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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복사인생과 ★부처님오신날 > 석지명 큰스님 에세이집에서 2021년 9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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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2,047회 작성일 21-09-1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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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 사람은 서둘거나 굽히지 않고

조용히, 차근차근, 꾸준히 힘써,

금을 다루는 야장(冶匠)처럼

마음의 때를 씻어 벗긴다.


생사사대(生死事大)! 천지를 주어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은 중한 것이다.

죽음은 중한 것이다.

그러나 벌레 같은 이 목숨, 그 어디가 중하다 하는고?

조그마한 친절을 위해서도 즐거이 죽어 가는 이 생명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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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인생과 부처님오신날


       오늘은 석가탄신일이다. 남방불교에서는 석가가 태어나자마자" 이번의 태어남이 윤회(輪廻)의 마지막이다"는 말을 했다고 전한다. 해탈을 해서 다시는 나고 죽는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한문권의 불교에서는 이 말을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즉 "천상이나 지상을 가릴 것이 없이 내가 가장 높다는 말로 번역했다. 어떤 이는 이 말을 부처로서 석가가 높다는 뜻으로 풀이하는가 하면, 다른 이는 여기서 '나'라고 하는 것을 '모든 사람'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런데 남방불교에서 전하는 "다시는 반복적인 삶을 살지 않겠다"는 말과 맥이 통하도록 해석한다면, "어느곳에서나 나는 남과 비교되지 않고 나 스스로 독특하게 존귀하다"는 의미가 된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무의미하게 기계적인 반복동작을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고, 남의 삶을 모방하는 복사인생複寫人生이 되고 싶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성인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 보통 사람들은, 추구하는 것이 아무리 고상하더라도 오욕락五欲樂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돈, 사랑, 음식, 명예, 안락 가운데서 전부나 일부를 얻고자 한다. 설령 재물욕이나 애욕에서 초탈한 사람이더라도 명예욕을 벗어나기는 어렵다.

    그래서 선사들은 사람의 수준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 가장 낮은 수준의 사람은 돈이나 음식에 떨어지고, 중간 수준의 사람은 사랑에 떨어지며, 가장 높은 수준의 사람은 명예에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같은 물질만능주의시대에 이르러서는 선사들의 분류도 맞지 않게 되었다. 물질을 많이 가지면 자연히 사랑과 명예가 뒤따르거나, 명예마저도 물질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대학졸업을 명예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를 쓰고 대학에 입학하려고 하는 이유는 꼭 학문을 닦는 데만 있지 않다. 많은 사람은 대학에 들어가야만 좋은 직장을 얻어 돈을 벌 수 있고 원하는 상대와 결혼할 수도 있다는 점을 먼저 생각한다. 어떤 예술가가 얼마나 훌륭하느냐는, 그의 작품이 얼마나 비싼 값에 팔리느냐에 따라서 결정된다. 너도나도 돈을 벌고 돈을 쓰기 위해서 사력을 다하는 세상이 되었다.

    사람에게 오욕락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돈과 사랑과 명예를 떠나서 따로 살 만한 재미가 있다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자기에게 꼭 필요하고, 자기가 소화할 수 있는 만큼의 양을 가지는 데 만족하지 않고, "남보다 더 많이" 또는 "남은 저만큼 이루었는데 내가 이래서 되나"하는 데 있다. 오늘의 우리에게 '가난'이란 먹고 입을 것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남보다 가난하다'는 뜻이다. '출세'란 스스로 독특하게 뛰어나다는 의미가 아니며,'남보다 앞서서 성공했다'는 뜻이다.

    이렇게 남을 의식해서 살다보니 남이 장에 가면 나도 장에 가야 하고 , 남이 차를 사면 나도 차를 사야 한다. 남이 하는 것을 내가 못하면 그것은 아주 억울한 일이다. 내 삶의 기준은 모두 '남'에게 있다. 나를 남과 비교하고, 남이 이룬 것을 이루려고 하거나 남보다 앞서려고 하는 것은 자기를 살지 않고 남을 살려고 하는 것과 같다. 남을 복사한 제품이 되려는 것이다.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간단하게 말하면 행복이다.

