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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고苦란 무엇인가 ⅱ : {석지명 큰스님의 한 권으로 읽는 불교 교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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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2,827회 작성일 21-10-1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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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266

이른바 비구란, 밥을 빌러 다닌다. 그것 아니다.

마음의 더러움 그를 따르면,

한갓 그 이름만 더럽힐 뿐.

 

우리가 똑바로 말하자면

‘나는 악한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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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苦란 무엇인가 2

석존의 기본적인 가르침인 사성제의 고통을 우리의 현실로 단정하자, 이에 동의하지 않는 독자들의 항의성 전화가 있었다. 어떤 이는 자신이 살만큼 살아봤지만 별로 고통을 느끼지 않는데 왜 불교에서는 멀쩡한 사람에게 괴로움을 느끼라고 강요하느냐고 물었다. 다른 이는 인간의 무력함을 돛단배에 비유한 데 대해서 “돛단배를 타지 말고 모터보트를 타면 될 것이 아니냐!”고 힐난했다. 현실을 괴로운 것으로 기정사실화하는 태도라든지,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비유가 틀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통에 대한 불교의 기본적인 입장은 무엇인가? 세상은 고통으로만 되어 있는가? 아니다 . 고통도 있고 즐거움도 있다. 단지 사람이 스스로 고통만을 느끼거나 즐거움의 요소가 한 뭉치로 뒤섞여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이 고통으로만 차 있다거나, 즐거움으로만 차 있다거나, 고통과 즐거음이 반반이라거나, 고통도 없고 즐거움도 없다는 주장이 똑같이 가능하게 된다. 고통과 즐거움의 요소는 증감이 없이 항상 그대로이지만 사람의 업과 생각이 선택해서 각기 다르게 느낀다는 것이다.

      저 질문자들처럼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아직 세상의 맛을 보지 못해서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세상을 여실히 보고 고통과 즐거움이 둘이 아니라고 체달한 것이다. 후자의 경우라면 참으로 다행이고 그러기를 바란다. 전자의 경우라면 세상의 속맛을 보려고 더 노력해야 한다.

       만약에 말이다. 어던 이가 깊은 사랑을 해 보지 않고 삶 또는 세상에 대해서 다 안다고 하면 어떤가? 긴말할 것도 없이 그는 틀렸다. 삶의 목숨 또는 호흡은 사랑에 있다. 사랑을 해 보면 어떤가? 괴롭다. 아무리 나를 상대에게 주어도 나는 더 주고 싶은데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줄 수가 없다. 어디에선가 숨어 있던 동물의 마음은 상대를 훔치려고 한다. 한쪽 마음은 한없이 주고 싶고, 다른 쪽 마음은 한없이 빼앗고 싶다. 죄스럽고 괴롭다. 삶은 사랑이고, 사랑은 괴로움인데, 괴롭지 않다는 것은 그가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젊었을 때는 누구나 강하게 밀어닥치는 성욕을 경험한다. 성욕에 시달리는 것은 괴롭다. 상대를 찾아 방황하게 만든다. 많은 생각과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이때 수음으로 배설했다고 치자. 방황과 괴로움은 즉각 멈춘다. 자기가 할 일에 전념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그의 생명력은 멈추고 만다. 상대를 찾고 상대를 사랑할 힘의 뿌리를 잘라 버렸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오직 사람의 몸을 가진 기계만 있을 뿐이다. 사랑도 괴로움도 없는 기계 말이다. 그래서 석존은 성불구자가 성불할 수 없다고 가르쳤다. 욕망의 괴로움을 피하기 위해서 수음식으로 배설하는 것이 성욕에만 있을까? 음식에도 있고 돈에도 있다. 또 권력이나 명예에도 있다. 강아지가 뼈다귀 하나를 입에 물고 남이 없는 곳에 가서 하루를 보내듯이 아주 작은 음식, 돈 권력, 명예를 잡고 끊임없이 괴롭히는 원초적인 사랑의 욕망을 배설하려고 한다. 어떤 종류의 자위행위도 사랑을 찾는 생명의 기운을 죽여 버린다. 그런데, 석존은 어느 한 사람을 사랑하는 작은 고통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 자기를 지우고 중생의 목숨을 사랑하는 큰 고통을 가르치려고 한다. 나만의 이별이 아니라 모든 중생의 이별을 멈추고, 나만의 죽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죽음도 뛰어넘는 길을 찾으려고 한다. 나만의 이별이 아니라 모든 중생의 이별을 멈추고, 나만의 죽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죽음도 뛰어넘는 길을 찾으려고 한다. 나와 나의 애인을 하나로 만들고 나의 애인과 모든 사람을 하나로 보려고 한다. 나, 남, 그리고 온 우주를 한 몸으로 살려고 한다. 내 목숨보다도 더 사랑하는 나의 아들, 딸, 부모, 남편, 아내, 또는 연인을 잃었다고 치자. 작은 고통을 겪는 사람은 죽은 그 당사자가 다시 살아나기를 바란다. 그러나 큰 고통을 겪는 사람은, 세상의 모든 것에서 그들의 얼굴 윤곽을 그리려고 한다. 어느 곳에서나 나타나고 어느 곳에서나 살아 있는 그들의 얼굴을 보려고 한다. 그러니 중생 즉 애인들의 고통을 보는 그는 항상 슬픔에 차 있다. 항상 글썽이는 눈망울로 세상을 본다.


