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지장대원탑 상륜부의 거룩한 합장 > 2021년 7월 9일 금 (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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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7건 조회 7,796회 작성일 21-07-09 07:27본문

12. 기신품(己身品)
사위국에 바라문 오백 명이 있어, 언제나 틈만 얻으면 부처님을 비방하려고 했고, 부처님은 또 이것을 잘 아시고 그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제도하려 하셨다. 바라문들은 의논하기를 "백정을 시켜 부처님을 청하게 하고, 만일 부처님이 그 청을 들어 백정의 집에 오거든, 우리 그것을 따지자."고 했다.
백정은 부처님을 청했다. 부처님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백정의 집으로 가셨다. 바라문들은 이것을 보고 기뻐하면서 "오늘에야 때를 만났구나. 부처님이 만일 보시의 공덕을 찬탄하거든 우리는 백정의 전후의 살생을 들어 이것을 따지고, 만일 그 살생의 유래의 죄를 말하거든 우리는 오늘의 그의 복을 들어 따지자. 이 둘 중 한 가지는 틀림없이 이룰 것이다."라고 했다.
부처님은 여럿의 마음을 관찰하시고, 범성(梵聲)을 내어 두 게송(164,165)을 설하셨다. 바라문들은 스스로 뜻이 열려 두 손을 깍지끼고, "우리는 어리석어 아직 거룩한 가르침을 무릅쓰지 못했나이다. 원컨대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했다.
157
사람이 만일 자기를 사랑하거든
모름지기 삼가 자기를 보호하라
지혜 있는 사람은 하루 세 때 가운데
적어도 한 번만은 자기를 살피나니.
옛사람은 하루에 한 번씩 내 몸을 돌아본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오늘 어쩐지 순간순간을 남에게 말하고 싶다.
158
처음에는 먼저 자기 할 일 살피어
옳고 그름을 알아 거기 머물고,
그 다음에 마땅히 남을 가르쳐라
거기는 다시 괴로운 일 없나니
자기를 위해서 한 일이 곧 남을 위한 이로운 행동이 된다는 것은,
우리는 남을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얻기 전에 먼저 자기를 다스리기를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수양의 원리의 전개일 것이다.
그러므로 진실한 도덕적 수양은 언제나 자기 내부에서 나온다.


'조금 손해봐도 좋다'는 여유를 갖자
내가 사는 절 근처에 디젤연료를 저렴하게 파는 주유소가 있다. 힘든 노동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보시'라는 이름으로 얻어 쓰기만 하는 나는 차량 연료비를 줄이기 위해서 항상 그 주유소를 이용한다. 그런데 어느 날 먼 곳에서 절을 향해 고속도로에 진입했는데, 연료 게이지를 보니 그 단골 주유소까지 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부족할 것 같기도 했다. 고속도로 휴게소 내의 주유소를 이용하려면 1리터당 100원 가량을 더 주어야 한다. "6,000원을 절약하기 위해 모험을 하느냐, 안전하게 고속도로 주유소에 들리느냐"가 큰 고민거리가 되었다.
그렇게 한 시간여를 망설이다가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연료비를 걱정할 정도로 궁색한 처지도 아니고, 돈을 모아 목돈을 만들어서 크게 선행을 할 계획도 없다. 내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에 매달리는 것은, 무조건 많이 쌓아두고 보자는 업심業心 때문이거나, 가격표를 내거는 주유소들과의 게임심리 때문인 듯하다. "괴롭다고 하는 사람들 모두가 저와 같은 식으로 이미 확보하고 있는 큰 행복을 잊고, 작은 것에 집착해서 스스로 고통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닌지?"라는 물음에까지 이른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행복의 조건이란 어떤 것들일까? 먼저 세간적인 것부터 세어보자. 기본적으로 건강, 의식주, 인간관계가 될 것이다. 건강에는 일정한 기준이 없다. 스포츠맨에서부터 장애인 또는 몇 년 또는 몇 개월 내의 죽음을 선고받은 환자까지 천차만별이니까.