    그런데 사람이 남에게 의지하거나  견주어서 행복해지려고 하면 절대로 행복할 수 없다. 뒤떨어졌으면 따라잡아야 하고 따라잡았으면 앞서야 하고, 앞섰으면 그것을 유지하려고 무진 애를 써야 한다. 피로하기만 할 뿐이다. 또 남의 복사품인 나는 나로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가 그렇게 살지 않더라도 나의 원본原本인 남이 나를 잘살아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행복해지고 싶다. 오늘 불탄일에 돈이나 명예와 같은 오욕락으로 남의 복사품이 되지 않고, 스스로 독특하게 높고, 스스로 독특하게 행복해지는 길을 곰곰이 되새겨봄직하다.



작은 꽃일지언정 일편단심처럼 빛나는 <유홍초>.

(모르는 식물은  항상 

이종사촌 동생에게 물어본답니다.)

  

 아 !~ 아!~~ '꽃말은 영원히 사랑스러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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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작은 달개비꽃과 

사이좋게 피어 우리들을 기쁘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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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큰스님의 에세이 법문처럼 고금동서로부터 문화인의 삶의 기준은 모두 '남'에게 있습니다.

'나를 남과 비교하고,
남이 이룬 것을 이루려고 하거나 남보다 앞서려고 하는 것은 자기를 살지 않고
남을 살려고 하는 것과 같다, 남을 복사한 제품이 되려는 것이다. '


학교공부는 전혀 관심이 없고 엉뚱한 책만을 즐기던
저는 불교신자가 안 계신 집안에서 자랐으나
50여년 전 청소년기에 매스컴을 통해  혼자 스스로 불법을 만났습니다.

신문에서 동대 불교대학장이시던 이기영 박사님의 <지도무난(至道無難) 막증애(莫憎愛)>란
글귀에 작고 어린 영혼이 사로잡혔고, 두어 달 후
신문에서 뵙게 된 {삼락자 석정큰스님}의 불교미술전시회를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석정큰스님께서는 <인연 그리고 불연(佛緣)>에서
석지명 큰스님 은사스님이신 {원파당 혜정 대종사님} 다음 편의 주인공이십니다.

관람한 전시회에서 난생처음 동대불교대학에 다니시는
불심으로 무장된 청춘의 스님들을 여러분 뵙게 되었고 몹시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곧 이어  전생의 귀한 인연따라
우리나라 조계종의 총본산인
조계사에 입문하는 행운과 영광을 만나게 되는 시절인연이 도래하였고,
공부를 열심히 하여 재수 끝에 꿈에도 몹시 그리던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아주 작은 소녀는 남의 복사품이 되지 않고,
스스로 독특하게 높고, 행복해지고 싶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장학금 혜택을 받다가
졸업도 못하고 오로지 꿈에 낭만에 젖어
거의 이타행(利他行)으로 실행했던 결혼생활이
38년만에 <일체개고 ,제행무상>을 통감하면서 막을 내렸습니다.

인생이란 잃은 것만큼 정비례해서 얻는 것이 많은 법입니다.
올곧게 자란 두 자녀와 사위 덕분에
칠십 노파의 없는 재주로
대자대비하신 불보살님들 가피 속에
안면암 홈페이지 게시봉사하면서 하루하루를 안락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하시는 고마운 귀인님들께서는
언제 어디에서나 저보다 더 행복하시기를 두 손 모아 갈망하겠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복덕이구족 하고  지혜가    청정하여  원아광도 제중생    하여지이다  .자성중생서원도      부처님과  보살 이  하는일  .  바로 극라정토입니다래요  .  인 격 과  불격  을  겸한  사람이  바로  도인입니다  .  꽃이름도 처음듣고    꽃도  예뻐요 .  꽃말은  뭘까요?  감사합니다  .  나무  아미타불.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인격과 불격을 겸한 사람이 바로 도인입니다.
잘 배웠습니다.

이름은 저도 처음 들었지요.
보살님 아니셨더면
귀화식물인  유홍초 꽃말 무심히 넘길 뻔했습니다.

수줍게 피는 유홍초의
꽃말은 아 글쎄 '영원히 사랑스러워' 래요.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