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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안면암 일기 } : < 067 중관 유식과 양부 만다라 > 2021년 12월 28일 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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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7건 조회 2,668회 작성일 21-12-28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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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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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의 흐름은 물처럼 붇고

애욕의 얽힘은 넌출처럼 자라나니,

만일 이것을 보아 알거든

지혜로써 그 뿌리를 끊거라.


사랑은 성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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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7    중관 유식과 양부 만다라

불교사상은 크게 두 줄기로 발전되었다. 존재의 여실한 실상을 관찰하는 것과 그 존재가 어떻게 일어나는가를 설명하려는 것이다. 전자를 중관 실상론계라고 한다면 후자를 유식 연기론계라고 할 수 있다. 중관 실상론계인 공사상, 성구性具사상, 열반사상은 존재의 실체를 철저히 부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부정되는 모든 존재에 자기 이외의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 사상으로 발전하고, 마침내는 일체중생에게 불성이 본래적으로 갖추어져 있다로 하는 사상에 이른다. 유식 연기론계는 전식득지轉識得智 즉 중생의 자기중심적인 개념 분별을 뒤집어서 깨달음의 지혜로 전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승불교의 교리를 신비주의적인 체계로 정리하고자 하는 밀교는 육대의 법신을 만다라로 표현하는데 저 두 줄기의 대승사상 즉 공사상의 종착점인 성구불성사상과 유식사상의 지향점인 전식득지를 이용한다. 지수화풍공식地水火風空識 즉 땅, 물, 불, 바람, 허공, 인식의 여섯 가지 가운데, 앞의 다섯은 물질적인 것이고 마지막 인식은 정신적인 것이다. 밀교는 물질적인 것을 불성으로 이루어진 법신으로 나타내고, 정신적인 것을 지혜로 표현하려고 하는 것이다. 

     삼라만물을 육대의 법신으로 보는 밀교는 일찍이 원시 불교로부터 제기된 "몸과 마음은 하나냐, 아니면 둘이야?"는 문제와 만나게 된다. 만동자는 부처님에게 육체와 정신은 하나인가 아니면 둘인가에 대해서 물은 바 있다. 물론 불교는 일찍부터 불이不二사상으로 이원론은 극복이기는 했지만, 밀교는 이전의 불이론을 무조건 받아들이는데 만족하지 않는다. 한걸음 더 나아가 육체와 정신의 이원성을 독특하게 활용하려고 한다.

     이법신에서의 이理는 불성이나 여래장如來藏에 가깝다.  법화경  「신해품 」에서 거지로 돌아온 아들이 부호의 상속자이듯이, 일체중생도 못난 모습, 멍청한 머리, 반복한 행동 그대로 불성이나 여래장을 품고 있는 법신이다. 육대 가운데 마지막 인식을 제외한 다섯 가지 물질적인 것은 이법신이 된다.

     지법신에서의 지智는 법계체성지, 대원경지, 묘관찰지, 평등성지, 성소작지와 같은 지혜를 뜻한다. 제9식, 8식, 7식, 6식, 전5식을 뒤집어서 얻은 지혜이다. 육대 가운데 마지막 인식인 정신적인 것은 지법신이 된다.

      물질적인 5대를 이법신으로 보는 데서 밀교의 과격하고 멋진 교리 풀이가 엿보인다. 여기에 벙어리와 말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말을 못한다고 해서 속까지 없지는 않다. 벙어리에게도 생각이 있고, 말하는 사람과 똑같은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 육대에 있어서 땅, 물, 불, 바람, 허공은 벙어리와 같고, 마지막 인식은 말하는 사람과 같다. 이법신과 지법신으로 구별하는 것은, 벙어리가 말을 하지 못하더라도 정상적인 사람과 똑같이 생각하고 있고 똑같이 대우받을 권리가 있듯이, 물질적인 세계 그대로 불성을 가진 법신이 된다는 것이다. 무정물無情物인 물질의 세계도 존중된다면 생각을 가진 중생이 아무리 미혹에 있다고 하더라도 법신으로 대우받을 권리가 있는 것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법신의 세계를 중생이 알 수 있도록 드러내 보이는 것을 태장계 만다라胎藏界曼茶羅라 하고, 지법신의 세계를 중생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을 금강계 만다라金剛界曼茶羅라고 한다. 태장계 만다라는 모태에 태아가 있듯이, 삼라만법은 바로 법신 여래의 모태 속에 있는 태아와 같음을 강조한다. 금강계 만다라는 깨달음의 지혜와 그것을 미혹한 중생에게 전하는 방편이 강조된다. 지혜와 방편이 연결되는 것에서 밀교가 대승의 난해한 교리를 주술적으로 표현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된다.

