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바다의 호흡 > {진흙이 꽃을 피우네} 석지명 큰스님 산문집에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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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2,045회 작성일 21-09-18 10:06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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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많은 때 가운데
어리석음보다 심한 때는 없나니
비구들이여, 공부하는 이들이여,
악을 떠나서 이 때를 없게 하라.
자기가 보는 일체의 것은 결국 자기 투영에 불과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기의 투영에 경황(驚惶)하고 집착하여 신음하고 고뇌하는가?
그러나 그림자란 반드시 광(光)을 전제하고, 광을 등진 데서 생긴다.
먼저 돌아서 보라. 거기에는 오직 광명이 있을 뿐이다.

예전에는 금붕어를 키울 때 조그마한 유리어항을 이용했는데 요즘에는 그런 어항을 보기 어렵다. 넓은 유리로 직육면체의 큰 어항을 만들고, 그 안에는 전기로 공기를 넣어주는 설비를 한다. 또 바닷가의 횟집 앞에는 살아 있는 고기들을 보관하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도 공기를 넣어주는 장치가 되어 있다.
나는 예전에 물속에 공기방울이 나게 하는 것을 사람들이 보기 좋게 하는 장식쯤으로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장치는 물에 산소를 넣어주는 필요불가결의 장비라고 한다. 어항의 물에 산소를 넣어주어야 물고기가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바다를 좋아하는 나는 자주 배를 타고 무인도를 찾곤 한다. 그런데 배를 탈 때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은 파도다. 파도가 없는 바다를 생각할 수는 없지만, 높은 파도는 작은 배를 껑충 껑충 뛰게 만들고, 그 안에 탄 나를 척추가 아플 정도로 힘들게 한다. 나는 "바다에 파도가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다가, 문득 "파도가 바다의 호흡작용과 같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바닷속에도 많은 생명이 있을 터인데, 만약 파도가 없다면 바닷물이 산소를 품지 못할 것이고, 바다에 산소가 없으면 그 안의 물고기들도 죽게 될 것이다. 그래서 파도는 뭇 생명의 호흡작용이 되는 셈이다.
바다에만 파도가 있지 않다. 인간세상에도 많은 파도가 있다. 석가는 사람들에게 욕망과 무상無常과 고통의 파도가 끊임없이 일어난다는 뜻으로, 이 세계를 '고해苦海' 즉 '고통의 바다'라고 했다. 우리가 돈과 사랑과 명예를 쫒아 잘난 체하면서 성공을 노래하지만, 아무리 높은 곳에서 큰소리로 외치더라도 기껏해야 다시 부서져내릴 파도의 끝에 서 있을 뿐이다.
바다에서 이는 파도가 산소를 흡소한다면, 세상에서 일어나는 무상의 파도는 어떤 산소를 만들어서 우리로 하여금 호흡할 수 있게 할까.
만약 인간에게 늙고 병들고 이별하고 죽는 일이 없다면 인간은 세상을 제대로 감상할 수가 없다. 가을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도 애잔한 슬픔을 느낄 수가 없다. 자기도 언젠가는 저 낙엽처럼 떨어지리라는 자기소멸의 자각이 있을 때, 사람은 석양을 보면서 하루의 종말을 자기 것으로 감상할 수가 있다.
새 봄을 맞는 것도 마찬가지다. 가을의 스러짐을 모르는 이는 봄에 다시 돋는 새싹을 보고도 새 희망을 기뻐할 수가 없다. 우리가 느끼는 세상의 파도, 이를테면 실패, 좌절, 이별, 죽음의 고통이 우리로 하여금 사람으로 살고 느끼게 만든다. 무상이라는 세상의 파도가 바로 우리의 호흡작용이 되고 생명줄이 된다.
어떤 이는 이렇게 물을지도 모른다. 만약 고통스러운 세파世波가 우리를 사람으로 살게 한다면, 왜 사람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느냐고 말이다. 그렇다. 우리는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단지 우리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온 세상이 고통의 파도로 이루어짐을 여실히 볼 수 있어야 한다.
텔레비전방송사들이 주부들을 시청자로 예상해서 만드는 아침 드라마를 보라. 멀쩡한 사람들이 사소한 것에 매달려서 갈등을 일으키고 괴로워한다. 괴로움은 눈앞의 사소한 것에 욕망을 내고 집착하는 데서 생겨난다. 괴로움의 파도도 한발짝 멀리서 바라보면 아름다운 춤이 된다.
본래 고통이라는 것은 없다. 우리가 지어서 볼 뿐이다. 사랑이 고통을 지어서 보는 태도를 여실히 관찰할 때, 그 자리에는 이미 고통의 파도가 없다. 넓고 시원한 바다가 있을 뿐이다. 아주 슬픈 영화를 볼 때, 눈물을 흘리면서도 가슴에 뿌듯한 환희를 느끼듯이 말이다.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부처님 말씀>
깨끗한 삶을 살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의 거울을
닦아야 한다.
모든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모든 사람에게
연민을 갖고,
모든 사람을
진심으로 축복해주고,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
- 열반경 -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항마노원하여 입심법문하며 선어지도에 방편통달하여 대원성취하여 중생 성취 . ! 심히 순숙하고 결정대승하며 구이불도 깊이생각하여심여대해 바다와같이쓴다 . 자재무량하여 섭제번민하여지이다 유머거사님의 법어말씀중 .' .. 남을위한 마음이 항복이고 마음은 보리심 실천 하는 행 보리심 적 천 스님의 말씀 ! 우리가 꼭 해야할 행복의길 . 하늘도 맑 고 오늘따라 참 경내 풍경이 좋으네요 ... 무조건 감사 합니다. 나무아미타불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안면암 경내는 가을이 되니 경내 풍경이 더욱 좋습니다.
무조건 감사 감사드립니다.
무조건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