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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053 육상원융六相圓融 Ⅰ > 2021년 12월 14일 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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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2,044회 작성일 21-12-14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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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구경 > 

326

즐기는 대로 욕심을 따라

이제껏 헤매어 다니던 마음,

내 이제 단단히 걷잡았나니,

갈고리로 코끼리를 억눌러 잡듯.


눈으로 보는 견(見), 마음으로 보는 관(觀).

범부는 견의 가상(假相)에 끌려 번뇌하고, 성인은 관의 실상에 태연히 부동한다.

중생은 가상의 차별에 애증을 세우고, 불 · 신은 실상의 평등에 오로지 자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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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    육상원융六相圓融 Ⅰ

사사무애事事無碍를 설명하기 위해서 화엄학에서는 크게 두 방향으로 이끌어 나간다. 하나는 십현문十玄門 또는 십현연기十玄緣起이고 다른 하나는 육상원융六相圓融이다. 십현문은 넓은 것과 좁은 것, 여럿과 하나, 숨는 것과 나타나는 것 등과 같이 각 분야별로 무애를 설명하고, 육상원융은 전체와 개별, 같음과 다름, 이루어짐과 부서짐 등의 원융성을 들어서 총체적으로 무애를 설명한다.

     십현문이 무애의 구체적인 예를 드는 것이라고 한다면, 육상원융은 그 예가 가능하게 되는 전반적 원리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육상六相 즉 사물의 여섯 가지 존재 형태는 총상總相과 별상別相, 동상同相과 이상異相, 성상成相과 괴상壞相이다. 모든 사물에는 전체성과 개별성, 동일성과 차이성, 성취성과 파괴성이 한꺼번에 잘 어루러져 있다는 것이다.

      먼저 총체성과 개별성을 보자. 기와집이 있다고 할 때 총체적으로 보면 주춧돌, 기둥, 벽, 지붕, 기와 등이 모두 집이다. 개별적으로 나누어 보면 그 집을 구성하는 것이 각기 다르다. 왜 무애를 말하는데 총체성과 개별성을 들먹이는가? 억지로 지어낸 것이 아니다. 우리의 본능을 있는 그대로 나타냈을 뿐이다.    

      우리는 전체가 되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개별이 되고 싶어 하는 모순적인 본능을 가지고 있다. 중고등학생들에게서 가장 무서운 것은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것이라고 한다. 학부모들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자식이 놀림과 따돌림을 받는 것이다. 사람들이 왜 죽자 살자 출세를 향해 매달리는가? 다른 이로부터 존경과 흠모를 받고 싶어서이다. 최소한 인정받고 싶어서이다. 자신이 전체에 합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전체가 되고 싶어 하는 인간은 동시에 독특한 자기가 되고 싶어 한다. 자기 나름대로 살고, 자기의 이름을 높이 올리고 싶어 한다. 아무리 좋은 노랫말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뒷받침하는 곡이 모두 같다면 사람들은 지루해 할 것이다.

     텔레비전에 출연해서 인기를 누리는 가수나 연기자들은 모두 남달리 튀는 독창성을 보여 준다. 우리는 독특한 곡, 그림 착상을 원한다. 나만의 내가 되고 싶어 한다. 화엄사상은 우리에게 특별한 무엇이 되기 위해서 숨넘어갈 정도로 헐떡거릴 필요가 없다고 한다. 우리가 원하든 말든, 우리의 뜻대로 되든 말든, 우리는 본래부터 온 우주법계의 전체이고 동시에 개별이라고 한다.

     아무리 잘나거나 못난 사람이 있어도 그는 시대라는 전체가 만든 작품이다. 내가 있고 없음에 관계없이 세상이 잘 굴러간다고 하더라도, 세상은 나 속에 있다. 내 마음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다. 나는 우주 전체이고 동시에 나만의 나이다.

     다음은 같음과 다름의 동시성과 동체성同體性을 보자, 콘크리트 건물이 있을 때, 그 원자재가 콘크리트로 되어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그 건물은 모두 콘크리트이다. 그러나 각 부분이 어떤 형태로 되어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그 건물에는 기둥, 보, 창문, 벽, 지붕 등이 있다. 콘크리트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건물을 이루는 각 부분의 형태와 기능면에서는 각기 다르다.