아무리 몹쓸 병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아무리 허약하다고 하더라도 이 글을 읽을 정도로 머리를 들 수 있다면, 그대는 행복을 느낄 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벌거벗지 않고 굶지 않고 비닐하우스에서라도 살 정도라면, 의식주 또한 갖춘 셈이다. 그리고 그대가 위로하고 보살피고 대화할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인간관계 조건도 갖추었다. 일부러 어려운 처지를 열거했지만, 저와 같은 형편의 사람도 행복의 '큰 손'이라면, 그보다 좋은 조건의 우리는 더 큰 손이 될 것이다.
불교의 입장에서 우리가 행복을 저축해두고 있는지 점검해보자. 「 법화경 」에서는 우리 중생을 '가난한 사람으로 착각하는 부자' 즉 '고통스럽게 살아야 할 중생으로 착각하는 부처'라고 한다. 부처님은 '장자 궁자의 비유'를 든다. 어렸을 때 여행 중에 대부호 아버지를 잃어버린 아들이, 궁핍한 이의 몰골로 아버지 앞에 나타난다. 그 아들은 '네가 내 재산 모두를 물려받을 내 아들이다"라는 부호 아버지의 말을 믿지 않고 똥치는 일을 선택한다. 저 아들, 즉 우리 모두는, 똥치는 일을 하든, 재산목록을 물려받든 이미 행복의 조건을 완전히 갖춘 셈이다.
「 화엄경 」은 "모든 것은 마음이 그려낸 것"이라고 한다. 행복도 우리 마음의 규정에 속한다. 다겁생래의 업이 있어서, 쉽게 "나는 만족하고, 나는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한 마음만 돌리면, 아무리 어려운 처지에서도 행복감에 잠겨 있을 수 있다.
"조금 손해 봐도 좋다"고 여유를 가져 보자.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주된 이유는 '남의 눈'을 의식하는 데 있다. 비싼 집, 비싼 차, 비싼 옷, 이것들은 모두 진정한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를 생각해서 구입하려고 한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급수를 높이거나 낮추면 된다. 의식주의 급수 차이가 행복의 도수 차이가 되지는 않는다.
가까이 있는 사람, 이미 알고 있는 사람, 그들이 바로 내 행복의 은행과 같다. 그들에게 내 행복이 저축되어 있다. 조금 더 마음을 쓰면 그들이 행복을 느끼고, 그 반사로 나도 기쁘게 된다. 명심하라. 상대의 기쁨이 없으면 내 것도 없다. 옆의 것을 소홀히 하고, 멀리 가서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아양을 떨며 방황하지 말라.
큰 저축이 있으면서 좀스럽게 작은 것에 매달리고 인색하면 가난한 부자가 되고, 가까운 사람에게 저축한 행복을 잊고 멀리서 헤매면 불행한 행복인이 된다. 행복을 깊이 숨겨 놓고 불행하게 살 이유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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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안면암의 두두물물(頭頭物物)은
대자연과 하나가 되어 언제나 이리도 아름답고 평화롭습니다.
푸르른 하늘을 향해
마치
두손을 하나로 모은 듯 거룩하게 합장하고 서 있는
대원지장탑 상륜부의 수승한 아름다움이 작은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재작년 여름
상륜부의 마지막 작업을 위해
뙤약볕 아래서 손수 구슬땀 흘리시던
큰스님
설봉스님
청정심총무님 각운행보살님 원만행보살님 이명희보살님들의 모습이 시나브로 떠오릅니다.
코로나 19 감염 4차 대유행이 시작되어
확진자가
연일 1,200명대 규모로 나오면서
백신 접종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13일부터 서울 경기 자율접종이 시행된다고 합니다.
온 국민이,
더불어 지구촌 인류가 건안健安하시길 기원드리면서
불교신문 주간이셨던 홍사성 시인님의 합장을 정중히 옮기겠습니다.