    큰 고통은 큰 사랑이요 큰 슬픔이다. 고통의 현실을 바라보는 것은 괴로워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다. 새가 바람을 피하는 법을 관찰해 보자. 반드시 바람 쪽을 향한다. 그래야만 바람이 깃털 속으로 파고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돛단배도 마찬가지이다. 강풍이 불어올 때 그것을 피하려고 바람을 등지면, 돛이 너무 강한 바람을 한꺼번에 받은 나머지 배가 곤두박질치고 만다. 오히려 바람을 향할 때, 그 바람의 강타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고통도 마찬가지이다. 고통을 바라볼 때 우리는 고통의 폭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그래서 석존은 맨 먼저 우리의 고통에 대해서 가르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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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성냄은 불꽃과 같아

남과 자기를 태우나니

이것은 극히 악한 해침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성냄과 욕심을 제거하나니

만약 자비와 평등을 닦는다면 성냄은 점차 소멸하리라."

                                                                        <잡보장경>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희망은  남  위에 올라타려고  하기때문에복을구하려하고    서원은  남밑에서    밭 드려고  하기때문에  복을 짓게된다  .석지명  큰스님의  무로보기  의  저서속에      스스로  낯 추라    에한대목중  지짜  마음에닻는  법문이시다  .,우리는  서원  을  행 하는  삶을  위하여  노력  하자  ...나무  관세음보살  .  레팅 고    두려움을  놓아버린다  .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도만나요  . , ,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 보살, 원만행보살님!~

<희망>은 남 위애 올라 타려고 하기 때문에 복을 구하려 하고
<서원>은 남 밑에서 받드려고 하기 때문에 복을 짓게 된다.

  석지명 큰스님의 저서  {무로 바라보기}  중에서 ㅡ

누구에게나 하나쯤 서원을 행하는 것이 있다면 축복받은 삶일 것입니다.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어제 친구 둘과  광화문 청진옥에서 먹고
법련사  야외  부처님 약사여래불  앞 벤치에서
커피먹고 걸어서 삼청동 칠보사
툇마루에 앉아 옛날의 칠보사 얘기하며
내려오며
법정  대종사님 열반 드시기전
잡수셨다는  단팥죽도 사 먹으며
정독도서관.선재미술관  지나
현대미술관 뒷길
태고종  법륜사  지나 
두가헌  뜰에서  야외  결혼식이 예뻤다고
돐잔치도 여기서 한다고 얘기하며
친구  결혼식  때  이리자 한복서  맞쳐  입었다고
약속은 하지  말고  한달에 한번씩  만나자고
약속  했어요
현대미술관 뒷골목 걸으며
바람이 너무 좋다고...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보살님!~

친구 두 분과의 우애와 불심이 너무 부럽습니다.

저는 일년에 한 번쯤될까말까이지요. ㅠ

약속은 하지 말자는 생각 참 현명하다고 생각되네요. ㅎ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