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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내가 주인이다ㅡ {진흙이 꽃을 피우네} 석지명 큰스님 산문집에서 >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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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1건 조회 2,209회 작성일 21-08-23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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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애욕으로부터 걱정이 생기고

   애욕으로부터 두려움이 생긴다.

     애욕이 없는 곳에 걱정이 없거니, 

또 어디에 두려움이 있겠는가?


마침내, 마침내 당신이 큐피드의 면사(面紗)를 벗겨 놓았을 때에,

당신은 거기서 무엇을 보십니까?

가을 바람에 딸깍거리는 해골의 조각조각. . . . .,

그리고 그것은 당신 자신의 음영(陰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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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인이다

    오래전 한 코미디언이 국회의원 재출마를 포기하고 정계를 떠나면서 이런 취지의 말을 남겼다.

 정치는 코미디다. 사람을 부속품처럼 만든다. 모든 것은 위에서 결정되고 보통 정치인들은 꼭두각시처럼 움직이기만 할 뿐이다."

90년대 10대의 우상이라고 하는 서태지 그룹이 은퇴를 발표하면서 종속에 관한 비슷한 내용을 말했다.

"창작음악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위한과 기쁨을 주고 인기 요구하는 대중의 입맛에 매달려야 하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이제 그 예속에서 벗어나니 후련하다."

   그렇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처지에서 일종의 예속품이요 부속품이 된다. 아무리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도 그를 종속시키는 또다른 무엇이 있다. 왕도 신하나 백성의 문을 벗어나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다. 혼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작가, 작곡가, 화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를 묶어두는 현재나 미래의 독자, 청중 또는 감상자 들이 있다.

   한 면에서는 노동자들이 종속된 처지이지만 다른 면에서는 사용주도 노동자들에게 예속되어 있다. 설사 직접 주종主從 관계가 없는 경우가 있다하더라도 먹이사슬의 관계처럼 우회적으로 무엇이든지 종속될 수밖에 없다. 명예와 재물을 떠나 오직 혼자만의 고요와 자유를 구하는 수도승마저도 자기가 누리고자 하는 것에 예속되고 만다.

   불교에서는 이와 같은 종속에 대해 일찍부터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석가의 연기법緣起法은 바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의 상호의존을 가르친다. 사람은 홀로 서지 못하고 무엇인가에 또는 누구인가에 의지하지 않으면 안되며, 상대의 변화에 따라 내 쪽도 변화해야 하기 때문에 공空의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단물을 맛보려는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모래와 같은 상대의 변덕을 지반으로 해서 자신의 성취가 서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 종속에서 해탈하기를 모든 사람이 원한다. 그러나 인간은 존재 그 자체가 종속적으로 돼 있다. 그래서 불교는 이 종속관계를 이용해 그것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으려 한다.

   법화경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천태학에서는 지옥과 극락이 있을 경우, 그 둘이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의존하는 상태에서 한몸이라고 풀이한다. 지옥과 극락이 한몸이라면 지옥에서도 극락의 행동을 하고 극락을 살면 그 극락이 지옥이 된다. 극락은 바로 종속에서 해탈함을 뜻한다. 자기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극락행의 최선을 다하면 그것이 바로 해탈의 자리라는 것이다.

   화엄경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화엄학에서는 많은 구슬거울의 비유로 종속관계를 풀려고 한다. 큰 실내체육관의 모든 벽면, 천장, 바닥이 온통 작은 구슬거울로 장식되어 있다고 치자. 모든 거울 하나하나가 연쇄해서 상대 거울과 그 거울에 비춰진 내용을 반사하게 된다. 그 반사의 관계에 따로 정해진 주主나 종從이 없다. 서로 주가 되고 종이 된다. 모든 존재도 이와 같은 중중무진重重無盡의 연기관계에 있다. 이 실상을 여실히 체달하면 주와 종이 둘이 아닌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자유다. 얼마든지 바꿀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은 모든 사람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하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이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일단 선택이 있은 다음에는 자기가 선 그 자리에서 주종 불이不二를 깨달으려고 해야 한다. 자기가 하는 일을 자기가 하고 싶은 일로 만들 때만 나름대로 해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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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어제 안면암 백중 법회 때의 소중한 사진 몇 장입니다.

백중 기도 기간 내내
지극한 기도를 올리신
설봉스님
정율스님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진여화총무님, 밀운행보살님, 현주행보살님, 유마심보살님, 신처사님, 지역봉사자님들
대단히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애석하게도 격상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 때문에
마음만 함께 하신 안면암 불자님들 수가
참석자 전원의 10배 이상은 족히 되었을 것입니다.

백중법회에
동참하신 분들과 마음의 동참자님들께 멀리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가피로 내년의 풍성하고 경건한 백중법회를 기다리겠습니다.

나무대원본존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