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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겨울산의 녹슨 색깔 > [진흙이 꽃을 피우네] 석지명 큰스님 산문집에서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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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8건 조회 4,708회 작성일 21-10-0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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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258 


이른바 지혜로운 사람이란, 

반드시 말하는 것만이 아니다. 

두려움도 없고 미움도 없으며, 

착함을 지키면, '지혜로운 사람'이다. 


행동의 완전한 충실이 없는 곳에 말의 필요가 있고, 

내적 품위의 충실이 없는 곳에 훌륭한 외관의 필요가 있다. 


<겨울산의 녹슨 색깔> 


              봄의 샛노란 싹이 여름에는 무성하게 푸르러지고 가을에는 화려하게 단풍으로 단장한다. 단풍 든 잎은 떨어지게 마련이고, 낙엽 진 겨울산은 짙은 밤색으로 철분鐵分이 녹슨 색깔을 띠게 된다.


   불가에서 승려들이 법복法服으로 걸치는 가사가袈裟는 겨울산의 녹슨 색깔이다.  불가에서는 이 가사의 짙은 밤색을 ‘괴색 ’ 즉 ‘완전히 부서져버린 색깔’이라고 풀이한다. ‘부서졌다’는 말은 ‘모든 색깔들의 뽐냄이 다 부서지고 한꺼번에 뒤섞였다’는 뜻이기고 하고 또 ‘모든 욕망의 번성이 봄 여름 가을을 거치면서 다 부서지고 이제는 겨울산처럼 푹 쉬어버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가사색이 나타내는 ‘부서졌다’는 의미는 ‘염라대왕의 엽서’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불가에서는 너무나도 유명한 염라대왕의 엽서 이야기가 있다. 



    어느 청년이 갑자기 죽어서 염라대왕 앞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염라대왕이 청년에게‘살아 있는 동안 무슨 선행을 했느냐“고 물었다. 그 청년은 저승에 자신을 데려오겠다는경고엽서한장이라도미리보냈더라면 좋은 일을 했을 터인데 아무런 연락이 없어 갑자기 저승에 오게 되었기 때문에 공덕을 쌓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염라대왕은 물었다. “겨울산의 부서진 색깔, 석양의 황혼, 해의 바뀜, 늙고 병들고 죽는 일 등이 청년이 살던 마을에는 없느냐"고 말이다. 



    요즘 산을 물들인 가사색과 한 해가 바뀜은 염라대왕의 소환경고 엽서가 분명한데, 우리는 지난 한 해 동안 쌓은 선행 공덕이 부족함을 죄스러워하는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 우리 주변의 '망년 忘年' 모임은 지난 한 해 동안의 행적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다짐을 위한 계기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망년의 겉뜻은 한 해 동안에 있었던 모든 괴로움을 잊는 것이지만, 바람직한 깊은 뜻은 지난 한 해 동안 선행을 하는 과정에서 만났던 모든 어려움을 잊고 새롭게 공덕행을 다짐하는 것이다. 염라대왕이 망년의 경고에서 요구하는 선행공덕은 별것이 아니다. 길거리에 껌, 담배꽁초, 휴지 등을 버리지 않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버려진 것을 줍는 정신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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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성냄은 큰 어둠이니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성냄은 티끌과 먼지가 되나니 청정한 마음을 오염시킨다." <좌선삼매경>


수많은 사람들에게
하심을 알려주는
낙엽을
쓸어내는 일이
어쩌면
하나의 작은 공덕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일념보관 무량겁    무거  무래 역무주  지혜를  꽤둟어본다  여시요지삼세사  하면  초제방 편    성심료  이로다  .인생사의  10가지  깨달음  을  힘력을  이룬다  .  나무아미타불  워녁세워공덕을  닦는다  과조 조견  깊이알고  비춰본다  불생  불멸    불구부정  은  물이다  생  노 병  사  . 파도    즉 파도가 물이다  .  성 성  무상도  응작  여시관  본성 이 무상  도를  이루고    번개불과같다  지혜가밝아지면  다통  한다    통하면  고통  이  없어진다    도  일 체  고 액  수북이쌓여있는  낙엽이  눈에띄네요.  괴색의  가사색    가을의  햇빛  조금 시원한  찬바람  산사의 낙엽  도토리  줍는  가을의 느낌 !    만행의  일도? ' ' .. .감사합니다    부처님 진 리보다 더  극락이  있을 까요! !    나무아미타불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언제나 늘 큰스님 법문을 정독하시고 계시니 참 도반이십니다.

산사의
벚나무 잎사귀가 다 떨어지고
벌거벗은 나무가 되어야 진면목이 드러나겠지요.

우리들의 삶도 다 비워내면 그리되겠지만,
불행히도 저는 너무너무  요원하기만 합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부서졌다’는 말은 ‘모든 색깔들의 뽐냄이 다 부서지고 한꺼번에 뒤섞였다’는 뜻이기고 하고 또 ‘모든 욕망의 번성이 봄 여름 가을을 거치면서 다 부서지고 이제는 겨울산처럼 푹 쉬어버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법복으로 걸치시는 가사의 의미를 오늘에 깨닫습니다. 감사합니다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ㅇㄷ님!~

감동의 귀한 댓글 감사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

독일인들은 아직도 도토리먹는 것을 모릅니다. 요즈음 산에가면 수없이 많이 쌓여있는 도토리를 보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이걸 모아서 한국에 보낼 수는 없을까? 하고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동물들이 다 먹지 못해 수없이 많은 새끼도토리들이 콩나물처럼 나곤 합니다. 자연이 알아서 하겠지만 안타까운맘 입니다. 우리 스님들의 회색( 괴색) 장삼이 언젠가는 부처님의 탄생나라의 스님들이 입고계시는  자주색으로 변했으면 하는 황당한 생각도 해봅니다. 저에겐 그 색갈이 따뜻하고 행복한 색갈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에 불교가 중국을 통해서 들어왔기에 도교를  모방한 모델,색갈 같은 회색이 , 겨울에는 더 절망적이고 심각하게 느껴지는데 , 제 무명과 외람된 생각링까요?? 먼 독일에서 소양자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소양자  대보살님
잘 계시나요
그 도토리 모아 빻을 수는 없나요
묵  만들어드시면 건강에 좋아요

동남아  스님 주황색 가사색  좋은색
우리나라에선 회색을 최고의 색으로
요즈음 카톨릭 평화방송 보면
신부님  옷  회색.수녀님 옷
회색 많이 입으셔요
어제 전철속 수녀님.길건너 기다리시는 수녀님
다 회색 옷  오랫만에 거리에서 수녀님 뵈었어요
카톨릭의 선교...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

회색 장삼 가사 ...  사람의 기호와 맘은 모두 다르지요. 다 무상입니다. 좋아하시는대로 입으시라고 해야겠지요?? 저에게는 겨울의 회색은 너무 무겁고 가까이 갈 수 없는 색입니다. 그냥 생각해 보았습니다. ( 웃음) 그럼 도토리들을 빻아서 한국으로 수출해서 돈 벌어서  안면암에 기부할까요?? 오늘도 좋은날!! 독일에서 소양자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