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드론 사진 ㅡ ★ 울울창창(鬱鬱蒼蒼)한 안면암 > 2021년 7월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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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2,679회 작성일 21-07-31 09:48본문
울울창창(鬱鬱蒼蒼)
빽빽하게 우거져 푸르고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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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고(苦)와, 고의 원인인 '집(集)'과,
그 모든 고를 이미 떠난 '멸(滅)과
그 멸로 나아가는 여덟 가지 '도(道),'
이것은 우리를 괴롬에서 건져 준다.
*바른 소견, 바른 말, 바른 정定,바른 행위, 바른 생각念,
바른 연구(思), 바른 생활, 바른 정진(精進)
"아난아, 내 목은 너무 말랐다. 얼른 물을 가져다 다오." ㅡ <열반경>
멸망이 없는 무위의 법락法樂을 맛보시는 부처님에게보다, 우리는 차라리 그의 인간적인 고뇌에 지심至心의 공경을 드리고 싶은 것이다.
그것은 번뇌에의 항복이나 미망(迷忘) 생활에 대한 찬미가 아니다. 거기서 우리는 다 같은 인간적 운명의 정다운 친미(親美)를 느끼고, 혼의 고양(高陽)의 곤란과, 그러므로 그것은 눈물과 고뇌로만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업병은 당장 못 고쳐요
기치료氣治療로 소문난 한 재가불자가 있다. 본인은 기로 병을 고친다고 하지만, 옆에서 볼 때는 무당과 흡사하게 행동한다. 굿을 하라거나 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므로 상담자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그는 찾아온 이들의 선망영가들을 떠올리며 참회시키고 행동 습관을 바꾸게 한다. 모든 병은 억압된 감정이나 잘못된 습관으로부터 생기는데, 그 뿌리를 바로 보게 하고 악습을 바꾸게 하니 , 왠만한 병은 쉽게 호전된다. 그가 감당하지 못하는 병도 많다. 말기 암환자가 찾아가면, "이 병은 다겁에 걸쳐 쌓은 업의 병이므로 당장 고치지 못합니다"라고 말한다. 피할 구멍은 만들어 놓고 상담하는 셈이다.
절집에서는 부처님에게 불가능한 것 세 가지가 있다고 전해진다. 정해진 업보를 면하게 할 수 없는 것, 인연 없는 중생을 제도할 수 없는 것, 그리고 일체중생을 한꺼번에 제도할 수 없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이 삼불능三不能이 그럴싸하게 들린다. "역사상의 실존 인물인 석존"은 모든 중생을 남김없이 제도하지 못했고, 업보로 고통 받는 중생을 모두 구제하지도 못했다.
인도 출신 교수로 미국의 한 대학에서 대승불교와 힌두교를 가르치는 닥터 야다브에게 저 삼불능에 대해서 물어본 적이 있다. 한참 골똘히 생각한 그는, 한국불교가 대승불교권에 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저 삼불능설이 전해지는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대승불교에서의 부처님은 화신이든 법신이든, 법신인 동시에 화신이기 때문에 불능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경전전등록>에서 숭악 원규 崇岳元珪선사가 가르치는 것과 유사한 취지의 답변이었다. 삼불능은 화신불만을 모시는 소승의 경계라는 것이다.
여기의 내가 지금 말기암에 걸려 있거나, 백 세가 넘어서 죽게 되어 있다고 치자. 어떤 원을 세워야 할까. 오래 오래 살기를 바랄까? 이렇게 묻고 나니, "해탈의 문제가 떠오른다. 업의 인과응보로부터 해탈한다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된다는 것인가. 죽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가? 아니다. 수행한다는 것은, 업을 녹인다는 것은, 동쪽에서 뜨는 해를 서쪽에서 뜨게 하는 것이 아니다. 세월이 갈수록 젊어지게 된다는 뜻이 아니다. 모든 움직임은 업이 되므로, 완전히 부동자세로 있으라는 말도 아니다. 행복하면 그대로 음미하면 된다. 고칠 수 있는 악습은 최선을 다해 바꾸어야 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고통스러울 때, 그것을 여실히 관찰하는 것이다. 고통 속에서도 진하게 삶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부처님에게 불능이 없지만, 우리가 부처님이 어찌할 수 없도록 만드는 업을 행하고, 그것을 불능으로 간주하기로 작정한다면,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힘과 관계없이 중생이 정하는 대로 불릴 것이다. 몸에 맞는 음식을 적당히 섭취하고, 바른 생활 습관에 꾸준히 운동하고, 정기적으로 진찰을 받아서 사소한 병이라도 조기에 발견하고 대처하지 않은 나의 과실을 밖으로 돌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우주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옷을 갈아입는다. 나의 생로병사는 우주 옷 색깔의 아주 작은 일부분일 뿐이다. 태풍, 지진, 해일이 엄청난 상처를 주고 지나가더라도, 우주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잘 돌아간다.
우주가 몸부림을 쳤다고 해서 건강이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구름인 내가 죽을 때, 빗물이 되어 다른 생물을 적신다. 믿음만을 강조하는 타종교에서도, "절대자의 뜻"을 내세워서, 현실의 인연을 수용하라고 가르친다. "해탈 열반"이라고 불리든 "구원"이라고 불리든, 기도하고 수행하는 내가 신앙의 대상을 전능자로 만든다.
악업을 지우고, 선업을 쌓고, 기도하자. 그리고 나에게 닥치는 인연을 받아들이자. 보기도 좋고 편안하다. 취하고 버리기를 쉬지 않고 반복해온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괴로움, 만남과 이별, 사랑과 변덕 등이 만들어내는 소리 없는 음악, 형상 없는 그림,
글씨없는 시와 소설을,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처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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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래간만에
설봉스님께서 드론을 쏘아 올리셨습니다.
연일 무더위에 심신이 여의치 못하다가
녹음창창한 안면암을 내려다 보게 되니
심청이 아버지 심봉사가
개안한 것처럼 막힌 가슴이 훵 뚫리고 말았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확터진가슴으로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많이 하세요. 나무아미타불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원만행보살님!~
확 터진 가슴 참 듣기 좋습니다.
저는 신심이 약해서
보살님처럼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하려면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