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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어제 BTN 기자가 찍은 안면암>, < 바다의 공덕 7 >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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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4,766회 작성일 21-07-2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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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욕심의 그물을 끊고

사랑을 위해 끌리는 일이 없는

지혜와 식견이 가이없는 불타를

누가 그릇된 길로 이끌겠는가?


돈으로 얻은 자유는 돈이 가면 따라서 가고, 권세와 지위와 미모로 얻은 자유는

권세와 지위와 미모가 가면 그 또한 따라서 가나니 그것은 허망한 자유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진정한 자유는? ㅡ 벼랑에 달려 손을 놓아 버리는 것이 대장부다.(撤手懸崖是丈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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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고 씩씩하게 마음을 세워

집을 떠나 부지런히 도를 닦아,

바른 지혜로 고요히 생각하는

이 부처님에게는 하늘고 예배한다.


우리가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은 세계 최고의 히말라야산 꼭대기를 달릴 때 고금의 천재· 거인의 심경을 바라볼 수 있다.

평원에서 오르는 자옥한 안개와 독한 연기를 감싸는 우울과 시름.

장밋빛 새벽 빛을 남보다 먼저 바라보는, 속진(俗塵)을 떠난 의젓한 모습의 시원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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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여파와 법신


           서울에서 중요한 계약건으로 약속이 있다는 한 사업가의 차에 동승한 적이 있다. 우리는 교통체증을 감안해서 일찌감치 출발했다. 일반도로에서는 씽씽 잘 달렸다. 그는 "이렇게 도로가 한산할 줄 알았으면 절에서 좀 더 쉴 걸 그랬다"며 아쉬워했다. 그런데 고속도로에 들어선지 얼마지 않아서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하고, 마침내는 가는 시간보다 서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전광판에는 '사고처리 중'이라는 빨간 글씨가 나타났다. 사업가는 속이 타는 듯했다. 열심히 전화를 걸어보고 지시를 하지만 뭔가 잘 안 되는 모양이었다. 안절부절못하며 정신이 없는 것 같았다.

    그 사업가는 빨리 가고 싶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지불할 것이니 고속으로 달릴 권리도 있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만 돌아가지 않는다. 정해진 대로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 4,000만 명이 조심하더라도, 단 한 명이 한 개비의 성냥만 그어대면 대구지하철 화재 같은 대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미치지 않았다면, 고의가 아니더라도, 한 명만 교통사고를 일으키면 많은 사람이 고생할 수 있다. 또 불똥을 맞을 수도 있다. '불량 만두속' 사건 때는, 성실한 사업가들이 억울하게 쓰러져갔다. 한강에서 투신자살한 사람도 있었다. 나중에 죽은 사람을 살려내거나 쓰러진 사업가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지는 못했다. 나라의 경제 주권이 IMF에 넘어갔을 때, 많은 기업과 개인이 죽어갔다.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사건 때 영문도 모르는 젊은이들이 죽고 다쳤다. 다른 사건의 불똥이 튕겨서, 자신의 직접적인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손해 보고 망한 사람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내가 작은 배를 타고 있는데, 큰 배가 주변을 통과했다고 치자. 작은 배에게 그 여파는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배가 뒤집힐 수도 있다. 작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본 사람은 '여파'의 의미를 더욱 강하게 실감할 수 있다. 바다에만 여파가 있는 것이 아니다. 육지에서도 똑같이 여파가 있다. 우리가 그것을 느끼지 못하거나 간과할 뿐이다. 이 우주는, 이 세상은 나에게 있어 아주 큰 배이다. 나는 아주 작은 배다. 나는 이 세상의 여파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아무리 작고 무능한 사람도 사고를 저지르고 아주 큰 여파를 만들 수 있다. 나의 예상이나 희망과 달리, 나의 배는 언제든지 흔들리고 뒤집힐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정체 정도는 누구나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이의 사고 여파가 나에게 금전적 피해를 주거나 인명에 손상을 가할 정도까지 이른다면, 인과의 법칙에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고속도로에세 트럭의 보조 타이어가 빠져나와 중앙분리대를 넘어 마주 오던 승용차의 앞 유리를 쳤고, 그로 인해 그 운전자는 사망했다. 큰 돌을 싣고 가던 트럭이 고속도로에서 급커브를 틀면서 돌이 떨어졌고, 뒤따라오던 승용차가 그에 부딪혀 사망사고가 났다. 현장에서 피해자들의 잘못은 전혀 없다. "그 승용차들이 10분 전이나 후에 그  현장을 지나게 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을 가져 보지만, 우리의 질문은 피해자들이 전생이나 금생에 저렇게 사고를 당할 업을 지어서 그 과보를 받느냐는 것이다.


