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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폭염 속 어미 고양이의 모성애 > 2021년 7월 29일 목 (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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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4건 조회 3,466회 작성일 21-07-2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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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기도나 제사는

미쁜 것도 아니요, 귀한 것도 아니다.

그러한 것은 우리로 하여금

모든 괴로움에서 건져 주지 못한다.


우리는 왜 종교를 필요로 하고 부처나 신을 믿어야 하는가?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ㅡ 그러나 그보다 너무 많이 가졌기 때문에.

"너의 물(物)로부터 너 자신으로 돌아가라."  ㅡ 소크라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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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

             숲이 우거진 깊은 산속은 사람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한다. 먼지가 없다. 시원하다. 물맛도 좋고 밥맛도 좋다. 소화가 잘되고 피로감이 없다. 마음껏 고요를 음미하고 즐길 수 있다.

    그렇지만 여름밤이면 무척 불편한 것이 있다. 모기와 나비가 불빛을 향해 방 안으로 물려오는 것이다. 모기향을 피워보지만, 모기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방으로 들어온다. 아침이면 모기의 시체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모기의 습성을 아는 나는, 외등을 켜고 방 안을 캄캄하게 만들어 모기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어느 날, 내가 사는 곳을 방문한 도반과 함께 밤을 보내게 되었다. 내가 방 밖에 나가 몸을 씻고 돌아오니 방 안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깜짝 놀라서, "불 꺼"라고 소리쳤다.

     그 순간, 도반을 향해 외친 말이, 갑자기 나의 뒤통수를 꽝 내려치는 것 같았다. '내가 지금 누구에게 큰소리치는 거야' 모기를 끌어 모으는 불이 뭐 그리 중요한가. 번뇌를 끌어 모으는 내 마음의 불이 당장 시급한 문제가 아닌가. 불을 꺼여 할 사람은 바로 내가 아닌가.

     내 속의 번뇌 망상과 고독과 고통의 밖에서 오는 것인지, 아니면 내 안에서 스스로 생겨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모기가 불빛을 향해 무적정 달려드는 것은 확실하지만, 내 마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불인지 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만은 분명하다. 내 마음속의 그 무엇이 번뇌 망상을 끌어당기거나 생산하고 있다는 것 말이다. 편의상 그것을 "마음의 불길"이라고 이름 붙여두자.

     그러고 보니 불교에는 "화택火宅" 즉 "불난 집"이라는 말도 있고, "열반涅槃" 즉 "불어 끄다" 라는 말도 있다.열반은 불교의 궁극적인 이상 경지이다. 욕망의 불 또는 번뇌의 불을 불어 끔으로써 삶의 실상을 여실히 볼 수 있는 지혜가 생기고, 고요의 평화를 느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세상의 갖가지 유혹은 여름밤의 모기나 나비와 같다. 먼저 생각나는 유혹이 "상相" 즉 "잘난 체"이다. 세상의 모든 싸움은 모두 잘난 척, 강한 척, 선한 척하는 데, 그 뿌리 또는 출발점이 있다. 자동차가 편리하지만, 사고가 나면 그 순간부터 지옥이다.

     모든 사고는 아주 사소한 방심에서 일어난다. 교통사고만 무서운 것이 아니다. 한 마음 잘못 먹고, 한마디 잘못하고, 한 몸짓 잘못 틀면, 한순간에 지옥을 맞이할 수가 있다.

    모 대기업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을 보자. 그의 아들이 다른 이와 부딪쳤을 때, 양편 중의 어느 한쪽이 먼저. "미안합니다"라고 한마디만 했으면, 그 후가 평화로웠을 것이다.

     그 다음에고 한 마음만 돌렸으면 될 많은 단계가 있었다. 불빛을 향해 무작정 달려드는 모기와 불나비만 이상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도 참 이상하다. 쓸데없는 자존심을 세우고, 주먹 한번 잘못 휘두르고는, 그 때문에 많은 비용을 치른다.


    청소년 범죄 사건들도 불나비 같은 사람의 마음을 잘 보여준다. 위험을 무릅쓰고 훔치거나 강탈한 돈을 어디에 쓰는가. 대부분의 경우에 유흥비고 탕진한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남의 눈에 보일 정도로 이상한 짓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직접적으로 돈을 훔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욕망까지 없지는 않다. 번뇌 망상은 있다. 유혹은 있다.

    사람이 욕망의 불을 완전히 끌 수 있을까. 한마디로 없다. 재물, 색, 음식. 명예, 안락의 욕망은 우리에게 달려든다. 우리 머리를 어지럽힌다. 우리의 마음에 들어와서, "오욕락五欲樂을 빼놓고, 무슨 재미로 살지?"라는 의문이 들게 한다. 불교에서는 오욕락을 무조건 배제하지는 않는다. 불교가 고행주의는 아니다. 단지 모기를 방 밖의 외등으로 유인하듯, 욕망도 밖으로 유인해야 한다. 욕망의 유혹을 들어주는 척하면서도, 실제로는 그것에 빠지지 않은 방식이다. 내면의 불을 끄고 밖을 본다는 것은, 접하되 집착하지 않는다거나, 세상사람의 모든 동작들을 내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마치 외등을 향해 달려드는 모기와 나비를 측은하고, 안타깝고, 아픈 마음으로 바라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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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5시경 ㅡ  열대야를 피해 기와접수 책상 위에서 어린 새끼 4마리를 품고 있는 고양이 어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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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1,2시 가장 더운 시간인데도 새끼 4마리에게 골고루 젖을 물리고 있는 고양이 어미ㅡ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흘러 내리는 날씨입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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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서 눈 감은 채 어미와 새끼들을 지켜 보는 애비 고양이  (동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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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장마가 너무 빨리 끝나더니
폭염 때문에 하루 하루가 고통스러운 분들이 꽤 많으실 것입니다.

매일 소나기가 무척 기다려지기도 하네요.

우리 안면암 어미 고양이가
설봉스님을 아주 잘 따르고 순하다고 합니다.

어린 몸으로 새끼 4마리를 낳았는데
삐쩍 마른 채
새끼들 요구대로 빈 젖을 물리는모습이  대단한 정성입니다.

귀여운 새끼들아!~~~~

제발 어미 빈 젖 그만 좀 빨아 다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바닷물속에  풍덩풍덩하세요.  해변으로 피서들가잔아요 기회에 많이 많이 즐기세요.  지나가면  아싀워지면      안타깝지요.  고양이가너무  안타깝군요  살아있는 모든세계가위에역할이 쉽지않은  모성애의 역하로 필수적으로  그렇게살다  이어주는  자연적인  철칙인가봐요  우리인간들도  부성적보다    모서애의  애뜨싼  끈질긴  사랑  몸이  끈날때까지  아리자리한  사랑 을 놓지모싸징
ㅛ..묘한  세상의  생노병사라지요 .미여쿡좀한솥끌여서 식혀서  서너번씩  삼사일    먹여주셨으면합니다 ..미역값은 제가 만원 보시 하겠으니  보사님은  끌이는 수고로둘이  보시 행을    부탁합니다    해탈심보사님  건강하세요오늘따라  그곳  절경이 산뜻한느낌이  옵니다  . 감사합니다 .모두모두 건강 하십시요  .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미역국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는
인간이나 동물이나 새나 모두 똑같습니다 .

미역값 보시, 마음으로 충분하네요.

마음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고양이들아 무더운 여름 건강히 나자꾸냐~~~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