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칠월 용왕법회와 칠석법회 > 2021년 8월 14일 토 (음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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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9건 조회 11,665회 작성일 21-08-14 13:34본문
설
205
번뇌를 멀리 떠나 혼자 고요히
편안한 그 뜻을 즐거이 알면
음욕도 없고 탐심도 없어
감로의 법의 물을 마실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착한 일을 하기 위하여 착한 사람이 되기를 잊어버렸던고!
세상의 악취 중에도 선행의 부육(腐育)에서 발생하는 악취처럼 구역질 나는 것은 없다.
미혹에 접근할 수 있는 힘
오래전에 부산 범어사 강원에서 불경을 공부한 적이 있다. 큰절에서는 대부분 수도의 전공을 따라 선원 율원 강원을 두는데 , 선원은 참선공부를, 율원은 불교의 계율공부를, 강원은 불경공부를 각기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다.
선방(禪房, 참선하는 방)에서는 음력으로 4월 15일부터 7월 15일까지 석달 동안 참선(參禪)을 하는데, 7월 15일을 앞두고 범어사의 선방스님들이 일주일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 참선만 하는 용맹정진에 들어갔다.
나는 강원에 속했지만 특별히 발심한 다fms 도반들과 함께 낮에는 불경을 공부하고 밤에는 그 철야참선시간에 참석했다.
그런데 그 용맹정진의 나흘째 되는 날 깊은 밤, 모든 대중이 고요히 참선을 하고 있을 때 아주 큰 구렁이 한 마리가 참선방에 나타났다. 선방스님들이 평상시 참선할 때는 각기 벽을 향해서 앉지만, 용맹정진기간에는 서로 조는 것을 경계하도록 방의 중앙에 시선을 향하여 앉게 된다. 따라서 대중의 시선은 일제히 그 구렁이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공교롭게도 그 구렁이는 방문 앞에 자리한 조실스님 장삼자락 위로 올라갔다. 대중은 조실스님이 어떻게 대응할지 호기심을 가진 눈치들이었다.
조실스님은 참선하는 자세를 조금도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눈동자까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디행히 그 구렁이는 조실스님의 장삼자락을 미끄러져 내려와서 방문 밖으로 나갔고, 대중은 “휴우”하고 긴장을 푸는 듯했다.
쉬는 시간에 조실스님은 대중을 향해서 말했다. “내가 상대에 대해서 공포감이나 적의가 없고, 상대의 적의에 흔들림이 없으면 상대는 함부로 덤비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신라시대에 원효스님의 도반이었던 대안대사를 비롯해서 많은 고승이 산속에서 호랑이나 여우 같은 짐승과 함께 살았던 예를 열거했다.
그런데 몇해가 지난 어느날 신문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동물원에 가서 사자에게 먹이를 주던 한 어린이가 팔 하나를 잃었다는 기사를 보았기 때문이다. 조실스님의 말씀대로라면 그 어린이는 사자에게 아무런 공포심이나 적의가 없었을 것이 분명하므로 사자에게 물리지 않았아애 할 터인데 실제로는 물렸기 때문이다.
지금의 한국에서는 탁발, 즉 승려가 거리를 다니면서 동냥하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좋지 않게 생각하는 편이지만, 그 전에는 승려라면 누구나 겪어야 할 수행과정으로 생각했다. 나도 시골마을을 돌아다니며 탁발하던 때가 있었는데, 가장 어려운 문제는 개들이 짖고 대드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개를 보면 도망하거나 개가 있는 집은 들리지 않는 방법으로 피할 수 있었는데, 어느날 도반스님에게서 “대부분 개는 자신과 눈싸움에서 이긴 이에게는 덤비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듣고 시험해보니 처음에 짖던 개도 내가 계속해서 응시하면 수그러들곤 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동물들이 덤비지 못하게 하면서 그들과 가까이하려면 적의, 공포심, 흔들림 따위가 내편에 없어야 하고 아울러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힘이 스며나와야 한다. 사자에게 팔 하나를 잃은 어린이는 사자에 대한 공포심이나 적의는 없었겠지만, 대안대사나 조실스님이 가졌던, 미혹의 중생에 대한 연민의 마음과 상대를 제합할 수 있는 무형의 힘이 없었던 것이다.
상대에 대한 사랑 외에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어떤 힘이 필요한 것은 상대가 ‘감히, 차마, 또는 능히 ’ 이쪽의 자비를 착각하고 오히려 공격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 접근법이 어디 동물에게만 적용되랴. 천사와 마귀의 얼굴을 동시에 가지는 인간을 가까이 하는 데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대웅전


용왕각

삼성각
#산신님 # 칠성님 #독성님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설봉스님께서는
격상된 코로나 19 방역 거리두기를 엄수하시면서
예년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쓸쓸한 법회를
경건하고도 초연히 마치셨습니다.
타는 목마름으로
안면암 용왕법회를 매달 기다리시는
불자님께서는 분명코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하셨을 것입니다.
깊은 인연으로
안면암 홈페이지 오시는 귀인님들께서는 만사형통하시기를 비옵니다.
나무대원본존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상대에 대한 사랑 외에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어떤 힘이 필요
천사와 마귀의 얼굴을 동시에 가지는 인간을 가까이 하는 데도 마찬가지!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ㅇㄷ님!~
정성의 댓글 감사 감사합니다.
아자 아자!~~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석원영님의 댓글
석원영 작성일
ㅇㄷ님
무슨 뜻인지요?
구체적으로
머리가 돌이라서
석원영님의 댓글
석원영 작성일
ㅇㄷ님
실명이 누구신지요?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세상에서제일위대한종교는 친절 제일아름다운동사는 돕다 . 믿는우리의 지혜가 온삼세에 깊이들어가 화엄삼매 얻는다 .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종교가
< 친절 돕다> 란 진실을 덕분에 처음 알았습니다.
감사 감사드립니다.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어느 비구니스님
조계사 국제회의장 세미나서
친절교 만들고 싶다고
아는 비구니스님께 몆년 지나고 그얘기 하니
그 스님 큰절에서 제일 문제 많은
몇년 동안 저는 그 비구니 스님의 친절교를 얘기 하며
좋아 했는데 그 말씀 듣고 그 동안의 허무함
요즈음?오래전 부터 절에 안 나오시고
집에서 공부하시는 노보살 님.거사님들 많아요
여시아문 서점 노보살님 금강경오가해 구입하셔 집에서...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보살님!~
친절 ㅡ
말로는 쉬우나 현실에서는 그리 쉽지 않더군요.
얼마전,
어느 동네 작은 절에 갔다니
보살님이 웃는 표정이 전혀 아니어서 꽤 실망한 적 있었습니다.
어느 사회나 친절이 중요하지만
사찰에서는 절대 필수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