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 안면암 일기 } <아침햇살을 받아 황금탑처럼 빛나는 지장대원탑과 칠층대탑> 2021년 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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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4,427회 작성일 21-08-10 10:52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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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는 원한을 가져오고
패한 사람은 괴로워 누워 있다
이기고 지는 마음 모두 떠나서
다툼이 없으면 스스로 편안하다.
'패배의 승리, 승리의 패배' ㅡ 인생에는 이런 사실이 종종 있다.
싸우시오. 끝까지 싸우시오.
그러나 다만 소살(笑殺)해도 그만일 작은 적들을
우리는 인생에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

하나에서 온 우주를
한 선승이
번뇌를 없애기 위해서 참선을 하는데, 참선을 하면 할수록 번뇌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많아지는 것이었다. 번뇌를 없애려 하면 그 번뇌는 수만 많아질 뿐 아니라 각 번뇌가 더 크게 덤벼오는 것 같았다. 깨달음을 구하려고 해도 더욱 답답한 마음만 들었다.
비 오는 어느날도 참선을 하면서 빗소리를 들으며 번뇌를 피우고 있었다, 추녀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가 들렸다. 낙숫물 소리는 물의 양이 많아서인지 더욱 많은 번뇌를 몰고 왔다. 그런데 물통에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가 갑자기 천둥치는 소리처럼 크게 들렸다. 그 순간 선승은 온 우주가 깨어져버린다는 생각을 했고 동시에 깨달음을 얻었다.
선승은 이제 모든 방황에서 벗어나 아주 편안한 자리에 앉게 되었다.
선승은 작은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에서, 일본의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보다 무량억천만억배가 더 큰 번뇌폭탄의 폭발음을 들은 것이다. 선승은 극히 작은 것에서 온 우주를 다 보았고, 마음 속에 일어나는 작은 번뇌에서 온 우주의 번뇌를 다 피웠다. 길가에 핀 작은 잡초의 꽃에서, 잎에 맺힌 한 방울 작은 이슬에서 온 우주의 번뇌와, 온 우주의 업과, 온 우주의 변덕과 , 온 우주의 심술을 다 보았던 것이다.
우리는 우물 안의 개구리다. '나'라는 통 속에 갇힌 개구리다. 온 세계를 보아야 하겠는데, 우물에서 아무리 헤엄치고 돌아다녀 봐도 우주를 볼 수도 알 수도 없다. 이 상태에서 온 세계를 보는 길은 오직 한가지다. 우물가에 앉아서 우물을 고요히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면 그 우물에 하늘과 구름이 비친다. 꽃도 비치고 낙엽도 비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 비친다. 더 마음을 가다듬고 우물을 바라보노라면 '나'의 얼굴이 비친다. 이 우주는 내가 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나는 우주의 머리요, 가슴이다. 내 얼굴을 보면, 이 세계 주인의 얼굴을 본 셈이다.
우리가 육대양의 바닷물 맛을 알고자 할 때, 모든 바닷물을 다 마셔서 알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다. 배가 터지게 마시더라도 그 물을 다 마실 수 없거니와, 다 마신다고 해도 바닷물의 맛을 더 아는 것은 아니다. 단 한 모금을 마심으로써 그 자리에서 바닷물의 맛을 알아야 한다.
시간도 마찬가지다. 영원의 시간을 알고자 할 때, 그 시간을 다 살아서 알려고 해서는 무량백천만억번 죽었다 깨어나도 시간을 다 살 수는 없다. 바로 지금 시간의 맛을 보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온 우주의 얼굴도, 내가 갇힌 이 우물에서 보아야 한다. 하나에서 모든 것을 보아야 한다.
한 선승은 하나 가운데 모든 것이 들어 있음을 설명하기 위해서 둥근 공의 내부처럼 전면이 원형으로 된 방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방 안을 작은 조각거울 무량억천만개로 장식했다. 선승은 중앙에 불상을 놓고 그 앞에 촛불을 켰다.
촛불은 빛과 그림자를 만들 것이다. 수많은 작은 거울이 방 중앙의 불상과 촛불, 불상의 그림자를 반사할 것이고, 각 거울은 상대방 거울이 반사하는 내용을 또한 반사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거울 하나하나는 중앙에 있는 불상과 촛불과 그 그림자를 담을 뿐만 아니라, 다른 거울들이 담고 있는 모양 전체를 서로서로 담게 된다. 거울들이 담고 있는 모양 전체를 서로서로 담게 된다. 거울들이 서로서로 반사를 주고받으면 작은 거울 한 개에는 무량억천만개가 반사하는 내용이 계속 들어간다. 모든 거울조각이 각기 다른 모든 것을 그 안에 포함하게 된다.
왜 모든 것을 포함하는 작은 하나, 온 우주의 견본으로서 작은 하나가 필요한가. 대답은 간단하다. 우리는 우물 안의 작은 나에게서 온 우주를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 엉덩이가 차지한 이 작은 자리에서 , 세상에 있는 온갖 좋은 것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누려야 하기 때문이다.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 아침의
지장대원탑과 칠층대탑이 마치 황금탑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찬란한 태양의 위력입니다.
안면암에 불보살님의 가호와 가피로 경사스러운 일들이 생길 것 같은 예감입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네감사드립니다...모두의덕분입니다. 나무아미타불.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우리 사바세계는 말씀처럼 모두의 덕분입니다.
부처님이 계셔야 중생이 있고 , 중생이 있어야 부처님이 계십니다.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바로 지금 시간의 맛을 보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온 우주의 얼굴도, 내가 갇힌 이 우물에서 보아야 한다.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ㅇㄷ님!~
지혜의 깊이가 갈수록 수승해집니다.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