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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안면암 일기} < 녹음과 조화된 공덕탑 > 2021년 6월 23일 水 (음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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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6,175회 작성일 21-06-23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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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 만드는 사람은 줄을 다루고

배 부리는 사람은 배를 다루며,

목수는 나무를 다르고

어진 사람은 자기를 다룬다.


금욕이란 흔히들 말하는 그대로의 단순한 소극적 의미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소극적이자 적극적이다. 금욕을 위한 금욕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기에 그 부정의 가면 밑에는 가장 억세고 굳센 긍정이 생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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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질서는 성주괴공        

               . . . 예외는 없다


         일전에 한 거사 불자의 병실을 찾았다. 수년 전에 부인이 뇌졸증으로 쓰러져서 남편의 극진한 간호를 받고, 이제 반신불수 상태에서나마 혼자 움직일 수 있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남편 본인이 뇌졸증으로 쓰러진 것이다. 평소 건강에 자신이 있었던 그는 쓰러진 직후에 병원에 가는 것조차 마다했다. 가족이 억지로 입원시키고 뇌 수술을 받게 했다. 다행히 의식을 회복하고 전신마비 상태는 면했지만, '분'이랄까 '억울함'을 삭이지 못해서 힘들어 한단다. 자신과 가족이 특별히 나쁜 짓을 하지도 않았고,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지도 않았는데, 왜 자기 집안에는 큰 병이 찾아드느냐는 것이다. 병마의 불공평하고 무원칙한 횡포에 화가 난다는 것이다.

     아들을 끔직히 사랑하는 엄마가 있다. 그 아들은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젊은이들의 선호대상 1위로 꼽히는 직장에 취직해서 돈도 많이 받고, 부모에 대한 효심도 지극하다. 멀리 출장가면 반드시 하루에 한 번 이상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고 이동 상황을 알려 준다. 밤 9시에 직장 동료를끼리 회식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2시간 후인 11시에 서른두 살 미혼의 그 아들이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엄마는 주변을 의식해서 마음을 가라앉히는 중이지만,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고 자주 통곡한다. "전생에 무슨 죄가 얼마나 커서 이와 같은 고통을 받는가?" 주변에서는 심한 우울증으로 발전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병은 저 거사의 집안에만 있는가? 젊은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저 엄마에게만 있는가? 아니다. 나에게, 우리 모두의 앞에 있다. 유정有情의 생물만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 아니다. 전 우주도 끊임없는 성주괴공成住壞空의 과정에  있다. 즉 어떤 모양을 지은 다음에는 항상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부서지고 흩어진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마음이 지은 모든 유위법有爲法도 쉼 없는 생주이물生住異滅의 과정에 있다. 즉 생겨나서 조금 머무는 것 같지만 바로 달라지고 소멸된다. 뜻밖의 변고, 아무런 설명이 없이 들이닥치는 재앙은 있어서는 안 될 자리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우주 질서가 부여한 본래의 자기 자리에 당당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반야심경>에서는 모든 사물의 공한 모습을 설명하는데 많은 '무無'자가 쓰인다. 이것저것을 다 부정하고 깨달음의 소득까지 부정한 후에, 무애의 경지에서 공포심이 없어진다고 한다. 저 거사의 분노와 저 엄마의 슬픔, 그리고 우리 모두의 잃음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없애는 한 길을 제시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공기는 모든 빈 공간에 꽉 차 있다.

 전체에 꽉 차 있으므로, 우리는 공기가 특별히 있는 것처럼 의식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병과 죽음, 그리고 많은 종류의 장애나 재앙은 온 세계에 꽉 차 있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여기서 병과 죽음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라고 강조하려는 것이 아니라, 저것들의 공평무사한 나타남을 보고,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닥치는 것" 으로 위안을 받으라는 것이다.

     과거의 영웅호걸은 모두 사라졌다. 설치던 사람들, 잘난 체하던 사람들, 남을 부리던 사람들을 산 능선이라고 치고, 침묵을 지키던 대중, 수줍어 하며 자신을 감추던 대중 , 이끄는 대로 순종하던 대중을 산의 계곡이라고 쳐 보자. 산은 능선과 계곡으로 이루어진다. 그림이나 사진으로 봤을 때, 능선이나 계곡이나 똑같이 중요하다. 능선의 나뭇잎이나 계곡의 나뭇잎, 과거나 현재나 미래를 가릴 것 없이 모든 나뭇잎은 떨어지게 되어 있다. 공평하다. 나의 병, 나의 죽음을 받아 들이고 싶지 않지만, 누구나 병들고 죽게 되어 있다면, 나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저 평등법에서 제외시켜 달라고 떼를 쓰지는 않을 것 같다.

   그대 억울한가? 속상한가? 화나는가? 절망하는가? 불안한가? 두려운가? 그렇다면, 누구나 때와 모양은 다르지만 반드시 그대가 느끼는 것을 겪게 된다고 생각하라. 너도 가고, 나도 간다는 것을 생각하라. 우주의 질서는 정말로 예외 없이 공평하다는 것을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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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저 안면암 늦깎이 신도 해탈심은
다겁생래의 두터운 업장 탓으로
안면암 탑 불사에
너무 늦게 동참하게 되어 대단히 부끄럽습니다.


<참회 진언>

나무 못자모지 사다야 사바하
나무 못자모지 사다야 사바하
나무 못자모지 사다야 사바하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어제출가프로 석지명 큰스님의  2부프로에서  많은 깨달음과  우리들의 인연에    참  다행스러웠읍니다.  방하착  !      우리안면암 배경속에  펄럭이는  장삼자락  가사로 휘감으신  거인스님의  자연과함께  한말씀한말씀이  사자후를 주셨읍니다  .탑의공덕.  부처님의법귀의하다보면  이세상  중생 사회의인연법을  깨달아야  자유스럽겠지요'?  모두모두오래오래  건투합시다 ..'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 보살, 원만행 보살님!~

2부 프로는 지혜와 수행력이 부족한 저에게 많은 깨침과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대부분의 시청자 분들께서도
불교에 대해서,
불법을 공부하시는 스님들에 대해
개안의 시선을 갖게 되었으리라 짐작됩니다.

'우리 안면암 배경 속에

펄럭이는 장삼자락 가사로 휘감으신 거인스님의

자연과 함께 한 말씀 한 말씀이 사자후를 주셨습니다.,

명문 중 명문  정중히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조탑공덕경 책
향엄심 구윤임 보살님께서 법보시  하셨어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 보살님!~

향엄심 구윤임 보살님께서 큰 공덕을 지으셨네요,
저는 한번도 법보시 한 적이 없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얼마 남지 않았을지언정 
금생에 두세 번만이라도 크고작은 법보시할 수 있다면 원이 없겠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