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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청정행을 위한 믿음 > ㅡ 진흙이 꽃을 피우네 석지명 큰스님 산문집에서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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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3,213회 작성일 21-09-06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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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명하고 영리해 법을 만들어

지혜와 계율과 정(定)을 갖추어,

저 ‘염부(금 이름)’의 금같이 빛나는 사람이면,

누가 그를 헐뜯어 말할 것인가?

 

얼른 보아 그 외면이 극히 단순하고 한 모양인 행동이라도, 그 속에는 그것이 말미암아 나우는 바의 무수한 일체 사물이 포함되어 있다. 그 종자의 무수한 사물을 내포하고 있는 과실의 단순한 껍질처럼 혹은 난자(卵子)처럼,

“사람은 그 행한 바를 따라 심판을 받고, 그 심판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하느니라.” ㅡ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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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행을 위한 믿음


        법조계비리와 관련해 일어난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어지럼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변호사, 알선책, 검사, 판사 사이의 고리를 문제삼는 듯했는데, 징계를 당하는 이는 억울하다는 듯이 검찰지도부의 정부 시녀화를 공격하고 나섰다. 검찰총수도 또한 눈물을 닦으면서 징계를 당하는 후배들과 그 가족이 겪을 고통을 걱정했다.

   여기에 많은 평검사들이 징계당하는 이의 주장에 공감을 표시하기에 이르렀다. 관행이 되어온 전별금이나 검박한 술자리 등이 잘못됐는지 , 아니면 부패를 추방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에 따라 그 관행을 문제삼은 것이 잘못됐는지, 도대체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됐다.

   요즘 시민단체, 언론사, 정부가 갖가지 이름을 걸고 부패 추방 또는 사회 맑게 하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 국민의 행동양식이나 의식구조를 바르고 깨끗한 쪽으로 개혁해나가서 더 좋은 나라를 만들자는 시도쯤으로 짐작된다.

   그 명분과 목표는 지당하기 이를 데 없지만, 이런 물음이 튀어나온다. 곧이곧대로 질서 지키며 맑게 살고도 출세하고 성공할 수 있을까. 그러고도 권세가나 부자가 될 수 있을까.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무조건적인 청정淸靜주의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

   너나를 가릴 것 없이 부패와 직간접으로 연루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작은 출세, 작은 인물을 만드는 데는 눈치 빠르고 눈앞의 현실과 쉽게 타협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큰 출세, 큰 인무르 지도자의 길은 다르다. 사람의 마음은 이중적이다. 자기는 검은손과 악수하면서도 남은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적어도 윗사람은 청정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지도자의 길은 고독하다. 청정하다고 해서 출세가 보장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세상은 참으로 묘하다. 완전히 버리면 오히려 더 크게 얻는 불가사의한 도리가 있다. 청정하다 보면 사람, 돈, 권세가 따라붙게 된다. 큰 인물치고 자기 나름대로 청정원칙을 가지지 않은 이는 없다.

   한 텔레비전방송사는 법조계 비리와 관련한 특집 고발프로그램에서 이 사건으로 드러난 부패고리 때문에 그동안 국민들이 공평하게 죄값을 받거나 재판받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다른 날에는 수사검사 가운데는 수사비가 없어서 곤란을 겪는 이들이 있다는 사정을 전하기도 했다. 내 주변의 한 신도는 검사 아들을 부잣집 딸과 결혼하게 했다. 경제적으로 궁하면 처갓집 신세를 질지언정 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란다. 일생을 바쳐 검사를 만든 부모는 그 아들로부터 여태껏 아무런 경제적 혜택을 받지 못하며 살고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만드는 법관이 있을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런 이는 극소수가 아닐까. 대다수 법관은 청정하지 않을까. 법관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 없이는 부패 없는 나라를 세우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무용수들은 무대에서 무수히 회전하면서도 어지러움으로 쓰러지지 않는다. 나는 그 비결이 궁금했다. 한 전문가는 보이는 것을 다 보지 않고 오직 한가지에만 시선을 집중하면 된다고 한다.

   세상에서 떨어지는 부패를 다 보려고 하면 어지럽다 못해 미쳐버릴 것이다. 청정해야 한다는 것, 청정해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세상에는 청정한 지도자나 법관이 훨씬 더 많다는 것만 생각하고 믿어야 한다.

   작은 의심은 또다른 부패의 씨앗을 뿌리고 ,큰 의심은 믿음을 만든다. 자신의 부패를 합리화하려는 의심은 작은 것이고, 나와 남이 다 같이 청정해지기 위해서 마음의 뿌리로 파고 들어가는 의심은 큰 것이다. 자기중심의 작은 의심은 부정적 냉소주의로 빠지게 되고, 큰 믿음은 긍정적 노력으로 발전한다.


   화엄경은 “믿음이 도의 근원이고 모든 공덕의 어머니다”고 가르친다. 믿어야 공덕을 지을 수 있고 도를 닦을 수 있다는 말이다. 법화경도 “믿음에 의해서 도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의 본성에는 깨끗함과 더러움이 같이 들어 있지만, 더러움을 쉬고 깨끗함을 실천해야 마음이 평화롭고 만사가 잘 된다고 한다. 삼척동자도 알 수 있지만 팔십 노인도 행하기 어려운 가르침이다. 그래서 믿음이 요구된다.

부패를 추방하는 데는 별 뾰족한 수가 없다. 국민 각자가 저 가르침과 법관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청정행을 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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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우리 사바 중생계에서는

첫째도 믿음,
둘째도 믿음,
셋째도 믿음입니다.

이는 종교에서뿐만이 아니라
가정 사회 국가 어디에서나 총체적으로 가장 필요한 덕목입니다.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세상은
불국토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과연,
무명의 할머니인 저 자신은 얼마나 큰 종교적 믿음을 갖고 있는지,
<언감생심>타인으로부터  아주 작은 신망이라고 받고 있는지
의구심이 몹시 커지고 있는 안개비 내리는 통영 앞바다 초가을 아침입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네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내일 새벽 예불 때 뵙겠습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신해행증
믿음은 도의 근원
지금 비 와요
건강하셔요 모든 분들요
미국  여행시 큰스님께서 질문하신  불교 문제들
설영화보살님께서
큰수술실 수술실 밖에서 기도해 주신
구봉  대선사님 얘기
중국 운남성 여행시 버스  안에서 쉴때
미국 지월 홍보살 님께서
지명 큰스님께서 마지막  템플대학
종교철학  박사학위 논문 완성하실  때
아드님께서  홍보살님께서 만든  손칼국수
따뜻할  때  허허 지명  대종사님께 갖다드린 일화
가슴 뭉클 했어요

큰스님
건강하셔요

가을
가슴 먹먹하게 하는 계절

              정광월    두 손 모음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참 좋은 도반 , 정광월보살님!~

밤 10시가 넘었는데 궂은 빗소리가 장마를 연상케 하네요.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면
어려운 사람들이나 동물들이 밤새 벌벌 떨고 있을 텐데요.

큰스님 큰 수술 시에 수술실 밖에서
간절하게 기도하셨을
구봉큰스님 꼭 뵙고 싶습니다.

홍보살님 아드님께서 먼 거리까지
따뜻한 칼국수를 직접 가져 오셨다니
지극정성에 경의와 찬사를 드립니다.

언젠가 법회 후
큰스님께서
정광월보살님이 맛있는 호떡 식을까봐
목동에서부터 가슴에 품고 오셨다는 말씀에 다들 감동했었지요.

가을 ㅡ
먹먹해지기도 하지만
성숙의 계절 같습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