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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들꽃보살님들의 아침 인사 > 2021년 7월 5일 월 (음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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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5,033회 작성일 21-07-05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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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엮어서 성(城)을 만들고

살을 바르고 피를 거기 돌려,

그 가운데는 늙음과 죽음,

그리고 교만과 성냄을 간직하고 있다.


나는 당신의 관능을 안다.

나는 당신의 생리를 안다.

당신의 질투의 표정을 알고

당신의 허영과 위선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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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으로부터의 자유


           가끔 '행복지수'에 대한 보도가 나온다. 과거에 영국의 한 대학에서 각국의 국민을 대상으로 행복감의 정도를 조사해보니, 가난한 나라 방글라데시가 1위로 나타났다고 한다. 2002년에 다른 심리학자의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쉽게 믿기 어려운 이야기이다. 소유의 상대적 만족감이나 물질에 대한 욕망이 없고, 그래서 마음에 고통도 없고 평화롭게 산다는 것을 조사의 주요한 기준으로 삼았는지 모르겠으나, 그러한 기준이라면 미얀마나 인도 사람들이 더 만족을 느끼며 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방글라데시에서 직물공장을 경영하던 신도에 의하면, 자기가 접한 이들의 경우에는, 삶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태평스럽게 살다 보니, 근면성이나 책임감이 부족한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네델란드의 에라무스대학 팀이나 유엔개발계획의 조사통계에서는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호주, 캐나다 등의 환경이 좋은 나라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조사는 "무조건 만족하면 행복"이라는 과장의 거품을 뺐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안네 폰 블롬베르크는 행복의 요소 일곱 가지를 댄다. 기본적으로 오욕락五欲樂인데 그것을 요즘 사람들에 맞게 풀이한 것이다. 충분한 돈과 좋은 의식주, 건강과 만족스러운 섹스, 종사하는 일에서의 성취와 주변으로부터 인정 또는 존경을 받는 것, 삶의 의미에 대한 깨달음이다. 그중에서도 돈, 건강,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물질적인 풍요만이 아니라 삶의 방향이나 의미도 같이 추구해야 한다고 하니, 그럴듯하다.

    나는 저 행복의 요소들에 대해서 트집 잡을 생각이 없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모두 얻는 것, 참 좋은 일이다. 허나, 원하는 대로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자신의 직장이나 일에 대해서 만족하고 성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충분한 돈, 맛있는 음식, 아름답고 편리하고 안락한 주거 환경, 멋진 차와 맵시 좋은 복장, 항상 싱싱한 건강과 사랑 가운데서 전체는커녕 하나를 갖기도 쉽지 않다. 또 저것들을 잡으려면 그리고 잃지 않고 지키려면 대단한 노력과 고초가 따른다. 때로는 모험, 선택, 배신도 있어야 한다. 여기에 끝나지 않는다. 아무리 가져도 '더'가 따른다. '더 많이' 그리고 '더 좋은 것'을 원하게 된다. 게다가 자기 것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둘러보고 '상대적인 우월'을 구하게 된다. '뛰는 놈 위의 나는 놈'은 끊임없이 나타날 것이다. 계속 경쟁해야 하니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세월은 나와 주변 사람들을 늙고 병들고 변심하고 흩어지고 죽게 만든다.

    그렇다고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 ." 식으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에 만족하고 태평스럽게 살기도 쉽지 않다. 설사 나 자신은 좋다고 하더라도 현대의 물질세계에 물든 주변에서 "좀 의욕을 가지고 노력하며 살라"고 무언의 압박을 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석가모니부처님은 진짜 행복을 위한 멋진 그리고 아주 쉬운 방법을 알려 준다.

     어느 날 내가 운동화를 신던 중 갑자기 발바닥에 마비와 통증이 왔다. 걸을 수 없을 정도였다. 주변의 권유로 침을 맞았다. 그리고 다른 일에 열중했다. 침을 권유한 이가 통증에 대해서 물었다. 머뭇거리는 나에게 그는 "아픈 것을 잊어버렸지요?"라고 물었다. 그래, 아프지 않으니 잊어버렸다. "일부러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 그래서 좋은 것"에서 단서를 찾아야 한다.


     석가모니부처님은 세상을 '고통의 바다'라고 한다. 저 고해로부터 해탈하려고 하는 것, 열반을 얻으려고 하는 것, 행복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것, 그 자체가 행복의 길이다. 태양을 향해 앉아 봐라. 따뜻하다. 깨달음을 향해, 탁 트인 해탈을 향해 앉아 봐라. 편안하다.

"잊었다."

"모든다."

그곳에 행복이 있다. 물질의 감옥에 구속된 행복이 아니라, 있어도, 없어도. 가져도 놓아도 다 좋은 자유를 느끼게 된다. 그래, 행복을 잊는 자리에 행복이 있다.



엉겅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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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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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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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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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안면암을 외호外護하면서
매일 매일 피고 지는
아름다운 들꽃보살님들입니다.

관심있게 쳐다 보는 이 없어도
무심히
자기 할 일만 다하는 이들에게서 큰 교훈을 받으며 감사를 보냅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출신    즉벗어난다는것이중요하다 '  중생세계가  생노병사  의  고통의  감옥에서  벗어나는것이 해탈이다.무상의고통 지식건강 명에 재물 은오래못간다.  인과의무상을믿어야    이모이 이세상 있는한  복을  많이지어서  내세에  출신 활 로써  해탈한다 . 들꽃도  참 많으네요  높은 짙은 녹색위에 자리한  절풍경의사진또한    외국의  어는  곳을  생각나게하는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요 모두가    오늘은  백중  맞이  입제입니다  조상니들께감사의 잔을 오리며  행복을  두손모으겠어요 .. 나무지장보살 마하살  나무아미타불.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 보살, 원만행보살님!~

높고 짙은 초록 동산 위의 절 모습이 참으로 이국적입니다.

지장대원탑이 안 보일 때는
가운데가 훵 빈 듯하였으나
이제는 완벽한 한 폭의 수승한 그림 같습니다.

오늘 백중 입재일 마음은 동참하고 싶었으나 여의치 못했답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 지키시면서 애쓰신 분들께 모두모두 감사 드립니다.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인동초
혜화동  가산불교문화원  공부하러 가는  길
골목에 많이 피어 있었는데
정릉 경국사  부터 20년간  큰스님께 공부하신 보살님
맹인들을 위한  독서 보시하시는 보살님
침대 머리 맡에 가산불교대사전
보살님 처럼 지관 대종사님께  오래동안 공부하고 싶었는데
총무원장 하시느라 중단
조계사 마당에 가면  탑을 향해 항상  큰스님의
극락 왕생 발원 합니다

            정광월  두 손  모음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보살님!~

그 보살님께서는 정말로 대보살이셨네요.
우리도 그분처럼 보살도를 행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지관 대종사님을 생전에 뵙지 못하고 TV로만 가끔 뵈었지요.

지극한 마음으로 삼보께 귀의하시는
보살님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