     세상에 있는 모든 사물을, 독자적인 실체가 없다는 공空과 마음이 지어낸 것이라는 유심唯心으로 분해해 보면 동일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사물에 실체가 없으니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가 없다. 별개의 것으로 존재할 수가 없으니 모든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눈앞에 존재하는 사물의 현실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본다면, 현상의 사물은 각기 다르다.

     동일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같은 공장에서 같은 재료를 써서 동일한 방법으로 만들어 낸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어느 곳에 놓을 때, 그것이 놓이는 시간이나 공간이 다를 수밖에 없다. 같은 것을 동시에 같은 공간에 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모든 사물에 동일성과 차이성이 있다는 것이 왜 중요한가. 내가 아무리 못나고 뒤쳐지더라고 나는 세상에서 가장 잘났다고 하는 이들과 동일하다. 우주법계와 하나이다. 참다운 나는 저 동일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나만의 차이성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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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선행을 부지런히 닦아야 한다.

선행을 닦음으로써 수명이 늘어나고

안색이 좋아지며 안온하고 즐거워지리라."

                                              ㅡ  < 장아함경 >



<    재 한 줌    >    /  故 조오현 스님  ( 무산 설악 대종사,  신흥사 조실 역임 )



어제, 그끄저께 영축산 다비장에서

오랜 도반을 한 줌 재로 흩뿌리고

누군가 훌쩍거리는 그 울음도 날려 보냈다.



거기, 길가에 버려진 듯 누운 부도

돌에도 숨결이 있어 검버섯이 돋아났나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그대로 내려왔다.



언젠가 내 가고 나면 무엇이 남을 건가

어느 숲 눈먼 뻐꾸기 슬픔이라도 자아낼까

곰곰이 뒤돌아보니 내가 뿌린 재 한 줌뿐이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미래세월다하도록 반야세계는 알려줄수  없다  .  그게무념이고  견성  이다    .  무진억만겁이 가도  달라지는것없고    그기쁨그 광명이  석가  여래아니신가!    반야욺는  가무상  허망에서      무위없는  참사랑    반야는개념이없다  .  일체개별이 없는것이  깨달음    흐흐  적육단신      임제스님께서 하신말씀    초로인생을 느껴서    목숨걸고    한생각들어가    부처자리  들어간다  .  쓰래기더미에서  금을찿았다  !    깨침 반야를밑고  성불하면    세간통을쓸어버린다  .  성불  반야로    자비로돌아간다  .화엄경  보현행원  원행으로  .  법화경은  관세음보살    자비행  불교로가는것  우리도  부처님같이하면  마침내  성  불  한다  .  걱정근심사라지고  마지막  자비  행으로    .      신흥사  스님의 시가  참좋으네요 .  올래길은  시원하고  넓게    잘 올라가는군요  .  설봉스님 감도콰  관리에  노고가많으십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나무대지문수사리보살 나무대행보현보살 나무대비관세음보살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

설악무산대종사님께서는 수백 편의 주옥같은 시를 남기셨습니다.

추운 날씨에 설봉스님과 기술자님들의 감독과 노고가 많으십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

우주법계가 마냥 그리운 요즘입니다. 독일도 코로나가 주춤하고 있습니다. 곧 떠나갈 줄 믿으며 안부드립니다. 3년째 고향에  못가고 그리워하는 소양자가 독일에서 안부드립니다.  올랫길이 안면암 참배하는데 한편 더 편리하겠지요?? 무사성공을 빕니다.  독일의 소양자드림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글로벌 원더 우먼 소양자 대보살님!~

매우 반갑습니다.
우주법계가 마냥 그리우시다니
저같은 하근기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경지십니다.
 
매스콤에서 지구촌 뉴스를 보게 되면
자연스레 독일의 코로나19 에 가장 관심이 가고 있지요.
매년 귀국하시던 보살님의 심정이 오죽하살까요?!

코로나 19가 주춤하고 있다니 머지않아 귀국하시어
 포교당에서  기쁘게 만나 뵐 것입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