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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039 전식득지轉識得智 > 2021년 11월 30일 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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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1,492회 작성일 21-11-30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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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구경 > 

311

그것은 마치 띠풀을 뽑을 때

늦추어 잡으면 손을 베이듯.

계를 배우고도 단속하지 않으면

사람을 지옥으로 이끌어 넣는다.


얼음같이 살자. 그렇지 않으면 불같이 살자.

온 세상을 미워할 수 있으면,

아니면 모두 사랑할 수 있으면 . . . . .

이도 저도 아닌 곳에 번뇌의 구더기가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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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식득지轉識得智 

유식에서 인식을 세밀하게 분류하고 살피는 이유는 무엇일까? 즉 유식의 목적이랄까, 유식의 입장에서 보는 불교의 목적은 무엇일까? 유식이라고 해서 불교 전반의 입장과 다를 바는 없다. 부처를 이루어서 자신과 남의 고통을 지우고 즐거움을 얻게 한다는 기본은 바뀔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유식만의 독특한 표현이 있다. 바로 전식득지轉識得智이다. 각자의 업에 따라 이루어지는 중생의 분별인식을 굴려서 존재의 실상을 여실히 보는 깨달음의 지혜로 돌리는 것이다.

     우리는 앞에서 인식을 네 가지로 분류한 바 있다. 다섯 가지 감각 기관의 기본적인 식인 전5식前五識으로부터 시작해서 제6식, 제7식, 제8식이다. 제8식을 뒤집으면 대원경지大圓鏡智가 된다. 맑은 거운에 물건이 비쳐진 것처럼 사물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보는 지혜이다.

     이 지혜가 좋은 것이라고 짐작하기는 하지만, 그 명칭만으로는 어떻게 좋은 것인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 속뜻을 알기 위해서는 제8식의 문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제8식은 과거의 업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다시 현재에 짓는 업을 인식의 창고에 축적해 두었다가 장래에 그 업에 의해서 사물을 본다. 즉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자신의 업에 의해서 지어 보는 것이다.

     업식의 종자에 의해 일체 영향을 받지 않고 사물을 투명하게 보는 지혜가 바로 대원경지이다. 제7식을 뒤집으면 평등성지平等性智가 된다. 나와 남을 평등하게 보는 지혜이다. 제7식의 툭징은 자기를 내세우는 것이다. 사람이 자기를 내세우면 사물의 실상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남의 잘못은 크게 보이고 자기의 허물은 작게 보인다.

    그나마 자신의 허물이 있게 된 데는 불가피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허물뿐만이 아니다. 세상사 모두가 그렇다. 풀과 나무의 죽음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면서 짐승의 죽음은 무섭게 생각한다. 또 짐승의 죽음과 사람의 죽음은 구별되고, 그것도 남과 나의 죽음이 구별된다. 남이 겪는 갖가지 고통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나의 고통은 억울하게 생각한다. 나를 지우면 세상이 바로 보이고, 남에 대한 자비가 생각난다.

    생각해 보라. 남을 나와 똑같이 생각해 주는 것 이상의 자비가 어디에 있겠는가. 그래서 이 지혜는 중생을 평등하게 위해 주는 자비가 되기도 한다. 제6식을 뒤집으면 묘관찰지妙觀察智가 된다. 불가사의하게 연결된 존재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지혜이다. 제6식의 문제는 연결된 사물을 토막토막 잘라서 보는 것이다.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 등의 상대 개념을 만들고 사물을 그 개념에 배치한다.

     꽃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꽃에는 아름답고, 활짝 피고, 전성기라는 분별의 딱지를 붙여 놓는다. 시들고 말라빠지면 이미 꽃이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한데 잘 관찰해 보면 세상에 꽃이 아닌 것은 하나도 없다. 움직이는 것은 시드는 동시에 피어나는 것이다. 시들고 피어나는 것은 우리가 정한 개념이다. 산과 나무는 시듦과 피어남을 구별해서 고통을 겪지 않는다. 사람이 스스로 개념을 정하고 그것에 얽매일 뿐이다.

    전5식을 뒤집으면 성소작지成所作智가 된다. 중생에게 이익 되도록 중생의 근기에 맞는 변화를 지어내는 변화이다. 업으로 사물을 보면 감각 기관이 그 업식의 도구가 되고, 지혜로 사물을 보면 같은 감각 기관이 중생을 위하는 도구가 된다.

     이와 같이 제8식 아뢰야식, 제7식 마나식, 제6 의식, 전5식을 뒤집으면 대원경지, 평등성지, 묘관찰지, 성소작지의 4지四智가 된다. 물론 네 가지 의식이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듯이, 네 가지 지혜도 분리된 것은 아니다. 업식을 굴려서 지혜로 만드는 것이 불교의 목적인만큼, 구태여 지혜의 특징을 구분하자면 저와 같다는 것이다.

     밀교에서는 제9식을 뒤집은 법계체성지法界體性智를 4지에 더해서 5지五智룰 가르친다. 그리고는 이 5가지를 근거로 해서 다섯의 부처님, 다섯의 원소, 다섯의 부류 등을 설정하기도 한다.


 < 추위를 재촉하는 겨울비에 더욱 고요하고 한적한 안면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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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지혜가 없는 자에게  선정이 없고,

선정이 없는 자에게 지혜가 없다.

선정과 지혜가 있으면

참으로 그는 열반의 가까이에 있다."



                                      ㅡ < 담마빠다 >


<  바다  >    /  김초혜


창을 열면

바람소리 새소리

바다와 함께 밀려드니

어떤 일이

이 마음에

그늘을 지으랴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비가새벽부터쏱아지네요 .  단풍도  다들어가겠어요  ,  겨울의 하얀  겨울이 많겠지요  .코로나  예방 접종 에  콕  맞아서  건강을 지켜야되겠읍니다  내  마음  오늘도  향하여  간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단풍의 사진을 더귀해보입니다  .

ybr0307님의 댓글

ybr0307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저는 비오는 줄도 몰랐습니다.  귀가 점점 어두워지는지 . . . . .

가로수 길을 걸으며 비에 한꺼번에 떨어진 단풍에 한참 시선을 빼앗겼지요.
어제 코로나19백신 3차 접종 연락왔는데 곧 하겠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