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안면암 일기 } : < 055 화엄의 성기와 천태의 성구가 말하는 즉 > 2021년 12월 16일 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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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2,217회 작성일 21-12-16 07:20본문
< 법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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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질고 착하며 행동을 같이하고
바르고 굳센 동무 얻어 짝하면,
모든 어려움 무릅쓰고 나아가
마침내 편안하고 즐거울 것이다.
우러를수록 더욱 높고,
팔수록 더욱 깊고,
친할수록 더욱 경외로운 곳에
진정 크고 아름다운 인격이 있다.
화엄의 성기와 천태의 성구에서 말하는 즉
앞에서 십현문十玄門과 육상원융六相圓融으로 사사무애법계事事無愛法界를 둘러보았다. 이 사사무애 또는 무애를 다른 말로 줄인다면 상즉상입相卽相入이 될 것이고, 한 글자로 더 줄인다면 즉卽이 될 것이다. 무애는 무한한 상호 동일성과 포용성을 뜻하고, 이것은 다시 '같다'는 말로 압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卽을 '같다'로 썼지만 이것은 상대적인 두 개념이 분리될 수 없다거나, 자신이 아닌 전체 또는 전체의 견본이 자신 속에 포함되어 있다는 불이不二 즉 '둘이 아닌 하나'를 뜻한다.
우리가 교리를 공부하고 수행하는 것은 무엇을 얻기 위해서인가? 저 즉卽에 도달하기 위해서이다. 중생인 나, 지옥의 고통과 축생의 어리석음 속에 있는 나, 두레박이 오르내리듯이 생사에 윤회하는 나, 번뇌의 불길에 휩싸인 나가 깨달음, 해탈, 지혜, 열반을 이룬 부처와 둘이 아닌 하나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흥미로운 것은 화엄의 성기性起와 천태의 성구性具가 각기의 사상 체계 가운데서 다 같이 저 즉의 원리를 제시하는데, 그 논리적 발상은 정반대라는 것이다.
성기설과 성구설은 다 같이 미혹과 깨달음, 중생과 부처, 윤회와 열반, 번뇌와 지혜의 짝 개념들이 각기 분리될 수 없는 하나라고 한다. 중생의 본래면목이 부처이고 부처의 고향이 중생이라고 한다. 부처 속에 중생이 있고 중생 속에 부처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즉을 이끌어 내는 방법은 크게 다르다. 성기에 있어서 성性은 여래 즉 부처의 성품을 뜻한다. 여래성이나 진여성이 일어나고 출현한다는 것은, 부처의 본성 또는 진여의 마음이 현상세계로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온 세계가 바로 여래의 본성이고 진여의 마음이므로 부처와 중생, 열반과 윤회, 지혜와 번뇌가 처음부터 끝까지 내통되어 있다는 것이다. 천지의 간격보다도 더 달라 보이는 두 개념이 둘이 아닌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성구에 있어서 성性은 부처의 성품이 아니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잡을 수 있는 현실 세계의 성품이 갖추어 있다고 하는 것은 성품을 뜻한다. 성구 즉 사물의 성품이 갖추어 있다고 하는 것은 세상의 모든 사물은 그 자신의 성품 속에 자기 이외의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수행의 단계와 관련해서 지옥은 본래부터 부처를 포함하고 있고, 부처는 본래부터 지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부처 등이 서로 상대를 자신 속에 갖추고 있으므로 지옥과 부처는 둘이 아니다. 단지 지옥은 부처가 감추어지고 부처만 드러났을 뿐이다. 같은 의미에서 미혹과 깨달음 등의 상대 개념들은 각기 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을 도출해 내는데 있어서 성기는 여래 또는 진여의 마음이라는 것이다다. 즉을 도출해 내는데 있어서 성기는 여래 또는 진여의 마음이라는 하나를 중시하고, 성구는 현상 세계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마음 즉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등의 여럿을 중시한다.
성기는 미혹 세계의 모든 현상을 여래의 마음이라는 하나로 끌어들이고 다시 현상 세계의 여럿으로 풀어놓음으로써 즉을 찾고, 성구는 눈에 낱낱의 세계가 있는 그대로 부처와 지옥 등 모든 성품을 포함한 것으로 인정함으로써 즉을 찾는다. 지옥 아귀 축생 등의 10계를 두고 말한다면, 성기는 불계佛界를 기반으로 삼고, 성구는 나머지 구계九界의 당처를 기반으로 삼는다. 진여, 무명, 수행, 깨달음을 두고 성기와 성구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보면 둘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먼저 성기의 입장에서 보면 진여와 무명은 비롯함이 없는 처음부터 있다고 하더라도, 무명은 언젠가 없어지고 말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성구의 입장에서 보면 앞의 네 가지는 본래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고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성기는 마음이 무명 미혹과 결합해서 만들어 내는 현상세계를 언젠가 지워져야 할것으로 보는데 비해서, 성구는 현상세계의 모든 사물 하나하나가 그 자체 속에 부처를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성기는 부처라는 위로부터, 성구는 현실이라는 아래로부터 출발하면서도 같은 즉을 이끌어 낸다.
< 동백꽃 지는 아침 > / 김정호
꽃덩이째
뚝뚝 떨어질 때
피멍든 시린 가슴팍
나직이 울며
낯선 바람은 비수를 휘두르며
어디로 갔더냐
금방 온다는 봄은
한 발 물러서 주춤거리고
떠나간 모든 것들이
더욱 그리워지는 아침
잠에서 설핏 깨어난
철 이른 붉은 꽃잎만
소외된 계절에
서툰 독백을 날리고
먼지처럼 날리는
사십하고도 넷인 내 나이만
청승맞은 시간을 밀어내고
선홍빛 그리움으로 떨어진다



안면도 둘레길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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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일을 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마라.
일이 쉽게
이루어지면
뜻을 경솔한 데
두게 된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여러겁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라"
라고 말하셨느니라.
ㅡ 보왕삼매론
< 파도 > / 조오현 스님 ( 설악 무산 대종사, 신흥사 조실 역임 )
밤 늦도록 불경을 보다가
밤하늘을 바라보다가
먼 바다 울음소리를 홀로 듣노라면
천경(千經) 그 만론(萬論)이 모두
바람에 이는 파도란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마음과마음에는 통하는것은 거짓은없다 . 새로넣는 그릇을 비고 비고하면 진짜살고 매사가 매사가 오신통을 벗어나야풀린다 자기과찰에애향해야한다 .둘래길이 많이 길어요 .몇키로나 가는지 한번 날잡아겉고십어집니다 . 운동도해야한다는데 코로나 땜에 모든것이 묶여버린시대 모두 생활에 욕보고있읍니다 긴겨울의 독감 코로나 3차예방 접종이 중요한듯합니다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부처 속에 중생이 있고 중생 속에 부처가 있듯,
거짓은 진실과 함께 구족되어 있음을
큰스님 법문 통해 이제 가까스로 배웠습니다.
둘레길 길어 운동량이 아주 많겠네요.
코로나 잠잠해지면,
우리 안면암 불자님들 다 함께 둘레길 걷기에 동참하실 날을 학수고대하겠습니다.
맞습니다. 100프로 3차 백신 접종이 중요합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 부처와 지옥은 같이 있다" 부처의 행동을 하면 부처이고, 지옥의 행동을 하면 지옥이다. 우린 선택의 자유가 있습니다. 자, 어떤 삶이 행복할까요?? 소양자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오현 대종사님의 시
사랑의 거리
생각 나네요
이승과 저승
좋읏 시 올리시고
허허당 지명 대종사님의 저술
감사드립니다
모든 분들 건강하셔요
정광월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