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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자: "아뇨 난 후회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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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게시대행 댓글 8건 조회 7,189회 작성일 21-08-23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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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의 입이 틀어지고 귀뚜라미가 울기 시작한다는 처서가 지나고... 


모기의 입이 돌아가고 귀뚜라미가 울기 시작한다는 처서가 지났다. 코로나 때문에 거의 2년 동안을 이상하게 살았고, 전세계의 행/불행과 기회가 이동하고 있는 상황을 실감한다. 그런데 내가 사는 독일은 모기도 없고 귀뚜라미도 없으니, 가을의 향수병이 더 심해지고 있다. 어제 우연히 프랑스의 국민 가수이고, 2차 전쟁 이후로 최고의 샹송가로 꼽히는 '에디트 피아프'( Edith Piaf, 1915-1963 ) 의 자서전 적인 영화를 보고, 다신 불평 안 하기로 했다.

 

'에디트 피아프'는 서커스에서 곡예를 하던 아빠와, 이름도 모르던 어느 집시 사이에서 태어났다. 2달 되었을 때 어머니는 도망을 가 버리고, 아버지는 딸을 키울 능력이 없어서 ,포주 노릇을 하던 친 할머니에게 맡겨졌다. 어려서 무슨 이상한 열병으로 장님이 되었다가 다시 눈을 뜨게 되었으나,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 밑에서 창녀 노릇을 하며 공부도 제대로 못했다. 17살 때 딸 하나를 낳았으나 곧 사망했다. 그래도 노래를 선천적으로 잘 해서 길거리에서 구걸하며 노래하다가 어느 유명한 매니저를 만나 술집에서 매춘을 하며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그 매니저도 미스테리하게 일찍 죽어버린다.

 

그녀의 음성은 사람들의 깊은 영혼을 움직이게 했고, 그녀는 밥만 얻어먹어 배만 부르면 노래를 꾀꼬리처럼 잘 불렀다. 그러나 몸이 너무 허약해서 노래를 부르다가 잘 쓰러지곤 했다. 나쁜 놈들에게 이용도 많이 당하고, 살인죄로 몰려 감옥살이도 했다. 또 어느 유부남인 권투 선수를 무척 사랑한다. 그녀는 47세, 죽을 때까지 그 권투 선수를 거의 집착적으로 사랑했으나, 안타깝게도 그 선수는 비행기 사고로 일찍 죽는다. 그 후 그녀는 잦은 자동차 사고로 척추가 다 망가지고, 온몸이 너무 아파서 아편 중독자가 된다. 그럼에도 노래를 잘 해서 관중을 황홀하게 했다. 그녀의 몸과 정신은 형편없이 다 망가지고 아프면서도 무대에만 서면 노래를 그렇게 감동적으로 잘 불렀다.


“아뇨, 난 후회하지 않아요” “골짜기에 울리는 세 개의 종” “사랑의 찬가” “신사” “장밋빛 인생” 등.. 지금도 심금을 울리는 그녀의 노래는 마치 성가 같다. 특히 “아뇨, 난 후회하지 않아요” 라는 노래의 가사는 아주 불교적이다; 좋았던 나빴던 과거는 다 지나 간 것이니 다 잊고, 지금 0 에서 시작해요. 라는 내용으로, 지금까지 서양의 기독교에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가사이다. 그렇게 험하고 불평등하고 힘든 그녀의 삶에서도 그녀는 좌절 안하고 항상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는 오뚜기처럼 그 불구의 몸과 마음을 끌고 무대에 나가 슬프고 아름다운 노래를 존엄스럽고 간절하게 불렀다. 그 와 중에도 그녀만의 신 (God)을 부르며 기도하다가 결국 47세로 과거의 추억을 더듬으며(다행히 행복했던...) 프랑스의 작은 도시에서 어마어마한 빚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우리 부부는 다가 오는 9월 1일에 한국으로 여행을 가기로 하고, 비행기 표까지 사 놓았다가 코로나 규칙 때문에 취소를 해서 약 30만원의 페널티를 물었다. 둘 다 백신을 두 번 맞았고, 음성 테스트에 합격했는데도, 외국 국적을 가졌다는 이유로 한국에 가는 비자를 받아야 하고, (여행사에서도 그 사실을 몰랐다!) 비자 받는 기간이 4주 이상 걸린다고 해서, 쪽이 팔려 그만두었다. (웃음) 그래서 안면암의 허허 큰스님에게 드릴 '프로폴리스' 와, 총무 보살에게 드릴 영양 크림과 해탈심, 정광월 보살님께 드릴 아몬드가 들어있는 맛있는 쵸콜릿을 가방에서 다 꺼내고, 그렇게 밤낮 기다렸던 한국 휴가를 취소하고 억울해서 펑펑 울었다. 그런데 오늘 다시 생각해보니, 이 모두가 인연 문제이고, 우리 철없는 부부가 타지에 가서 혹시 병들어 여러 사람들에게 신세 지지 말라고 미리 시나리오를 짜신 불보살님의 배려인 듯하다.


