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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화창한 날의 보라색 도라지꽃 > 2021년 7월 13일 화 (음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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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5,034회 작성일 21-07-1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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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악을 행해 그 죄를 받고

스스로 선을 행해 그 복을 받는다.

죄도, 복도 내게 매였거니,

누가 그것을 대신해 받으리.


선이 선인 까닭은 승리의 결과가 아니다. 그러므로 패배 속에도 선은 있을 수 있다.

악이 악인 까닭은 패배의 결과가 아니다. 그러므로 승리 속에도 악은 있을 수 있다.

운명을 사랑하고 미워함이 우리 행복을 결정하는 데 무슨 힘이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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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자기가 해야 할 일인가

미리 생각하고 꾀하고 헤어려,

마음을 다하고 힘써 닦아서

그 일할 때를 놓치지 말라.


기쁠 때는 기뻐만 하여

기쁜 일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지 말라.

슬플 때는 슬퍼만 하여

슬플 일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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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상호의존의 의해  

   생기고 없어져 

          일반인이 불교를 이해하는 데 어려운 예의 하나가 "죽은 다음에 항상한 그 무엇이 있다"는 생각과 "죽은 다음에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 사이에서의 표류이다. "항상하다"는 생각을 상견常見이라고 하고, "이어지는 것이 없다"는 생각을 단견斷見이라고 하는데, 불교에서는 이 두 가지 견해를 다 부정한다.

     언뜻 생각하면 불교는 육신이 죽은 다음에도 죽지 않는 그 무엇이 있다고 가르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모든 것이 상호의존에 의해서 생기고 없어지는 연기법에 의하면, 우선 항상한 것이 있을 수가 없다. 어떤 것이 존재하려면, 기본적으로 시간과 공간이 있어야 한다. 두 가지 이상의 것이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을 차지할 수 없으니, 설사 흡사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같은 시간과 공간의 환경에 있을 수 없다.

    불교는 자연과학적인 의미에서 시간 · 공간의 차이를 들어 동일한 것이 없다고 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물간의 상호 의지뿐만 아니라 사물과 인간의 마음과의 의존관계를 보여주려고 한다. 동일한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동일한 관점이 없으니, 항상한 것이 부정될 수밖에 없다.

     볍씨를 논에 심어서 비가 나오고 정제하면 쌀이 된다. 보리나 밀알의 껍질을 발효시키면 누룩이 된다. 쌀과 누룩이 혼합해서 발효되면 술이 된다. 술이 더 발효되면 식초가 된다. 볍씨, 쌀, 누룩, 술, 식초가 연속적으로 생긴다고 할 때, 앞의 것과 뒤의 것은 분명히 다르다. 같은 쌀이라고 하더라도 볍씨와 수확된 쌀은 같은 것이 아니다.

    술과 식초가 비슷하기는 하지만 동일하지는 않다. 끊임없이 변하는 과정에 있다. 쌀과 누룩은 우리에게 항의할지도 모른다. "자연적으로 술이 되고 누룩이 되었는데, 왜 사람들이 쌀과 누룩이 죽고 술이 태어나고, 술이 죽고 식초가 태어났다 하느냐?"고 말이다. 불교는 궁극적으로 생사가 있다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생사 없음을 가르치려고 한다. 단지 우리가 생사를 가르는 눈으로 보기로 말하면, 동일한 것의 연속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죽은 다음에 아무 것도 없지는 않다. 볍씨 다음에 쌀이 있고, 쌀과 누룩 다음에 술이 나오고, 술 다음에 식초가 나온다. 쉽게 생각나는 것들만의 단계를 열거했지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단계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변환되더라도 이어지는 것이 있다는 말이다.