「 대일경 」은 태장계 만다라를, 「 금강정경 」은 금강계 만다라를 설명한다.



<   2021년 12월 27일  月   오후 4시  >

<  눈 오는 날의 적요(寂寥)한 산사(山寺)  >

눈 위에 쓰는 시  / 류시화 시인


누구는 종이 위에 시를 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에 시를 쓰고


누구는 자취 없는 허공에

대고 시를 쓴다지만


나는 십이월의 눈 위에 

시를 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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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12월 28일 아침 7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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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이 몸은 깨달음이 없으니

마치 초목과 같다.


이 몸은 움직이지 않으니

허수아비와 같다.


이 몸은 깨끗하지 못하니

온갖 더러움으로 가득 차 있는

시궁창과 같다.
                                      ㅡ 유마경


<      허수아비      >  /  설악 무산 대종사

새 떼가 날아가도 손 흔들어주고

사람이 지나가도 손 흔들어주고

남의 논일을 하면서 웃고 있는 허수아비


풍년이 드는 해나 흉년이 드는 해나

ㅡ  논두렁 밟고 서면  ㅡ

내 것이거나 남의 것이거나

ㅡ  가을 들 바라보면  ㅡ

가진 것 하나 없어도 나도 웃는 허수아비


사람들은 날더러 허수아비라 말하지만

맘 다 비우고 두 팔 쫙 벌리면

모든 것 하늘까지도 한 발 안에 다 들어오는 것을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눈 내린 안면암
설악산도  설경이 좋다고
추운 날씨
건강 조심하셔요

류시화 시인 글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시집 제목  생각나네요

설봉스님
고생하셔도
아름다운 설경이 위로가 되어
학문에 정진 있으시길
기원드립니다

                정광월 합장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보살님!~

게을러서 처음으로  찾아가 마냥 즐거웠었으나

허리 통증으로 한 달  이상 가지 못했던 마포 중앙 도서관입니다.

내일은
보살님이 말씀하신
류시화 시인님의 시집을  꼭 빌려 오겠습니다. ㅎ

시방삼세의 모든
유정무정들을 순백이 세계로 이끌어 주는
설경을
유감스럽게도

올들어 한번도 직접 만끽하지 못했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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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이세상저세상  삶자체가  확실치않은것이 인생이다 .늘  바뀌는것이  분별은  모엇을  집착하게한다  .  무주법  깨닫고나면    완전한  평화겠지  ?    해도  아닌    우여곡절의삶  평탄하게  살다가는것이  성인인가  ?  겉으로보았을때는  평화가왔다  깨달은사람이 현실에되는것이  아니란말입니다  .  취사간택조    !  추구하는것입니까?    추울때춥고  더울때덥고    진짜기도는  집착에서  사라진다  .그러면서  추구한다    제행  무상    좋은  인과를  만들어간다  .  분별에끄달리지않는다  .  생각이있을때    생각엑끄다려가지않는것    어쩔수없는  인연이구나  !        행복했으면 좋겠읍니다  .  머물지않고  사는  불 확실성을  모를뿐    그진실이자유롭다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흰눈 내린  경내가  평화롭습니다    모두건강합시다  .귀하고 귀한  우리들의  인연에  경배드립니다  .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분별과 생각에 끄달리지 않는다면 이미 도인의 반열에 오른 것입니다.
부끄럽지만 저에게는 아직 요원하지요.

흰눈 내린 안면암 경내를
여태 한 번도 감상한 적이 없었는데
이토록 평화롭고 고요한 줄 진정 몰랐습니다.

안면암 불자님들과
홈 페이지 독자님들과의 귀한 인연에 감사와 찬사를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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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눈덮힌 안면암 운치가 너무 멋져요  ☃️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ㅇㄷ님!~

운치라는 단어가 실감나게 들립니다.

눈덮힌 안면암의
대단히 멋진 풍경에
공감해 주셔 감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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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