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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040 아뢰야식과 여래장 > 2021년 12월 1일 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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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1,489회 작성일 21-12-0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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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구경 >

312

해야 할 일을 게을리하고

지켜야 할 계를 함부로 부수며,

깨끗한 행실에 흠이 있으면

마침내 큰 복을 받지 못한다.


인고는 위대한 것이다. 터질 듯한 가슴을 누르고,

치밀어오르는 혈조血嘲를 십으며,

그러나 남에게는 그런 빛 없이 태연히 지내는 자약(自若)

ㅡ 세상에 이 이상 더 어려운 일이 있을까?

인고의 부대는 곁디면 견딜수록 그 끈은 강인해지나니,

하고 싶은 말 안 하고 , 하고 싶은 일 하는 궁굴(窮屈).

그 인내, 그 단련 속에서 비로소 미력(微力)한 자기가 빛을 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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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뢰야식과 여래장

유식에서 아뢰야식에 의해서 온 세상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하는 것은, 우리가 마음의 움직임을 잘 살펴서 깨달음의 길로 향하도록 인도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아뢰야식 연기론 즉 아뢰야식의 인식이 존재를 일으키는 연기의 주체가 된다는 설명은 깨달음의 가능성을 전하는데 좀 어렵게 느껴질 수가 있다.

     아뢰야식 연기론은 어떻게 미혹을 벗어나서 깨달음을 향할 수 있는가를 설명하기보다는, 미혹의 세계가 어떻게 벌어지는가를 설명하는데 우선 순위를 두기 때문이다. 모든 불교가 그러하듯이 아뢰야식 연기론도 해탈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사람들에게 부처가 마음속에 있는 것으로 보다 쉽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아뢰야식 뒤에 진여眞如 즉 존재의 실상을 여실히 보는 참다운 인식을 내세우는 연기론이 있으니 그 대표적인 논서가 「 기신론 」이다. 아뢰야식 연기론이 진여를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진여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설명 체제에서 진여를 빠뜨렸을 뿐이다. 이에 비해 「 기신론 」은 진여를 강조하고, 그 진여로부터 아뢰야식과 세상이 벌어진다고 설명한다.

     앞으로 수회에 걸쳐서 우리는 이 기신론을 중심으로 진여의 연기를 살필 것이다. 같은 말이라도 사람에 따라 달리 해석하듯이, 유식에 있어서 아뢰야식을 이해하는데도 각 논서, 종파, 사람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다. 아뢰야식을 거짓된 인식 즉 망식妄識, 참된 인식 즉 진식眞識, 혹은 참과 거짓이 합한 인식 즉 진망화합식眞妄和合識이라고 보기도 한다.

     또 아뢰야식을 한자로 음사하는데 있어서도 아뢰야식阿뢰耶識 외에 아리야식阿梨耶識이나 아려야식阿黎耶識이 있다. 「 기신론 」은 후자 두 가지를 쓰고, 진망화합식을 의미한다. 아뢰야식 연기론과 구별하기 위해서 아리야식을 쓰기로 한다. 「 기신론 」은 마음의 흐름을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눈다. 진여화 생멸이다. 진여의 세계, 즉 사물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우주의 흐름에 맞추어 사는 세계에서는 일체의 상대와 차별이 없다.

      반면에 생멸의 세계 즉 나의 삶과 내 것을 전제로 사는 세계에서는 상대 개념이 있고 필연적으로 죽음과 고통이 뒤따른다. 그런데 진여와 생멸은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마음의 양면이다. 진여의 마음이 무명에 의해 흔들리면 망념이 일어나고 여기서부터 생사가 벌어진다.

     진여와 무명은 각기 단독으로 활동하지 못한다. 상대의 동요에 의해서 움직이게 된다. 진여와 무명이 동조해서 기동할 때, 이 두 가지가 합해 있는 것을 아리야식 또는 여래장如來藏이라고 한다. 여래장은 말 그대로 여래를 자체에 품고 있다는 뜻이다. 여래가 중생의 복장을 하고 움직인다거나 중생은 여래의 임신부나 태아라는 뜻에서 사용된다.

    아리야식도 그 자체에 진여심과 생멸심을 동시에 갖고 있으므로 여래장과 같지만, 연기하는 측면을 드러내개 위해서 사용된다. 아리야식의 연기는 나쁜 쪽에서 좋은 쪽으로 갈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아리야식이 진여에 의해서 움직이면 열반의 길로 가고 무명에 의해서 움직이면 윤회의 길로 간다. 「 기신론 」은 아리야식이 윤회의 길로 가는 과정을 삼세육추三細六麤로 열거한다. 먼저 근본 무명의 업식이 일어나고 주관과 객관이 벌어진다.

    이 주관은 눈앞에 벌어지는 경계가 내부의 투영인 것을 알지 못하고 밖에 실재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선악, 시비, 애증, 고락을 일으키고, 이에 집착해서 아집을 만든다. 그 아집에 찬 분별은 더욱 심해지면서 다시 같가지 업을 일으키고, 그 업에 따라 고통을 받는다.


    「 기신론 」에서는 여래장과 아리야식을 조화 융합시키려고 한다. 이러한 시도는  「 기신론 」 선구 경전 가운데 하나인 「능가경능伽經」에 나타난다. 그런데 「 기신론 」의 아리야식에는 아뢰야식 연기론에 나타나는 현실의 업과 그 종자와의 관계, 종자식種子識의 개념, 그리고 잠재 심리의 성격이 없다. 아리야식은 바로 여래장이다.  「 기신론 」에서의 존재인식 연기에 아리야식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여래장 연기인 것이다.

    

12월 1일 ㅡ 드디어 완연히 추운 겨울이 실감나는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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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중생은 생사의 윤회에 빠져 자재하지 못한다."

                                                      ㅡ 대법고경


<  오늘 >    /  김초혜

세월에 치여 / 육신의 수레는 낡고 헐어도 //

마음길은 붉은 꽃으로/ 천리를 간다



<  삶  >    /  김초혜

빨리 /

어른이 되고 싶다는 /

손자 재면이 /

어린 시절로 /

되돌아 가고 싶은 /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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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훌 륭한  인내와  깊이있는 스님들의 수행의  가시는길  그림자라도 따르려  노력하겠읍니다  .  날씨가 너무차가워요  .부처님미소는  봄비같아요  .  창자콕의  제목이  마음속에흠벅맞으니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보살님의 말씀에 절대 동감하고 있습니다.
그림자만이라도 따르려 한다면
장차 내세의 어느 생에서는 수행을 하게 될 날이 있겠지요.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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