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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031 여섯 가지 마음 도둑 > 2021년 11월 13일 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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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2,369회 작성일 21-11-13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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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294

아비와 어미의 인연을 끊고

두 임금과 수행(隨行)을 죽이고 

온 나라를 쳐부수고

바라문은 마음의 더러움 없나니. . . . . 


1) 거만과 사랑의 비유

2)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의 비유

3) 기뻐함과 탐냄의 비유

4) 십이처(十二處)의 비유


향락이란, 자기 스스로 그물을 뒤집어쓰는 것이다.

저도 모르는 동안에 손발이 자유롭지 못할 때,

비로소 사람은 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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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장 유식(唯識)

031    여섯 가지 마음 도둑


지금부터 수차에 걸쳐 불교의 심리학인 유식唯識을 살피려고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마음 또는 인식이 멋대로 지어내거나 규정한다고 보고, 그 인식연기認識緣起와 관련된 불교의 체계적 정리를 유식학이라고 한다. 스님들도 완전히 마스터하려면 10년 이상을 잡아야 할 정도로 심오하고 어려운 분야이다. 이 책은 초심자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아주 기초적인 아이디어만 짚으면서 가능한 깊은 핵심에 접근하려고 한다.

     장님에게 그림이나 색깔을 설명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그에게 그런 것은 없다. 마찬가지로 귀머거리에게 음악을 비롯한 모든 소리는 없다.  우리에게는 눈, 귀, 코, 혀, 몸, 뜻, 즉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의 여섯 가지 감각 기관이 있는데, 이것들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없거나 제 기능을 못하면 그 감각 기관의 대상은 없는 것과 같다. 그 반대도 똑같다.

    감각 기관의 대상인 형색, 소리, 냄새, 맛, 감촉, 정신적 반응체 즉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 가운데 어느 하나 또는 전부가 없으면 그에 해당하는 감각 기관은 없는 것과 같다. 감각 기관과 그 대상 경계는 상호의존의 관계에서만 존재한다는 말이다.

     내가 눈을 감았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형색이 없어지고, 내가 귀를 막았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소리가 없어지는가? 그렇지 않다. 자연과학적인 의미에서는 내가 눈을 감고 뜸에 상관없이 세상은 그대로 있다. 그러나 종교로서의 불교는 인간 존재와 관련이 있는 것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진다.

     우리는 독화살 비유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 독화살을 맞은 사냥꾼이 그것을 즉시 뽑아 낼 생각은 않고, 독화살이나 그것을 쏜 사람에 대해서 조사하려고 한다면, 그 조사가 끝나기 전에 그 사냥군은 죽고 말 것이라는 이야기 말이다. 불교는 인간이 살고 느끼는 세상을 관찰하려 할 뿐이라는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 감각 기관과 그 대상이 상관 관계에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쾌락, 안락,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기껏해야 저 여섯 가지 감각 기관의 비위를 맞추어 주는 것이 아닌가. 눈에는 아름다운 광경을, 귀에는 듣기 좋은 말을, 코에는 좋은 향을, 혀에는 좋은 맛을, 몸에는 좋은 육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가. 외부로부터 저 감각 기관을 유혹해서 우리의 마음을 빼앗는 것이 없다면, 우리는 너무도 편안할 것이다. 감각 기관이 흥분해서 날뛰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감각 기관의 시중을 들기 위해서 오욕락에 매달릴 필요도 없을 것이다.

     색성향미촉법의 여섯 가지 경계 즉 육경六境은 가만히 있는 감각 기관을 충동질해서 우리의 마음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여섯 도둑 즉 육적六賊이라고 한다. 또 맑은 우리의 마음을 뒤죽박죽으로 흔들어서 더럽혀 놓기 때문에 여섯 가지 먼지 즉 육진六塵이라고도 한다ㅣ

     눈, 귀, 코, 혀 등의 여섯 가지 감각 기관은 우리 몸에 있으면서도 우리 편을 들지 않고 마음을 훔치고 난장판으로 만드는 여섯 도둑의 편이 되는 수가 많다. 은행에서 수천만 원 도난 사건이 발생했는데, 은행의 경비원이 은행 경보 장치 회사의 직원인 도둑을 도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감각 기관의 소행도 그와 같아서 마음을 지켜야 할 경비원이 오히려 마음을 빼앗아 가는 도둑을 돕는 격이다.


    여섯 가지 감각 기관은 감각의 뿌리라는 의미에서 육근六根이라고 하는데, 여섯 도둑의 근거지, 즉 전진 기지가 된다. 육경이라는 마음 도둑을 잡아 꼼짝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경찰이 저 은행 도둑을 잡은 방법을 활용하면 된다. 방범 장치를 뚫고 감쪽같이 도둑질이 행해진 현장 상황을 보고, 경찰은 범인을 내부인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그리고 직원들의 행적을 추적한 것이다. 우리의 마음 도둑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놈이다. 저 육적의 모든 행적을 관찰하면 도둑이 어디를 드나드는지 무엇을 훔쳐 가는지를 훤히 볼 수 있을 것이다. 도둑과 내통하는 감각 기관도 같이 관찰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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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지혜 있는 사람은
탐욕의 허물을 본다.

        ㅡ 잡아비담심론


<삶 >  /  허정진 (시민 응모작 ㅡ 디지털 미디어시티 역, 전철 6호선)


새가 하늘을 날 수 있는 것도

대나무가 곧게 자라는 것도

범종이 멀리 울려 퍼지는 것도

구들장이 따뜻한 것도

북소리가 둥둥 우렁찬 것도

배가 물에 뜨는 것도

피리가 맑은 소리를 내는 것도

연탄들이 활활 타오르는 것도

다 제 속을 비웠기 때문이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감각 기관의 대상인 형색, 소리, 냄새, 맛, 감촉, 정신적 반응체 즉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 가운데 어느 하나 또는 전부가 없으면 그에 해당하는 감각 기관은 없는 것과 같다. 감각 기관과 그 대상 경계는 상호의존의 관계에서만 존재한다는 말이다.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ㅇㄷ님!~~

반갑고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초겨울 추위에 건강 조심하시길 ㅡ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감사해요. 이제폰가개드려서  개통이되네요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건강하세요 .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카톡도 안 보시고 댓글이 하루동안 없으셔서
혹시 편찮으신가 걱정했었거든요.
핸드폰이 정상이 되었다니 안심입니다.ㅎ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