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050 이사무애 법계 > 2021년 12월 11일 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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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7건 조회 2,855회 작성일 21-12-11 07:22본문
< 법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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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새로도, 말로도, 또 코끼리로도
사람이 가지 못한 곳(열반) 갈 수 없나니,
오직 잘 다루어진 자기를 탄 사람,
그 사람만이 거기를 갈 수 있다.
삶이란 나날의 향상, 때때의 창조, 찰나찰나의 새로움이어야 할 것이다.
이는 끊임없는 자기 의식, 자기 회수(回收)에서 오는 아름다운 꽃이리라.
그러나 사람이란 얼마나 자기 생면의 망각과 산일(散逸)과 무의식적 꿈 속에서,
생과 열과 시간을 허비하며, 또 반복과 답보와 정체에서 저미(低迷)하는가!

050 이사무애理事無碍 법계
앞에서 사事와 이理 즉 현상의 사물과 본체적 원리를 설명하면서 두 가지의 예문을 들었다. 하나는 현상을 보면 원리를 알고 싶어 하고, 원리만을 설명해 주면 그것이 현실적인 사물로 작용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직장에서 현실과 이상이 맞지 않다는 것이었다. 독자들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 예문들은 사와 이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그렇다. 나는 사와 이를 현실의 우리 문제로 끌어내리기 위해서 우선 집히는 예문을 들었을 뿐이다. 보통 화엄학 강의헤서는 모애과 원융의 원리를 강조하느라고 높은 경지의 이야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파도와 바닷물이 둘이 아니듯이 현상과 본체가 둘이 아니라는 이야기는 쉽다. 모든 것이 다 좋고 걸림 없고 통한다는 것은 참으로 화려하다. 그러나 현실의 우리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응용해서 사와 이를 다루어야지, 원리만 반복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와 이의 문제는 세상사 모든 분야에 다 적용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 모든 분야를 우리가 다 응용해서 풀이할 필요는 없다. 왜인가? 우리의 근본 목적은 생사를 벗어나는 것이요, 욕망으로부터 해탈하는 것이다. 우리의 허기지고 고통스러운 현실의 마음을 벗어나서 현상과 본체를 논하는 것은 먼 나라의 이야기만 하는 것과 같다. 사와 이를 지금 우리의 처지로 바싹 끌어내려 보기 위해서 , 예문이 완전하게 전체를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이것저것 들어보는 것이다.
구도심 많은 한 청년이 인생사를 한꺼번에 조망하는 묘안을 생각해 냈다. 비디오를 빌려서 많은 영화를 보고, 사람들의 출발점과 도착점을 보면 인생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목표를 쉽게 성취하는 이. 어렵게 성취하는 이, 처음에는 성취하고 뒤에 실패하는 이, 처음에는 실패하고 뒤에 성취하는 이, 끝까지 성취하는 이, 끝까지 실패하는 이 등등 그야말로 천태만상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성취자와 실패자가 공통적으로 만나는 것이 있었다. 마지막에는 누구나 죽음 앞에 빈손을 들고 떠나는 것이었다.
이 청년은 인생을 제대로 터득했는가? 아니다. 그는 오직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측면 가운데서 오직 하나를 보았을 뿐이다. 삶의 현상 속에 전체에 통하는 원리가 숨어 있고, 원리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삶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상에서 원리를 보고 , 원리에서 현상을 보아야 한다.
단맛을 알기 위해서 세상의 모든 설탕을 다 먹을 필요는 없다. 행복을 알기 위해서 세상의 모든 행복의 원리를 다 외울 필요는 없다. 현상의 한 끝에서 무수히 많은 원리를 보고, 무수히 많은 원리도 한 현상으로 파악하면 족하다. 화엄종 두순은 <법계관문法界觀門>의 '이사무애관理事無碍觀'에서 사와 이의 연결과 무애를 열 가지로 나누어 보여 준다. 꼭 열 가지일 필요는 없다. 늘이지만 억만 가지가 될 것이고, 줄이자면 사와 이가 무애 융통된다는 단 몇 마디면 족할 것이다.
첫째는 모든 현상 속에 원리가 들어 있는 경우, 둘째는 모든 원리 속에 현상이 두루한 경우, 셋째는 원리에 의해서 현상이 벌어지는 경우, 넷째는 현상이 원리를 드러내는 경우, 다섯째는 원리에 의해서 현상이 지워지는 경우, 여섯째는 현상이 원리를 감추는 경우, 일곱째는 원리가 현상과 하나가 되는 경우, 여덟째는 현상이 원리와 동일하게 되는 경우, 아홉째는 원리와 현상이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경우, 열째는 원리가 현상과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경우 등이다.
원리와 현상이 같거나 다르게 보일 수는 있지만, 둘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원리와 현상의 무애관계를 강조하는 것은 시시처처의 어떤 현상에도 본체적인 원리가 스며 있고, 한 원리를 터득하면 구태여 모든 현상을 다 밟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수백 개의 비디오를 빌려서 지금까지 제작된 영화를 다 보지 않더라도, 자신이 직접 체험한 짧은 삶 속에서 인생의 원리를 깨달을 수도 있고, 직접 결혼해서 원리를 실험해 보지 않고도 결혼이 어떤 삶의 코스를 가게 될 것인지 훤히 알 수도 있다는 것이다. 행복의 원리는 어디에 있나. 내 마음에 있다. 그 마음은 어디 있나. 주변의 모든 사물에 두루하다.
설봉스님께서
초가을부터 대설(大雪) 절기 지나도록
서너 달 동안
매일 매일
수북이 쌓이는
벚나무 은행나무 잎사귀 덕분에
혼자서 빗자루 정진하시느라 애 많이 쓰셨습니다.
멀리서 감사 감사 감사드립니다. _ () _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업은 비록 백겁이 지나더라도
끝내 잃어버리거나 무너짐이 없나니
여러 가지 인연이 합해 만나는 때 반드시 과(果)를 갚아야 하네."
ㅡ <대승성업론>
< 결론 > / 홍사성 ( 불교평론 편집인 겸 주간 )
어찌해도 안 되면 어찌해야 합니까
눈 감고
귀 막고
입 막고
돌아 앉으세요
그리고 기다리세요
곧 결론이 날 겁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본부차별없는 불성은 차별없다 대선지식이 이끌어주시는바 세인이 본래스스로 갖이고있다 . 깨닫고나면 돈오물로돌아간다 .마음이어리섞을때는 얼음과같이굳어있다 .물마시매 차고 더운맛을 알지어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미륵부처님얼굴이 예쁘시네요 .예쁜단풍의 모습들이 봄날은간다 자연의모습이 아름답습니다 .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불성은 차별이 없으니 시절인연을 만나면 돈오할 것입니다.
미륵부처님 얼굴 오늘따라 더 아름답고 온화하시네요.
꾸밈없는 자연의 모습은 마음을 열고 보면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빈님의 댓글
빈 작성일예쁘다 ~~~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빈님!~
'예쁘다' 는 말 속에 수많은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ㅎㅎ
댓글 감사합니다.
나무약사여래불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으님의 댓글
으 작성일
단맛을 알기 위해서 세상의 모든 설탕을 다 먹을 필요는 없다. 행복을 알기 위해서 세상의 모든 행복의 원리를 다 외울 필요는 없다. 현상의 한 끝에서 무수히 많은 원리를 보고, 무수히 많은 원리도 한 현상으로 파악하면 족하다.
명심 하겠습니다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ㅇ님!~
사려깊고 올곧으십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합니다.
나무약사여래불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