    석존은 상견과 단견의 양 극단을 타파하기 위해서 불의 비유를 든다. 집에 불이 났다고 치자. 책상, 책, 연필, 노트 등을 연속적으로 태울 때, 앞의 불과 뒤의 불이 같지 않다. 그렇지만 앞의 불이 없으면 뒤의 불이 있을 수 없다. 또 연료가 불을 붙이면 언제든지 불이 다시 나타난다. 불이 타지 않는다고 해서, 완전히 죽어 아무 것도 없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저 항상됨과 끊어짐의 양변을 부정하는 가르침을 어떻게 활용해서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할까? "잘 나가는 위치"로 남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 남이거나 나일 때, 항상함이 없음을 관해서 상처를 덜 받을 수 있고, 나의 방자해짐을 막을 수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죽었을 때, 세상에 보이는 것 모두를 그의 환생으로 생각하여 사랑하고 위할 수 있다.

    또 단견을 경계할 때, 냉소주의나 은둔 회피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재 눈앞에 보이는 것이 좋든 나쁘든, 그것으로부터 다음의 것이 생겨난다. 추한 것은 아름답게 되도록, 악한 것은 선하게 되도록, 최선을 다해 참여해야 한다. 현재 내가 짓는 업은 반드시 다른 업으로 이어지니, 악을 행할 때는 그것을 없애거나 줄이려는 마음을 내고, 선을 행할 때는 계속하려는 마음을 내야 한다.

 

    상견과 단견의 양변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더라도, 현실 속에서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실생활의 경계에 너무 집착하거나 도망치려하기 때문이다. 도를 닦음이 별 것이겠는가. 내가 어느쪽에 빠져 있는지를 관하고 벗어나려 하면, 그게 바로 최선의 수행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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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 날씨는 화창해서
마음까지 덩달아 밝아지고 있는데
안면암 동산의 보라색 도라지꽃을 보니 더욱 그렇습니다.

순수한 흰색의 도라지꽃도 예쁘지만,

보라색 도라지꽃이 함께 있으면 한결 더욱 아름답습니다.

보라의 상징적 효과는
고독, 우아함, 화려함, 추함의 다양한 느낌,
신앙심과 예술적인 영감을 준다고 하며
종교적으로 성자의 참회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ㅡ  아동미술 용어사전 인용

<도라지꽃 동요 가사>

보라색 고운 꽃 도라지꽃
아기별이 잠시 내려와
나비와 친구되어 뿌리 내린
예쁜 도라지꽃

작은 꿀벌 찾아와 얘기 나누고
꽃나라 요정들이 미소 짓지요

보라색 고운 꽃 도라지꽃
친구들이 그리워져서
아침이 올 때면
은빛 이슬 맺혀있대요.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보라색
신부님의...
티벳사람들의 다양한 보라색의 모자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 보살님!~

저는 분홍색 좋아하지만 보라색도 무척 좋아한답니다.
우주의 에너지를 많이 포함한 것 같아 더욱 그러지요.

티벳 관련 매스컴 보게 되면
티벳 사람들의 모자 눈여겨 볼게요.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생각없이  철없이  무상으로 산것보다  사람되었을때도닦는다.  건강을잘관리해서  도닦는데로  활용한다    수증의계차  그냥닦기만  한다...  대각,  청정수.    대각!  뭐던지한다.  구경각  죽기전무상을알아도닦는다  이것이 불신  불학  이다.천도  ? 영혼을    극락세계로추천해서  인도한다.  온갖마음을극락으로오직신심    믿는마음으로한다죽음의인생무상 생사는 허망하고 답답한건데생각없이 철없이사는것이  무상하다  .  인과는여전하다. 공덕수행 을잘닦자.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 구경각  에서  중생의  다생습기빼고  ....'.'.기쁜수행으로 .....도라지꽃  뿌리도  건실하겠너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 보살, 원만행보살님!~

저는 아직 철모르는 어린 중생입니다.
몸도 정신도 여전히 철부지라고 여겨지지요.

세상에서 인과법처럼 철두철미한 것은 없으련만
인과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으니 안타깝고 애석합니다.

도라지 뿌리가
올해는 더 건실해서
큰스님
설봉스님
허공회 임원님들 신도님들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