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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장마철 음력 6월 초하루 기도 > 2021년 7월 10일 토 (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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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7건 조회 7,424회 작성일 21-07-1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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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기신품(己身品)

   사위국에 바라문 오백 명이 있어, 언제나 틈만 얻으면 부처님을 비방하려고 했고, 부처님은 또 이것을 잘 아시고 그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제도하려 하셨다. 바라문들은 의논하기를 "백정을 시켜 부처님을 청하게 하고, 만일 부처님이 그  청을 들어 백정의 집에 오거든, 우리 그것을 따지자."고 했다.

   백정은 부처님을 청했다. 부처님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백정의 집으로 가셨다. 바라문들은 이것을 보고 기뻐하면서 "오늘에야 때를 만났구나. 부처님이 만일 보시의 공덕을 찬탄하거든 우리는 백정의 전후의 살생을 들어 이것을 따지고, 만일 그 살생의 유래의 죄를 말하거든 우리는 오늘의 그의 복을 들어 따지자. 이 둘 중 한 가지는 틀림없이 이룰 것이다."라고 했다.

   부처님은 여럿의 마음을 관찰하시고, 범성(梵聲)을 내어 두 게송(164,165)을 설하셨다. 바라문들은 스스로 뜻이 열려 두 손을 깍지끼고, "우리는 어리석어 아직 거룩한 가르침을 무릅쓰지 못했나이다. 원컨대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했다.

159

남을 가르치는 바른 그대로

마땅히 자기 몸을 바르게 닦아라.

다루기 어려운 자기를 닦지 않고

어떻게 남을 가르쳐 닦게 하랴!


우주를 나의 의지하는 곳으로 삼을 때,

나의 의지하는 곳은 하나뿐이다.

나의 의지하는 곳을 나로 할 때.

나는 아무런 의지하는 곳이 없는 독일인(獨一人)이 될 것이다.


160

자기 마음을 스승으로 삼아라.

남을 따라서 스승으로 하지 말라.

자기를 잘 닦아 스승으로 삼으면,

능히 얻기 어려운 스승을 얻나니.


억만 년 과거에도 없었다. 억만 년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

천상 천하에 오직 하나인 존재, 둘 아닌 지금의 '나' 너 아닌 '나'. . . . . ,

귀하기도 하다. 거룩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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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의 상 지워야

                                여래가 나타난다


          짙은 병색의 50대 후반의 여성이 상담을 청해왔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수차례 검진을 받았는데 신체적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단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운이 없다. 오래 서 있을 수도 없다. 항상 피곤해서 누워야 한다. 본인에게 원인을 물었다. 몇 년 간 손자를 보살피면서 답답함에도 불구하고 참고 지냈더니, 갑자기 드러눕게 되었다고 한다. "손자를 보면 귀엽고 심심하지 않을 터인데 왜 답답함을 느끼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어린애에게는 큰소리를 치거나 화를 낼 수 없잖아요?"라고 답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가슴이 뜨끔했다. 어린애에게는 무조건 부드럽고 자비로운 말씨와 태도로 대한다는 "애기 보살핌 신조"에 감탄하고 존경심이 생겼다. 아울러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수행자는 모름지기 사람들을 부처님처럼 공경해야 하는데, 나는 그렇게 못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 무조건 친절의 원칙을 지키는 일이 대단히 어렵고 감사하기는 하지만, 몸에 이상이 올 정도로 답답함을 느꼈다면 뭔가 문제가 있다.

    어쩐 집착의 무거운 짐을 고단하게 품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아무리 아기를 보살피는 일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아기와 보호자가 다 같이 살아야 한다. 아기만 좋고 보호자가 병들면 되겠는가.

     왜 답답한가? 왜 괴로운가? 인연에 따라 나는 산 정상 높은 곳에 서 있을 수 있고, 바닷가 낮은 곳에 있을 수도 있다.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일할 수도 있고, 논밭에서 괭이를 들고 일할 수도 있다. 현재 서 있는 위치의 차이를 분별해서 매달리면 나는 괴로워진다.

    높은 자리에 있는 이는 떨어질까 불안해하고, 낮은 자리에 있는 이는 오르지 못해서 속상해 할 것이다. 반드시 높은 빌당 속의 사무실이 좋거나 낮은 땅의 농장이 나쁘지 않은데도 말이다. 내가 "혼자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이 한심하다"거나 "다른 이들은 저렇게 활달하게 잘 사는데"라는 생각을 지어놓고 그것에 매달릴 때. 나는 스스로 내가 만든 우리에 갇히게 된다. 공연히 패자에 끼어들고 한쪽 편에 빠지니 답답하고 괴로울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인생에 있어서 "그렇게 살지 않으면 또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철칙은 없다. 세상에 같은 것이 한 가지도 없듯이, 똑같은 삶은 있을 수 없다. 또 세상 사람들의 서 있는 자리가 각기 다르듯이 시각도 다를 수밖에 없다. 언어 표현의 한계 때문에 이것과 저것, 좋음과 싫음, 옳음과 그름, 참과 거짓, 아름다움과 추함 등의 상대적 개념으로 분류되지만, 우리가 머리에 그릴 수 있는 상대 개념 외에도 얼마든지 다른 시각 또는 생각이 있을 수 있다. 또 내가 참이라고 하는 것을 다른 이는 거짓으로 생각할 수 있고, 내가 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아름답다고 생각할 수 있다.

