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ㅡ<어리광을 받아주는 사람> [진흙이 꽃을 피우네] 석지명 큰스님 산문집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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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5,109회 작성일 21-08-24 07:27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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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애(渴愛)로부터 걱정이 생기고
갈애로부터 두려움이 생긴다.
갈애 없는 곳에 걱정이 없거니,
또 어디에 두려움이 있겠는가?
우리는 사실 여성의 실상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사랑이라는 정욕으로 말미암은 자기 기만을 끊임없이 행하고 있을 뿐이다.

어리광을 받아주는 사람
며칠 전 신문사의 사회 면에 눈길을 끄는 기사가 있었다. 큰 아들은 학교성적이 뛰어나고 몸가짐이 바른 모범생이다. 둘째는 공부도 못하고 부모 말도 듣지 않는 말썽꾸러기다. 소년범으로 법원에 들라거린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부모의 속마음은 두 아들을 똑같이 사랑할지 모르지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갈라진다. 아버지는 큰아들만 위하고 둘째를 구박한다. 어머니는 문제아인 둘째가 더 걱정스럽다. 둘째가 집을 나가자 어머니도 따라나가 셋방을 얻어 보살핀다. 아버지는 부인이 2년이 넘도록 남편을 돌보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혼소송을 내지만 판사는 부인의 편에 선다. 아버지가 모범생 큰아들만을 편애하기 때문에 어머니가 문제아인 둘째를 돌보기 위해 집을 나간 것이므로 이혼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판결이다. 어머니의 사랑을 확연하게 알리는 이야기다. 나와 상담하는 어머니들 가운데도 이처럼 자식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고등학생인 아들이 불량배와 어울려 도둑질한 결과로 경찰서에 가면 그 아들을 꺼내려고 안달이다. 초범이라면 이해가 되지만 상습범일 경우에도 어머니는 아들이 감옥에 가지 않기를 바란다. 감옥이 아들을 바로잡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설득하면 대부분 어머니들은 섭섭한 표정으로 돌아선다. 왜 문제아들이 생겨날까. 아이들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기를 좋아한다. 학업, 스포츠, 미술, 음악 등 다방면에서 우뚝 솟아오르려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가만히 보니 사람들은 일등을 좋아한다. 사람들이 박찬호에게 미치는 것을 보고는, 아이들은 저같은 스타가 되고 싶어한다. 그러나 일등의 수와 분야는 제한돼 있다. 시골에서 고추 따기를 잘하거나 풀베기를 잘하는 아이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한다. 공부로 일등하지 못하면 운동이라도 잘해야겠는데 그것도 여의치 못하다. 별수가 없는 아이들은 '깡'이라도 부려서 사람의 관심을 끌려고 한다. 아이들만 그럴까. 어른도 마찬가지다. 극악무도한 흉악범도, 미친사람이 아니라면 누군가의 정을 끌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범죄를 저지른다. 술집과 사창가를 배회하면서 '한탕'을 모의하는 악한도 누군가의 사랑을 얻기 위해 돈을 마련하려고 한다. 전에 텔레비젼에서 사회자가 한 대통령후보에게 "퇴근해서 집에 돌아왔을 때 부인이 없으면 화를 냅니까?하고 물었다. 그 후보는 "화내지는 않지만 아주 허전합니다"고 대답했다. 대부분 남편들은 집에 돌아오면 부인의 보살핌에 안기고 싶어한다. 남자도 냉장고의 보리차를 꺼내 마실 수 있지만 부인이 애정 어린 손으로 가져다주기를 바란다. 남편은 부인에게 짐짓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한다.
인간은 정에 굶주린 업을 안고 태어난다. 어머니의 사랑을 끌어내려고 아기는 어리광을 부린다. 아기의 어리광을 어른 것으로 확대해보면 심술이나 말썽이나 범죄가 된다. 돈, 권력, 명예, 힘 등으로 관심을 끌려고 하는 사람은 영원히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어리석고 못된 짓을 하는 사람은 계속 생겨날 것이다. 학교나 사회의 모범생에 대해, 그리고 상대가 편안하게 받아줄 수 있도록 적당히 어리광을 부리는 사람에 대해 우리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스스로 좋은 대접을 받으며 잘살 것이다. 파렴치하게 밉상으로 나오는 어리광이 우리를 필요로 한다. "오직 내 새끼에게만"에서 "남에게도"로 승화시킨 사랑을 필요로 한다. 또 어리광을 '부리는 사람'과 '받아주는 사람'의 균형이 맞아야 한다. 저 둘째아들 노릇을 하는 사람은 너무도 많다. 그를 보살피는 어머니 노릇을 하는 사람은 너무도 많다. 그를 보살피는 어머니 노릇을 하는 사람이 부족하다. 우리가 저 어리광을 받아주는 세상의 어머니로 나서야 한다. 내 어리광은 가능한 적게 부리고 남의 어리광은 무한히 받아줄 수 있는 아량 넓히기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



며칠 간 쏟아지는 비 때문에 관광객이 전혀 보이지 않자
무료함 속에 설봉스님만 쳐다보고 있는 안면암 지킴이 보살님 ♥무량이와 ♡항순이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가을장마처럼 비가 계속 쏟아져 밝은 태양을 우러러볼 수가 없습니다.
저희 4남매는 성실하고 소탈하신
부모님 슬하 (부2019년, 모 1997년 별세)에서
그다지 어리광부리는 일없이 스스로 잘 자랐습니다.
대자대비하신 불보살님들께서는
사바중생계의 온갖 것들을 다 받아주시면서 가호해주십니다.
아무런 댓가없이 헤아릴 수 없는 무량겁 동안입니다.
칠순이 다된 무명의 저는
지난 만 3년 동안 일하면서
#경계에 부딪칠 때마다 숱한 어리광을 부리며 살아 왔습니다.
하지만,
그 철없는 어리광 속에
인생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이나마 깊어지고,
턱없이 모자란 불심이 한 발자국 앞으로 견고히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수십 생이 흐르면
#인간뿐 아니라
#축생의 어리광까지 받아주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나무대원본존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설봉스님
잘 계시나요
건강하셔요
학문에 정진 있으시길
바랍니다
정광월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보살님!~
설봉스님 안녕하십니다.
위법망구(爲法忘軀 ㅡ법,진리를 위하여 몸을 잊는다) 하고 계십니다.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제법종 불래 상자적멸상 불자행도이 내세득작불 나무아미타불 인생무상 인과결산 내가지어 받고있는몸 명은코에숨쉬는것 재복인복 공짜는없는것 내가지어내가받는것 신심과 수행을 ....비가하루종일 굿은날씨다 ..도닦는 마음 마음이청정하면 안되는것이 없다네요.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제법종본래 상자적멸상 불자행도이 내세즉작불 ㅡ
(모든 법은 본래부터 언제나 저절로 적멸한 모습이니
불자들이 이러한 도를 행하면 오는 세상에 부처님이 되리라)
#일체유심조,
마음이 청정하면 안 되는 것이 없다고 배웠습니다.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