상기의 '에디트 피아프' 에 비하면, 이번의 여행 포기는 정말 '새 발의 피' 도 아니다. 내가 알기론 지금까지 여행 못해서 죽은 사람 없다. 다 사치스런 어리광일 뿐이다. 다시 얻은 이 귀한 4 주를 어떻게 보람 있게 쓸까? 연구해 보았다. 오래 전부터 양로원이나 소외된 노인들을 위한 봉사 활동을 하기 위해 “손 발 관리사” 자격증을 하나 따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 중이다. 이곳 사람들에 비해 얼굴도 노랗고, 눈이 작은 내가, 그들에게 그냥 가서 도와준다고 하면 미심 적어 하니까 그 핑게라도 대며 쉽게 접근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배워둬서 나쁠 게 하나도 없다. 변호사 사무실 일 마치고 쉬는 시간에 그런 봉사까지 하면, 내 자신이 너무 행복하고 피곤해서 가을의 귀뚜라미 소리 많이 그리워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양자 대박이고 만세다.

 

2021년 8월 24일, 독일의 소양자 

댓글목록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

모기입이 돌아가고 귀뚜라미가 우는 가을 시작이네요...
부지런하신 해탈심 대보살님, 그리고 안면암 홈피 애독자님들 홍수에 떠내려가지 마시고 바람에 날라가시지 마세요. 계절은 여지없이 오고 갑니다. 염라대왕의  엽서자요. 코로나극성에도 힘내시고 건강학세요. 모든것은 다 지나갑니다. ( 웃음) 독일의 소양자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글로벌 원더우먼 소양자대보살님!~

문장력과 묘사력이 뛰어나신 자연심보살님의 글 중에서 오늘이 가장 감동적입니다.
왜냐하면 영광스럽게도
큰스님
청정심총무님,
이름 아래
제가 아주 좋아하는 드릴 아몬드 쵸코렛 선물이 있기 때문입니다.ㅎㅎㅎ

만나고 헤어지고, 피고지고,
살고 태어나고 , 등등
일체가 시절인연의 결과라고 생각하지요.

모든 것은 다 흘러 지나갑니다. 가장 완벽한 진리.

손 발 관리사 자격증 ㅡ  대박이며 만세입니다.

첫 봉사 소식 학수고대하겠습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소양자  보살님
한국 오신다고 마음의  준비
선물까지 송구스럽습니다
저는 보살님과 멀리서 뵙고
대화도 나누지 못했는데요
다음 휴가 땐 꼭 오셔요
주변의 좋은 곳  여행 많이 다니셔요
한달 한번 맞나는 것보다
전화  자주하시는게  더 낮다고
티비서
노래    오늘 처럼 비오는 날
동네 오가며 부르는것도
요즈음 티비서 노래 프로 많아서
그걸 보며 지내요
불교티비도 가끔 요
2주간 연장  되어
추석되면 풀리려나
폰에  깔면
불교티비.라듸오 울림  들으실  수  있어요
어제 선배 언니 법련사 불일서점 일요일 봉사
길에서 만났어요
지겹다고
저는 아니라고 불교티비도 있고...
그 언니  혼자 사셔요
오늘도 걸어서 세계 여행 보다 지금
탄자니아  바다로 나가 고래와 헤엄치는
큰스님 생각났어요
대서양횡단때에  돌고래 지나가면  큰스님께서도
함께  수영 하시고 싶었을 거 같아요
큰스님 탄자니아 가셔 대자연도 보시고
고래와 함께 수영을
큰스님
건강하셔요

소양자 대보살님과  부처 거사님과
행복하시고
변호사 사무실 나날이 번창하셔요
보살님과 함께여서 사업  더 잘되실것 같아요
오실 때  까지  건강하셔요
좋은 글 올려 주셔 감사드립니다

              정광월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40년전쯤 영화광이었던 헤어진 애들아빠와 에디트 피아프 영화를
소파에서 열심히 본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올랐습니다.
만인의 영혼 속에 깊이 파고들던 열정적인 노래가 지금 귓가에서 들리는 듯합니다.
무식해서 제목도 몰랐는데

"아뇨, 난 후회하지 않아요."
정말 참 좋은 제목이네요.

험난하고 지친 인생 중에서도 만인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었던
 에디트 피아프 보살님에게 박수와 찬사를 보냅니다.

세상을 떠난 지 60년이 훨씬 지났으니 분명코
숙생의 두터운 업장 모두  다 소멸되어
 편안히 오랫동안 쉬면서 <다음 생>을 준비할 것만 같네요.

감동적인 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

해탈심 대보살님, 정광월 대보살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 홈피를 열심히 지키시며  늘 긍정적으로 해석해 나가시는 지혜로운 보살님들께 늘 감사하고 박수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용기를 주시고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뵈올 때까지 안녕 !!!  독일에서 자연심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글로벌 원더우먼 소양자 대보살님!~

부처님 법을 함께 배우고 실천하고자
단조로운 안면암 홈페이지에
항상 소중한 윤활유를 넣어 주시는 자연심보살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보여주시는
홈페이지에 대한  큰 관심과 애정은 그 어느 불자님도 따르지 못할 것입니다.

코로나19의 가르침에서 자유로울 때
건강하신 #두분의 모습
안면암 포교당에서 기쁘고 즐겁게 만나 뵙겠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자연심  보살님
불명  생각나네요
오래전  머리희고 키크고  자연심 대보살님
생각 언뜻 나네요
지명 큰스님께서  그  보살님 가끔...
청계사 계실  때
소양자 자연심 대보살님
잘 지내셔요
건강하셔요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

대보살님들 감사합니다. 기다리는 맛도 쏠쏠합니다. 어제 손,발관리사학교에 등록했습니다. 당당  최연장자입니다. 일등으로 배우고 졸업해서 봉사 많이 할께요. 관심과 청원에 다시한번 힘내고, 열심히 도전하겠습니다. 독일에서 자연심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