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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오늘을 잘 살라 _ {벽암록} > 2021년 8월 3일 화 (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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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2,562회 작성일 21-08-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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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나심은 즐거움이다.

법을 연설하심은 즐거움이다.

중들의 화합은 즐거움이다.

중들이 화합하면 항상 편하다.


"당신이야말로 부처, 부처 곧 당신."이라는 부처님의 말씀은 얼마나 사랑과 자비에 넘치는 말씀인가?

그러나 그 말씀처럼 냉혹하고 잔인한 말씀은 없다.

그 말씀은 얼마나 많은 범부 중생을 한없는 표박(漂泊)으로 추방시킴을 의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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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을 즐기는 사람도 멈추기를 바란다

           사람에게는 잘잘못을 구별하는 본성이 있다. 법적, 도덕적으로 아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사는 사람에게도 내면에서 이런 물음이 나온다.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야?" 그래서 건강, 시간, 돈을 충분히 가진 사람이, 오랜 기간 마음을 쏟을 일이 없으면, 자신의 한가로움에 대해서조차 죄의식을 가진다. '혹시 잘못된 것은 아닐까?'라는 저 막연한 회의가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교양과 지식과 복덕을 갖춘 이에게도 그들의 마음을 쏟을 음악, 그림, 시, 소설, 영화, 사랑, 놀음 등이 필요할 정도로, 끊임없는 물음을 품고 있다는 점은 지적하려고 한다. '심심함'을 파고들어 보면, '이거 제대로 사는 거야?'라는 물음의 몸통과 '끝없는 어둠' 즉 '무명無明'이라는 뿌리가 있음을 알게 된다.

     가난한 사람들, 설사 그들이 상대적인 빈곤감을 겪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기들의 가난을 물리쳐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가난이 악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불공평하고 잘못된 것'으로 판단한다. 포장된 악으로 부당하게 돈, 명예, 권력을 잡고 있는 사람들도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할 수만 있다면 그 악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한다. 악행 없이도 잘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악을 즐기는 사람조차도 그의 무의식 속에는 악이 발각되어 끝나거나 자발적으로 멈추기를 바란다. 

    나도 요즘 죄의식에 시달리고 있다. 일생동안 부처님의 품안에서 편안히 살기만 하고 특별히 불법佛法을 위해서 해놓은 일이 없다. 늙고 병들었다는 핑계로 수행도 게을리하고 편하게만 지내려고 한다.

불법을 널리 펴지도 못한다. 그렇다고 마음과 몸이 아픈 인연들을 빠짐없이 찾아다니며 위로하지도 못한다. 살아있으되 죽은 것과 다를 바 없으며, 부처님과 시주의 은혜를 갚을 길이 없다.죄책감이 밀물처럼 차오른다.

    그런데, 새벽예불 종송을 외우면서 문득 불보살님의 은혜 가운데서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묘책, 구실, 또는 핑계를 생각해냈다. 부처님은 '수형육도隨形六途' 즉 "중생의 형상을 따라 육도를 윤회하고", '시멸생선示滅生善' 즉 "중생이 선을 행하도록 자극하기 위해서 죽음을 보인다"고 하셨다. 나는 <법화경>과 <열반경> 가운데, 저 장엄염불의 사상을 뒷받침하는 부분을 다시 짚어보았다.

    <법화경> 「여래수량품」에는 '어진 의사의 비유'가 있다. 한 용한 의사가 있는데 그의 자녀가 심신에 병이 든 것을 보고 치료약을 마련해주지만, 아이들은 복용하려 들지 않는다. 아무리 타일러도 듣지 않자, 아버지는 타국에서 죽었다는 소문을 퍼뜨린다. 그 소문을 듣고 슬픔에 싸인 아이들은 과거를 뉘우치고 아버지가 마련해 주었던 약을 먹고 병을 치료한다. 마찬가지로 부처님도 생사를 떠났지만, 중생이 무상을 알고 열심히 수행할 마음을 내도록 짐짓 죽음을 보인다는 것이다.

    또 <열반경> 「 사상품 」에는 무량겁전에 성불한 부처님이 일천제나 마왕으로 변장하기도 한다는 말이 나온다. 이미 성불했다면 왜 야소다라 부인과 라후라 아들을 두었느냐는 가섭보살의 질문에 부처님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 중생의 풍습을 따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생을 따라 지옥에도 가고 소 돼지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도 중생의 형상을 하고 있다. 알게 모르게 갖가지 죄를 짓고 있다. 우리의 깨달음이 부처님의 것에 비해서 너무도 보잘것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부처님처럼 자유자재로 업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부처님 쪽으로 마음을 돌릴 수는 있고, 부처님처럼 원을 세울 수는 있다. 항상 인용하는 말, "동쪽으로 기운 나무는 언젠가 동쪽으로 쓰러진다"와 같이, 우리가 부처님처럼 중생을 위하는 원을 세우고, 해탈을 원한다면, 지금 우리의 악을 중생을 위한 가장된 약으로 되풀이할 수 있다.

     모든 중생이 가진 죄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불법의 불가사의한 도리에서 보면, 초발심의 출발점이 그대로 정각의 도달점이 될 수 있다. 주변에 나를 괴롭히는 악이 나타난다면, 그것을 불보살의 위악爲惡으로 받아들일 수가 있다. 악의 얼굴을 한 세상도 아름답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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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그대 오늘을 잘 살라    {벽암록} >  2021년 8월 3일  화 (음 6,25)


안면암 바다 위 부상교에 씌여진
불교 경전 게송 중 눈과 마음에 가장 각인된 게송 중 일부입니다.

★그대 인생의 가장 행복한 날, 절정의 날, 귀중한 날, 바로 오늘 지금이다.

★보살행자는 자기 것과 함께 임자 없는 꽃,
향 풀잎도 중생을 위한 선근으로 회향되도록 한다.

★어진 의사가 자식들을 구제하려고 방편으로 죽었다고 하듯이,
여래도 중생 위해 방편으로 입멸한다.

★살생하며 수도한다는 것은
제 귀를 막고 남이 듣지 못하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마음에 다른사람에게  죄지은것이없어  얼굴에 부끄러운  안색이  없다.  수행 은  자기가자기를  벌고  외면해서안되는것이다.  자기가자기를찿는것    .  도성품  부처나  다  자기를찿는것이다  그것ㅅ이  인생과 수행이지요?  !    나무아미타불  .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 보살, 원만행보살님!~

범부 인간인 이상 어찌 죄를 전혀 짓지 않을 수 있을까요?
부지불식간에 크고작은 죄를 짓게 되고 참회로 이어집니다.

여전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네요.

건강관리 잘 하시길 비옵니다.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