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물의 무정설법 > ㅡ {진흙이 꽃을 피우네} 석지명 큰스님 산문집에서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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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6건 조회 3,794회 작성일 21-09-08 11:32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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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내 몸을 잘 지키자.
성내는 마음에서 잘 지키자.
사나운 행동을 멀리 떠나서
덕의 행실을 몸으로 행하자.
내 만일 일시적인 쾌락을 따르지 않을 만큼 위대할 수 있었다면. . . . . ,
아니면 그것에 대해서 마음에 가책을 받지 않을 만큼 위대할 수 있었다면. . . . .,

물의 무정설법
사람들은 요즘 물에 관심이 많다. 어느 지역의 수돗물이 검정색이라느니, 낙동강물이 공업용수로도 부적합할 정도로 오염되었다느니, 또는 수도권지역의 수돗물도 믿을 수 없다는 말들을 한다. 약수터에 물 받으로 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정수기가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소위 문명시대의 사람들은 참으로 뻔뻔스럽다. 산이나 강이나 공기와 같은 자연은 어떠한 학대에도 견딜 수 있을 줄로 생각한다. 설사 자연이 죽더라도 인간만은 살려둘 대책을 세울 것으로 기대한다. 자연을 더 많이 더 혹독하게 부서뜨릴수록 잘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은 아무것도 아니다. 근래에 인간이 누리는 물질문명이라는 것은 무량억천만년의 자연역사 중에 아주 소소한 현상에 불과하다. 인간을 해를 뜨게 할 수 없다. 썰물과 밀물을 만들 수도 없다. 인간이 우주선을 타고 온 천지를 다 돌아다닐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오직 자연의 힘을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바다에서 파도를 타는 일도 대단한 일이 아니다. 인간은 자연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연의 작품을 음미할 뿐이다.
불교에서는 일찍부터 의정불이 依正不二라는 말을 사용했다. 의보依報와 정보正報, 즉 환경과 주체가 둘이 아니라는 뜻이다. 보통 우리는 주체를 인간으로 생각하고 환경을 자연으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나는 그 반대로 해석하고 싶다. 오히려 자연이 주체이고 인간이 자연을 구경하러 잠시 들른 관광객에 불과하다고 말이다. 주체와 환경이 둘이 아닐 수 있는 것은 자연의 흐름에 인간의 마음이 따를 수 있을 때만 가능하다. 불교에서 가르치는 무아無我나 일체유심조는 個我개아로서 인간에게 참답고 영원한 것이 있음을 부정하는 것이며, 찰나찰나 변화하면서 죽음과 삶으로 숨을 쉬는 저 자연을 목숨으로 삼았을 때 그곳에 참생명이 있음을 긍정하는 것이다.
근래에는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그러나 이 말을 인간과 국토가 한몸이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실천하기보다는, 이 나라 사람들의 몸에는 이 나라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좋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나라 농산물을 애용하자는 장삿속의 용어로 변질된 것이다.
선禪에서는 무정설법無情說法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자연환경이 끊임없이 진리를 가르친다는 말이다. 불경을 통해서 읽는 법문보다는 자연이 설하는 법문을 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우리 범부중생은 소리를 통해서 나오는 말만을 들으려고 한다. 그러나 참으로 귀중한 진리는 알음알이를 사용하는 인간의 말이 아니라 자연이 설하는 침묵을 통해서 설해진다. 우리의 불경공부는 초보자를 위한 방편 단계일 뿐이다. 말의 법문에서 침묵의 법문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번에 낙동강의 물이 침묵으로 상단법문上壇法文을 했다.
“자연을 목숨으로 삼으면 인간의 목숨은 자연히 살 수 있지만, 소아적인 인간을 목숨으로 삼으면 자연도 죽고 인간도 죽게 된다”고 말이다. 어디 낙동강만 그 소식을 전하겠는가. 한강이나 영산강도 같은 법문을 하고 있을 것이다.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물은 우주 생명체의 근원이므로
자연이 주는 무정설법 중에서 물의 무정설법이 가장 최상승 설법일 것 같습니다.
<우리의 불경공부는 초보자를 위한 방편 단계일 뿐이다. 말의 법문에서 침묵의 법문으로 나아가야 한다.>
오늘에서야 새삼스럽게 대단히 잘 배웠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냥이 보호자님의 댓글
냥이 보호자 작성일
“자연을 목숨으로 삼으면 인간의 목숨은 자연히 살 수 있지만, 소아적인 인간을 목숨으로 삼으면 자연도 죽고 인간도 죽게 된다”
지구는 인간의 전유물이 아닌데 인간은 그걸 무시하고 삽니다
길냥이에게도 산짐승에게도 바닷속 물고기에게도 지분이 똑같이 있다는 걸 생각한다면
이렇게 더이상 자연을 파괴하고 살수는 없습니다
당장 플라스틱, 비닐 하나 덜 쓰고
철저히 분리수거하는 것부터 실천합시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냥이 보호자님!~
우리들 이기적인 인간은
자연과 함께 동등하게 살아야 한다는 진리를 종종 잊는 수가 많지요.
자연파괴는 전 세계적으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당장 플라스틱, 비닐 하나 덜 쓰고 철저히 분리수거하는 것부터 적극 실천합시다.
댓글 감사 감사합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자연을 목숨으로 삼으면 인간의 목숨은 자연히 살 수 있지만, 소아적인 인간을 목숨으로 삼으면 자연도 죽고 인간도 죽게 된다
참고, 명심 하겠습니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ㅇㄷ님!~
진리의 말을 참고, 명심하신다니 매우 감사 감사합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안 녕과 건강조견은느낌이 아니고 꽤 뚫어 볼때 지수화 풍 을 항상느끼며 생사 해탈이다 ..만수의 바다위에 잔잔히 떠있는 부상탑 .! 나무 관세음보살 코로나좀잠재웁시다 아미타불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