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미혹과 업 ㅡ 갈애의 뿌리 >: [석지명 큰스님의 한 권으로 읽는 불교 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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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2,924회 작성일 21-10-17 08:26본문
법구경 269
세상의 모든 일을 끝까지 보아
버릴 것도 없고 앗을 것도 없이.
이승 · 저승을 함께 떠나면,
이것을 '인명(仁明)이라 하나니.
진정한 생명, 그 자체에는 엄정히 보아 '손 損)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실패가 도리어 성공이 될 수 있고, 성공이 도리어 실패가 될 수도 있다.
이손(利損)과 성패를 초월한 곳에 생활 그 자체가 하나의 의미요, 가치요, 또 무애(無碍)가 될 수 있는 것이다.

005 미혹과 업 ㅡ 갈애의 뿌리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다. 고통은 번뇌들이 움직여서 만들어 내고, 그 번뇌의 바닥에는 갈애가 있다. 갈애가 고통의 원인이다. 그렇다면 갈애의 원인도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바로 미혹과 업이다. 이 두 가지 개념은 교리를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하다. 불교는 이것을 설명하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우리가 앞으로 공부할 "연기법"은 바로 미혹과 업, 그리고 우리가 문제로 삼은 고통과의 연기 관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미혹은 무명無明이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쓰인다. 무명은 "미혹의 가장 깊은 뿌리"랄까 "미혹의 원초"라는 의미이다. "우치愚痴"라는 말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이 어리석을 치痴자도 미혹을 뜻한다.
업은 정신적 육체적 행동 습관이다. 범어 "카르마 karma"를 음역해서 "갈마"라는 말로 쓰기도 한다. 사람은 습관의 동물이다. 모든 움직임에는 관성이라는 것이 있다. 습관의 관성은 없어지지 않는다. 이 습관의 축적을 업이라고 한다. 왜 미혹과 업이 갈애의 원인인가?
수행력이 높은 독신승이, 한 남자 갓난아이를 깊은 산속으로 데려다가 길렀다고 치자. 이 아이에게는 물질의 소유에 대해서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도 않았다. 남녀관계에 대해서는 더욱이나 말해 주지 않았다. 이러할 경우 그 아이에게는 "내 것"이라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까? 그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었을 때, 여자에게 끌리는 마음이 없을까? 남을 이기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여러 사람이 같이 어울려 살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네 것과 내 것을 배우기 때문에 누구나 물질을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혼자 살아온 아이도 자신과 자신의 소유를 생각하고, 애욕을 가진다면 그것은 누구에게서 배운 것이 아니다. 그 아이의 본성에 이미 갈애의 본능이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 본능은 어디에서 생기는 것일까? 꽃씨처럼 바람을 타고 옮겨 온 것도 아니다. 자기 자신에게서 갈애의 마음이 우러난 것이다. 불교는 이것을 업으로 설명한다. 인간이 다겁생래로 애착의 생활을 해 왔기 때문에, 금생에 다른 이에게서부터 배우지 않아도 애착이 있게 된다는 것이다.
공동체 사회에 살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애착을 배웠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업의 설명이 적용된다. 갈애를 기지기로 작정하고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없다. 사람들이 가지는 탐착심은 오직 개별적 또는 공동적 업의 산물일 뿐이다. 사람이 귀할 때보다는 사람이 많은 때 경쟁심이 더 극심해지고, 인심이 각박해 질 수는 있다. 그러나 그 각박한 인심도 누가 고의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사람이 서로 제 것을 챙기고, 남을 이기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을 뿐이다. 어떤 이가 그 환경에 살면서 강한 집착심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달려들게 되었다면, 그 환경의 업이 그에게 전염된 것이다. 갈애는 업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계속 물어야 한다. 업으로부터 갈애가 생긴다면, 사람은 왜 갈애의 업을 짓는가 하는 질문이다. 그것을 미혹하기 때문이다.
어리석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지 않는 욕심을 내고, 그 욕심 때문에 업을 짓고 업을 짓기 때문에 괴롭게 된다. 업의 근원을 미혹으로 보는 것은 죄인에 대해서 자비심을 가지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세 사람이 각기 우리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심한 욕설을 했다고 치자. 그런데 한 사람은 맑은 정신이었고, 다른 사람은 깊이 술에 취해 있었다. 또 다른 사람은 정신이상자였다. 우리는 누구를 가장 미워할까? 말할 것도 없이 맑은 정신의 사람이다. 그는 정상적인 판단력을 가진 상태에서 욕설을 했기 때문이다. 술에 취한 사람이 참으로 제정신이 아니었다면 용서하기가 쉽다. 그리고 미친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므로 아예 탓할 바가 아니다.
갈애에 찬 업의 근원을 미혹으로 보는 것은, 사람들이 미혹의 상태 즉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 있다고 보는 것과 같다. 이런 입장에서는 그 미혹의 중생이 저지르는 갈애의 죄업을 보고 미워하기보다는 불상히 여기는 마음을 낼 수가 있다. 정신 이상자나 정신 박약아를 둔 가족들이 환자에 대해서 가련히 여기는 마음으로 사랑을 베풀듯이, 잘못을 미혹의 소산으로 보는 이는 사람들의 잘못을 소화할 수 있다.
자 다시 한 번 확실하게 정리해 두자. 고통은 갈애에서 나오고, 갈애는 업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업은 미혹에서 나온다. 이 관계를 혹업고惑業苦로 줄여서 말할 수도 있다. 혹업고를 삼도三途라고 하는데 미혹의 윤회세계를 설명하는 기본틀이 된다.
< 금목서 꽃피우다 >
'당신의 마음을 끌다' 라는
꽃말을 가진 금목서가 드디어 꽃을 피웠습니다.
24 절기상 한로(寒露) 이후에 찬 이슬을 맞으며 피어나는
금목서는 가까이 다가오면 문득 풍겨오는 달콤한
향기가 무척 진한데 일본에서는 겸손, 고귀한 사람, 진실이라는 꽃말로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뿌리가 다치지 않고 견고하면 나무가 잘려도 다시 자란다.
이처럼 숨어 있는 갈애가 뿌리 뽑히지 않으면 이 괴로움은 거듭 일어난다."
<담마빠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카르마의 업병 을 지혜로 마하반야 바라밀을 행하는 수행 합시다 .사진도 좋 습니다 . 감사 합니다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 보살, 원만행보살님!~
카르마의 업병을
지혜로 바꾸는 마하반야바라밀의 수행
우리 모두 다함께 정진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어제 동네절 일요법회
주지스님께서 서의현 스님께서 국제선센타 터 사 놓으셨다고
명의는 조계사로
의현스님
삼청동 칠보사 강석주 큰스님 생신때 오시고
이기영 박사님 께서도
목종배 교수님은 강의 때
칠보사 마당의 큰 느티나무 얘기 하시고
선학원 새 건물 전시관 석주 큰스님 사진도
들어가는 입구 한용운 스님 시
건강하셔요
추운 날씨 아파트 마로니에는 단풍이 짙게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보살님!~
동네 절 일요법회가 왕성하니 참 좋습니다.
보살님께서 신심이 깊으시니 더욱 좋고요.
50년 전,
서의현 당시 총무원장님은 조계사에서 뵐 수 있었습니다.
강석주 큰스님은 진관사에서,
이기영 박사님은 신문지상에서,
목종배교수님 명강의는 한두번,
아!! 까마득한 반백년 전 얘기네요.
환절기 건강이 무척 중요하다고 합니다.
단풍이 보여 주는 하심의 철학을 만끽하며
건강 관리 잘하시길 ~~~~~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