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자: 손발 관리사 자격증 취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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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게시대행 댓글 6건 조회 3,184회 작성일 21-10-04 18:24본문
석가나 예수가 제자들의 발을 씻어 준 까닭은??
손과 발은 우리 몸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온 몸의 신경과 세포와 뼈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소중한 분신(?) 을 우린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혹사도 시키며, 살고 있다. 손도 물론이고, 발이 건강하지 못하면 온몸에 장애가 오고, 특히 척추에 이상이 오고, 어깨와 폐에 이상이 생기고, 만약에 걷지 못하면 만병이 온다. 당뇨병이나 선천적인 불치의 피부병이 있으면, 그야말로 인생은 파멸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성인군자 들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고 (특히 맨발로 다니던 인도나 열대지방에서..) 자신을 낮추고, 사랑과 믿음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많다. 양자의 생각으론, 발을 상대방에게 보이고 씻게 하면, 그 만큼 서로의 신뢰가 있어야 하고, 더군다나 발을 씻게 하는 데에는, 육체를 떠나 영적인 교감이 있어야 하고, 또 씻어 주는 이도 자비와 지혜의 실현이라고 믿는다. 아무튼 대단한 일이다.
성인들과는 쥐꼬리만큼도 비교도가 안되지만, 부족한 양자가 이번 손 발 관리사 자격증을 따면서 많은 감동과 깨달은 바가 있어서 간단히 적어본다. 만약에 나이 더 들고 머리가 안 돌아가면, 사는 게 너무 무익하고 심심할 것 같아서 궁리하다가 개인 직업학교에 등록을 했다. 정식으로는 7 주간의 코스인데, 특별히 집중해서 겨우 일주일 만에 끝나는 특별 코스 였다. 오랫동안 안 썼어도 간호사 자격이 있기에 “어이, 그까짓 것” 한 것이 큰 오산이었다. (웃음)
약간 부끄러워서 부처 신랑도 모르게 혼자 등록을 하고, 시작 하루 전에 고백을 했다. 그런데 싱겁게도 의외로, “잘 했어요.”라며 “한번 고생 좀 해 봐라” 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시작하는 날, 과일과 달걀이 든 도시락을 싸 들고, 초등학생 마냥 배낭을 메고 마냥 흥분해서 학교에 갔다. 우리 반엔 10명의 학생이 왔다. 그 중 독일 남자도 한 명이 있었다. 국적은 이란, 크로아치아, 태국, 한국 그리고 독일인들이었다. 나이는 나를 빼곤 다 20세에서 35세 사이 였다.
선생과 그들은 나를 보며 ”아유, 가엽다. 저 나이에 오죽하면 이 기술을 배워 돈 벌려고 하는구나!“ 하는 눈치로 측은하게 보는 것 같았다. 이어서 자기소개가 있었다. 요즘 잘나가는 구글 매니저, 조 용민 씨의 세바시 인터뷰”를 본 덕분에, 내 소개를 근사하게 할 수 있었다. “저는 한국에서 온 간호사 출신의 소 양자입니다. 제가 아마도 당신 학교의 최 연장자이고, 앞으로도 최 연장자일 것입니다. 저는 불자이고 이 기술을 배워 자원봉사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잘 할 수 있습니다.” 라고.. 모두 웃으며 큰 박수!!
그 다음부턴, 점심시간 30분을 제외하곤 사정 없이 실습과 이론을 가르쳤다. 오랫동안 강의를 들으니, 숨었던 치질이 다시 솟아 나오고, 소화도 잘 안 되고, 하루에 8시간씩을 계속 공부하니, 정말 미칠 것만 같았고, 골치가 띵 띵 아팠다. 그리고 제일 무섭고 힘든 것은, 첫날부터 손님을 받아 발을 진단하고 치료 관리하는 실습을 하는 일 이었다. 씻지 않아서 발에서 냄새가 풍 풍 나는 이, 당뇨병 환자, 무좀 환자, 티눈이 많이 박힌 자, 발톱이 안으로 파고 든 이, 등등 가지각색이었다.
또 이론은 더 힘들었다. 해부학, 피부학, 소독학, 미생물학, 위생학... 아니 간단한 손 발 관리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무슨 박사 논문 준비 같이 이렇게 어렵게 배워야 하나? 생각하며 당장 그만 두고 싶었다. 더 힘든 것은, 그날 가르치고, 그 다음 시간에 시험을 보게 했다. “아이고 양자야! 나이 77세에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느냐??“ 후회도 하며, 밤에는 악몽을 꾸기도 했다. 담임선생에게 가서 내 독일어가 부족해서 그만 두겠다고,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하면 된다” 라는, 경구를 다시 체험하게 되었다. 부처 신랑은 안타까워서, 내가 밤 새 시험공부를 하고 앉아 있으면, 따뜻한 차를 끓여다 주며, “당신이 만약에 시험에 합격 못하더라도, 올림픽 정신으로, 참여하는 데 의미가 있어요” 하며, 위로를 해 주기도 했다. 그런데 상상외로, 첫 번째 , 두 번째 시험 성적이 좋았다. 그 때부터 용기가 생기고, 자신이 생겼다. 단임 선생도, 지명 큰 스님께서 언젠가 선물하신, 내가 늘 차고 있는 “옴“ 금 목걸이의 뜻도 물어보며, “당신은 너무나 우아하고 조용하며, 카리스마가 있어요. 그리고 필기 시험 성적이 최고예요.” 하며, 칭찬하기 시작 했다.