    「 금경경 」의 "고정된 진리가 있다는 집착에서 벗어날 때 그것을 최고의 깨달음이라고 한다"는 구절, 

"집착하지 말고 마음을 내라"는 구절,"고정관념의 상을 지워야 여래가 나타난다"는 구절 등이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내가 그리는 것만 좋다거나, 옳다거나, 진리라거나, 최고라고 매달리지 말라는 것이다.

    불교의 핵심 사상이라고 하는 '중도中道'가 무엇인가? 어느 한 변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마음이 열려서, 아니 울타리 자체가 아예 없어서 어느 것에든지 통하는 것이다. 부동심不動心도 마찬가지이다. 한 쪽에 빠져서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예 아무런 집착이 없어서 흔들릴 거리가 없는 것이다.


    삶과 행복은 챙겨야 할 것이 아니냐고? 그렇기 때문에 멋대로 꾸며낸 이상적인 삶과 행복의 형태라는 감옥에 들어가지 않아야 한단 말이다. 남의 눈을 의식하고 남과 비교해서 삶을 꾸미려고 하는 포승줄을 풀어놓아라. 아기나 가족이나 이웃을 보살피더라도 힘이 부치면 소리를 질러라. 그리고 참회하라. 답답증에 걸리는 것보다는 그편이 낫다. 저 매달림의 짐을 미련없이 내려놓으면 저절로 기가 아니 만사가 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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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 상승으로 비상(飛上)하는 새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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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은 음력 6월 초하루입니다.
벌써 2021년 중 6개월이 쏜살같이 흘러 지나갔습니다.


밤새 내린 장맛비에
햇빛 한 점 없는 안면암의 하늘이 다소 우울해 보입니다.
하지만
설봉스님의 사진 속 안면암에서는 더욱 깊은 고요의 세계가 느껴집니다.
칠층 대탑과 지장대원탑의
상륜부가
하늘을 향해 장중한 모습으로 나란히 합장하고 있습니다.

최장 장마 기록을 세웠던
지난 해 장마보다 올 해는 훨씬 장마가
빨리 끝날 것이라는 기상청의 전망입니다만,

인간 세상사 모두가
완전히 끝나 봐야 아는 것이라는 명명백백한 진실을 어른들은 잘 알고 있지요.


불행히도
8일 코로나 19 확진자가 1316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중앙재난대책본부에서 가장 강력한 4단계가 적용되어
수도권에서는 12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밤이 멈춘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들 안면암 포교당에서는
가슴 아프게도
더욱  경건하고 쓸쓸하고 허전한  초하루 법회가 열릴 것만 같습니다.


대자대비하신 불보살님들이시여!~~~

유정무정(有情無情) 모두에게
큰 피해 없이 장마가 물러나게 해주십시오!

더 이상의
큰 슬픔 큰 아픔 없도록
코로나 19 가 지구촌에서  지속되지 않게 해주십시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음력 6월 초하루! 군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ㅇㄷ님!~

세월 참 빠르지요.
초하루가 즐거우면 한 달이 즐겁답니다.

댓글 감사 감사합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무념무상으로    비행하는  허고으로  무엇하러가나.    이세상은 누구도대신은 없다.      청정하기위하여 행동으로옫ㄹㅁ겨야  스스로 창조적으로산다.. 한순간을 매우깊게하라 내세를위하여 책임정직하게하여야한다    재미있는깊이있는 현명한글  잘 새겼읍니다 .  나무아미타불.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 보살, 원만행보살님!~

정말로  이 세상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자업자득입니다.
성원과 격려의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장마와 더위에 건강관리 잘하시길 비옵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오늘.내일 과천포교당 가려고  했었는데
어제  동네절 보살 남편이 외출금지  했다고
그 얘기듣고  다시 생각
포교당 가까이 사시는 불자님들께선
참석하셨겠지요
나무 그늘은 시원하고

큰스님의 화엄성중
축원  기도는  불자님들의  가슴을
확 트이게  하고
저마다의 간절한 염원 이루어지게 하여지이다

            정광월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 보살님!~

코로나 19 재난 때문에
우리들의 신행생활이 아주 많은 제약을 받고 있어 애석합니다.

보살님 말씀처럼
큰스님의 화엄성중 축원기도는
불자님들의 가슴을 확 트이게 하시면서
저마다의 간절한 염원 이루어지게 해주십니다.

그리고 언제나 저절로  항상 심금을 울려 주시지요.

오늘 초하루 법회는
수많은 신도님들의 신심이 더욱 더 포교당으로 향할 것 같습니다.

  다정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