울러 사물 속에서 본체를 본체에서 사물을 볼 수 있는 경계로 유도하려고 한다.
사事는 현상적, 현실적, 구체적, 개별적인 일, 사건, 물건, 실태, 조건, 처지 , 상황 등을 뜻한다. 반면에 이理는 본체적, 궁극적, 보편적, 근원적, 총체적, 추상적, 이상적인 원리, 원칙 , 법칙, 진리, 도리, 판단 근거 등을 의미한다.
우리가 몸을 받고 태어나서, 성장하고, 교육받고, 직장을 가지고, 남녀가 접촉하고, 가족을 가지고, 늙고, 병들고, 죽는 현상, 사건, 물건, 물체들은 모두 사에 속한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산, 강, 들, 하늘의 세계, 육체로 느끼는 감촉의 세계 등도 역시 현실의 사물에 속한다. 이 사의 세계에서는 모든 현상들이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것 같다.
그러나 현상 뒤에는 이 개별적인 것들을 연결시켜서 총체적으로 꾸미는 원리가 있다. 지구, 달, 태양이 회전하는 원리, 불은 위로 오르고 물은 아래로 흐르는 원리, 삼라만물이 변하는 원리, 천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진리, 무엇보다도 우주 전체를 조화롭게 정리해서 읽는 마음이 있다. 불교에서는 이 궁극의 원리를 공空, 무無, 성구性具, 성기性起, 진여眞如, 일심一心으로 표현한다.
화엄에서는 전통적으로 사와 이를 구분하여 연결 짓기 위해서 두 가지 비유를 즐겨 쓰고 있다. 하나는 금사자의 비유이고 다른 하나는 파도와 바닷물의 비유이다. 왕궁에 금으로 만든 사자가 있다고 할 때 사자라는 형태를 갖춘 것을 위주로 본다면 그 금덩이는 사가 되고, 얼마든지 다른 것으로 변형될 수 있다는 것을 위주로 본다면 그 사자는 이가 된다.
같은 금사자를 사자라는 사의 측면과 금이라는 이의 측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파도와 바닷물도 마찬가지이다. 바닷물이 없이 파도가 있을 수 없고, 파도를 다 퍼내고 나서 바닷물을 찾을 수는 없다. 파도가 바닷물이고 바닷물이 파도이다. 파도를 위주로 보면 사가 나타나고, 바닷물을 위주로 보면 이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타종교 계통 대학에서 근무하는 이가 찾아 온 적이 있다. 그의 문제는 이러하다. 고교 시절에 여자를 사귀기 위해서 일요학교에 나갔고, 학업을 마친 후에는 같은 계통의 학교에서 행정학을 가르치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강한 신앙심과 그 표현을 요구하지만 마음속에서는 불교적인 사고가 꿈틀거리고 있다. 뒤늦게 직장을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신념과 이반되는 생활을 계속하기도 괴로우니 어쩌면 좋으냐는 것이다.
이 경우 직장이라는 사를 바꿔서 문제가 풀릴까? 현실의 파도 속에서 바닷물을 보도록 노력해야 한다. 불교식으로 타종교를 풀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선 사의 그 자리에서 이를 볼 수도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장독대 옆 비닐 하우스에서
질서정연하게 잘 자라고 있는 아욱입니다.
된장국으로 아주 일품이지요.
(옛날에 건강하시던 부모님께서 끓여 주시던 아욱국이 향수를 자극하네요.)



겨울의 대명사꽃 동백(冬柏)이
아침 햇살에 찬란히 반짝이며 더욱 아름답습니다.
앞으로 겨울 내내
코로나19 때문에 지쳐가고 있는
우리들 보통사람들의 마음과 몸에 큰 힘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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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세상의 모든 일은 사람들의
마음가짐에 따라 이루어진다.
사악한 마음으로
말과 행동을 하면
그에 따른 괴로움은
그 사람을 계속 따라다닌다.
반대로 깨끗한 마음으로
말과 행동을 하면
그에 따른 행복과 보람이
그 사람을 따라다닌다.
- 법구경 -
< 무릎 꿇은 나무 > / 홍사성 ( 불교평론 편집인 겸 주간 )
무릎 꿇은 나무라고 들어본 적 있으신지
록키산맥 삼천미터 자갈밭 수목한계선
칼바람 건조한 날씨 참으며 살아간다는
굽고 옹이져 아무도 쳐다보지 않지만
바이올린 목재로는 최고로 쳐준다는
높은 값 매겨놓아도 아는 사람은 안다는
사는 일 서글프더라도 실망하지 말 것이
무릎 꿇은 나무가 천하의 명기가 되듯
힘든 날 견디다보면 그런 날 올 것이므로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어떤것이 반야인가? 일체처소에서 념념이 어리섞지않아서 일념지 공한모양없는 지혜로 ....이도리아는자 반야행자 .수행의기초가 참선이다 교만떨지말고 그인격이거룩하고 겸손해야한다 .한생각그릇됨에쓰지말고 심량대사하여 응용함에 거래함에 즉시반야일체가 이맘이다 안에서 이루어진다 . 이세상 팔만사천 지혜 무념 무염 무착하여 스스로 지혜로써 과조하여 견성성불한다 . 비닐속의 아욱 부득부득 응깨여 된장국 끓이면 얼마나 맛있는데요 . 가을아욱 문닫고 먹는다지요! 씨밭을때댔네요 ..건강하십시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코로나 19 2차 접종 후 4개월 째인 12월 28일로
예약했던 3차 백신 접종을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서
앞당기느라 조금 바빴습니다.
1,2차는 AZ였지만 3차는 모더나라고 합니다.
2차 접종 후 3개월 지났으면,
국민들 모두가 어서 빨리 일제히 3차 접종을 완료하여
코로나19 재난으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저는 음식 솜씨가 없어
아욱국 맛있게 끓이는 방법을 표현할 길 없었는데
보살님 말씀만 들어도 저절로 군침이 생깁니다.
다음에 가르쳐 주신 대로 끓여 먹어 볼게요.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겨울에 피는 동백꽃 너무 예뻐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ㅇㄷ님!~
실제로 보면 빨간 동백꽃이
진녹색의 잎사귀와 어울려 한층 더 예쁘답니다.
오상고절(傲霜孤節) 국화도 아니고
겨울에 홀로 피는 동백(冬柏)은 고귀하고 정열적입니다.
꽃말은 ' 그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자랑 , 겸손한 마음' 이라고 하네요.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꽃말은 ' 그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자랑 , 겸손한 마음' 이라고 하네요.
꽃말이 너무 좋네요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ㅇㄷ님!~
순수한 마음이 아주 매우 대단히 고맙습니다.
나무약사여래불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