처음 3일까지는 생지옥 같았다. 그런데 4일 째부턴 점점 쉬워졌다. 그 때부턴 오직 합격 하나만 생각하며, 어떻게 공부를 하고 다녔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마지막 시험 날엔 3과목이나 시험을 치루고, 두 번이나 실습을 하고, 합격 결과를 기다렸다. 이미 독일인 한 명은 중도 하차하고, 태국인은 독일어가 모자라서 이론을 다시 공부해야 하고, 양자가 최고 점수를 받고, 합격했다. 학교장 (사진에 날씬한 검은 정장을 한..) 이 일부러 칭찬, 축하를 하고, 기자들이 와서 인터뷰를 하고 갔다. (나이가 많은데 단박에 합격해서 ,기적이라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수료증을 들고 집에 오니, 부처 신랑은 나보다 더 좋아하며, ”나는 그렇게 어려운 이론은 분명히 불합격 했을 거예요” 라며 자랑스러워 했다. “우리 사무실의 변호사 간판 옆에 부치고, 우리 같이 동업합시다” 라는 “조크“까지 했다. 양자가 복이 많아 이렇게 불보살님의 가피로, 쉽게 봉사할 수 있는 자격증을 땄으니, 누구든지 원하면 발을 씻겨주며, 인생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방편이 생겼다. 나 이젠 더 바랄 게 없다. 정광월 대 보살님은 안면암 홈피에, 빨리 큰스님의 발을 관리해드리라고 하는데, 이 놈의 코로나도 곧 달 나라로 달아나겠지...... 하하하
2021 10월 4일, 독일의 소양자
댓글목록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또 제 자랑을 너무 많이 해서 미안합니다. 그런데 또 자랑하고 싶어서 참기 힘드네요. ( 웃음) 이젠 배운 지식과 실행을 열심히 할 시간이 왔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양자 손모음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글로벌 원더우먼 소양자 대보살님!~
통쾌 유쾌 상쾌한 손발 관리사 취득기 감동입니다.
77세의 연세에 기적적으로 자격증 취득하시고 국위선양하셨네요.
저는 옛날에 헤어진 남자의 발을 자주 씻겨준 적이 있었지요.
모두 흘러간 시간들입니다만,
그 덕분에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더 깊고 넓어졌다고나 할까요?
장미꽃을 든 소녀의 모습이 참 우아하고 곱습니다.
특히 대보살님 이마에 총명이 넘쳐 흐르고 계시네요. 매우 부럽습니다.
이런 자랑은
모두를 기쁘게 하므로 앞으로도 계속 즐거히 기다릴게요.
그리고 정광월보살님 조언 대로
우리들 큰스님 발관리 꼭 정중히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해탈심 대보살님, 또 안면암의 극락에 계시는 듯 하네요. 그 아름다운 곳에선 저절로 해탈열반이 될 것 같습니다. 부러워요. 복도 많으시네요. 국화꽃으로 장식한 미미부처님도 행복하신 모습입니다. 고마워요. 덕분입니다. 이 과만한 칭찬들... 나이가 들면 모든면에 자신이 없어지고 눈치를 보고 조심스러워지곤 하는데, 이기회가 저에게 다시 생기를 준 기회였습니다. 특히, 외국인, 고령의 나이라는 불편한 조건으로요... ( 웃음) 아무튼 좋은 방편으로 쓰고 있습니다. 변절기에 건강 잘 챙기세요. 독일에서 자연심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국화꽃으로 장엄한 미미부처님이란 표현 잘 재미있습니다.
보살님께서는 반드시 생기발랄하게 백수하실 것 같으세요.ㅎㅎ
자랑스러운 실버 원더우먼님!~~~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축하드립니다 . 자랑 스럽고', 용기두힘차고 겸손하게 봉사까지. 백세인생에 나이는 뭐가 중요하나요 ? 마음 마음 마음 이지요 , 자비하신 손이 손가락이 상상 됩니다 . 보현행과 관음 보살님 마음으로 관자재 되세요 .. 건강하시고 . 거룩한 행 봉사 아껴가며 하세요 . 감사합니다 .' '나무 과세음보살 .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해탈심, 원만행 대보살님, 정말 감사합니다. 아픈이들에게 약손발이 되도록 많이 기도해주세요. 이곳은 을씨년한 가을비입니다. 밤이 우두둑 떨어지고 , 단풍이 시작되었어요. 부디 건강하세요. 독일에서 자연심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