     불교에는 인과법도 있지만, 그것의 뿌리는 우주 흐름의 전체 측면에서 보는 법도 있다. 똑같은 사안에 대해서, 중생은 고통으로 받아 들이기 때문에, 그 앞에 미혹과 악업이 있게 된다. 깨달음의 입장에서는 그 고통을 '법신法身'이라는 우주가 움직이는 모습 그 자체'로 이해하기 때문에, 그 앞에 반야 지혜와 해탈 수행이 있게 된다. 중생은 인과로 풀이하지만, 부처는 세상 흐름의 여파로 내려다보는 것이다. 여파가 고통스러운 것이라 할지라도, 그 역시 법신의 일부라는 것이다.

   뜻대로 되지 않아서 괴로운가? 그대의 잘못이 아니다. 신문 방송에 얼굴을 많이 드러내는 스타들이 부러운가? 그것들 아무 것도 아니다. 사고를 쳐서 여파를 만들려고 연구하는 사람들이다. 그대, 그대의 전체를 내려다보는 감상만이 있는 그대로의 삶을 느끼게 한다.



위, 측면에서 찍은 안면암 사진 두 장은

어제 방문했던 BTN 불교방송 기자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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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바다의 공덕 7>

                            ㅡ 석지명 큰스님 법어집에서


세상에 똑같은 공간과 시간이 없음 즉 공함을 가르쳐 준다.

끊임없는 변함을 나타내고,

무상을 나타내고,

영원불변의 실체가 없다는 공함을 나타낸다.

변해가는 과정에 있을 뿐임을 알려 준다.


★★★★★★★★★★


바다에 오는 이유 / 이생진


누군가를 만나러 온 것이 아니다
모두 버리러 왔다
몇 점의 가구와
한쪽으로 기울어진 인장과
내 나이와 이름을 버리고
나도 물처럼
떠 있고 싶어서 왔다

바다는 부자
하늘도 가지고
배도 가지고
갈매기도 가지고
그래도 무엇이 부족한지
날마다 칭얼거리니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날씨가너무덥습니다.  삼가월주  대덕  조사어른  큰스승님께  능신 성덕으로  소신인과로서  각체불신  각용  법계에다시  만남을 해인삼하시어  오시옵소서    대방광불  화엄경 !        부처님이  말이 없음에  입에서  연꽃잎이터진다.  숭고한  말속에  연꽃이  핀다  .  .  예를다하는것은 공경하는것이요 .  교만을꺽는것  마음이익어야한다  .  그마음밝히면  보살이니라. ..대방광불화엄경  ..사진이  너무 아름다워요..  수채화로 짙은 녹음속에 별장의도시를 그린것 같애요  우리  안면암절은  아름다운 요정 나라인듯  ㅎㅎ ㅎ  나무아미 타불  관세음보살  .  감사해요  .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 보살, 원만행보살님!~

BTN 불교방송을 보다가 금산사 조실이신 월주 대종사님의 열반 소식을 들었습니다.

얼마전 다큐 프로에서 대종사님의 사회운동에
일로매진하시던 모습을 뵙고 감화를 받았었는데
불교계에서는 또 한 분의 대덕고승을 떠내보내시게 되어 너무 슬픕니다.

석지명큰스님의 은사스님이신 혜정대종사님과
사형사제간이어서  입적이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혜정대종사님을 생전에 뵙지 못해서 월주대종사님은 꼭 뵙고 싶었습니다만,
저의 전생 업장이 두터운 까닭에. . .
하여 추모 특집 프로라도 열청하기로 했습니다.
3시의 뜰 앞의 잣나무 프로도 봤습니다.

짙은 녹음 속의 안면암 모습은
속진俗塵의 번뇌를 당장이라도 씻어줄 것 같은 무릉도원의 장관입니다.

댓글 감사ㅡ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벼랑에 달려 손을 놓아 버리는 것이 대장부다.(撤手懸崖是丈夫)

명심 또 명심하겠습니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ㅇㄷ님!~

역시 대장부의 한 마디는 큰 울림이 있네요.

폭염과 코로나19 와의 나날 속에서

부디 건강관리 잘하시길 비옵니다.

댓글 감사 감사합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