<합장 / 홍사성>
순정한 이 마음
두 손에 감싸 모읍니다.
두 손 모아 모아서
연꽃 한 송이 피웁니다
막 피어난 청신한 꽃
당신께 바칩니다
당신은 하늘 아래 땅 위에
가장 소중한 분
무릎꿇고 올리는 이 꽃
받아 주소서
연꽃같은 내 마음
받아 주소서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화엄경
단체로 큰스님 모시고 미국 여행
어느 불자님 대저택
마당에 수영장
들어가는 현관에 이희승 국어대사전 높게
펼쳐저 있었어요
그 거사님 돌아가셔 큰스님 청계사 계실 때
49재
홍보사님께서도 많은 공양 보시 해 주시고
지월 보살님 덕에 서부 대자연 여행 할 수 있었어요
몇년전 사무실 보살들과 스님 미국여행
아들이 그때 따라 가지 그랬느냐고
큰스님
건강하시죠
며칠 지나면 큰스님 생신이네요
정광월 두 손 모음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보살님!~
저는 아직 미국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촌사람입니다.
큰스님 모시고 미국 순례 여행 다녀 오셨다니 매우 부럽습니다.
홍보살님께서는
큰스님과 안면암을 위해
오랜 세월 참 귀한 보시를 크게 많이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홍보살님!~
여여하시지요??
코로나 19에서 해방된
다음 귀국 시에는 꼭 다시 뵙고 싶습니다.
만약에
큰스님과
신도님들 함께하는
다음번의 미국 여행 기회가 도래한다면
우리 무조건 반드시 동참합시다.
며칠 후면
우리들 큰스님의 생신이시네요.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나는 하와이 가고싶어요 그나저나 코로나땜 에 ....그날을기다리며 인욕보살정토 평화스럽고 회목한 얼굴로 마랐시다. 모두모두 건강하세요. .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 큰 보살, 원만행보살님!~
저는 하와이든 인도든 러시아든 막론하고
우리들 큰스님께서
이끌어 주시는 순례여행은 반드시 동참하고 싶습니다.
코로나 19 재난이 소면되어
안면암 신도님들 모두 다 함께
평화스럽고 화목한 얼굴로 만날 날이 손꼽아 기다려집니다.
너도나도
방역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백신 접종 빨리 끝내기를 비옵니다.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감사합니다. 오늘은 큰스님의 챙 중, 약간 손해를 봐도 된다는 구절이 맘에 들어옵니다. 우리 부처신랑도 그렇게까지 절약을 안해도 되는데, 기름값이 어느 시간에 제일 싼지 , 앱에서 찾아보고 , 그 시간에 맞추어서 주유소에 갑니다. 어떤 때는 오히려 너무 멀어서 , 배꼽이 배보다 더 크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웃음) 그곳은 코로나로 아직 걱정이네요. 오직하면, 일본은 올림픽정신에 어긋나는 관중없는 올림픽을 하고 있네요. ( ...참여하는데 의미가 있다! 라는..) 유럽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 이젠 천천히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1년 7개월의 공백을 채우기는 힘들겠지만, 우리 인간은 무한한 능력을 갖고 있으니 , 곧 다 해결이 될것을 간절히 믿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돈 벌어서 미국의 홍보살님의 흉내를 내겠습니다. ( 웃음) 오늘도 즐거운 날!! 독일의 자연심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글로벌 원더 우먼 , 소양자 대보살님!~
'조금 손해를 봐도 좋다'는 여유를 가지면 세상이 더 따뜻하고 재밌을 것 같습니다.
기름값 절약을 위해서
어떤 때는
너무 먼 거리의 주유소를 찾으신다는
부처신랑님의 유모어가 미소를 짓게 하시네요.
그렇습니다.
인간은 단결하는 마음만 먹으면 무한한 능력을 창출해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인생처럼
열심히 일하시면 미국 홍보살님처럼
멋있게 맘껏 베푸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원더 우먼 우리 소양자 대보살님!~~~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