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자: 죽음을 맞이할 때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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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게시대행 댓글 8건 조회 8,279회 작성일 21-06-12 20:56본문
노틀담의 곱추 '콰지모도'처럼 되었던 일주일....
'빅토르 위고' 의 작품인 '노틀담의 곱추' (괴물같이 보였지만 사랑에 착 했던...) 콰지모도의 험한 얼굴을 잘 아시지요?? 제가 일주일 쯤 꼭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일요일 아침에 잠에서 깨어 눈을 뜨려고 하니 오른쪽 눈이 떠지질 않았습니다. 정말 이상하다 싶어서 거울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꼭 콰지모도처럼 오른쪽 눈과 함께 오른쪽 얼굴이 빨갛게 부었고 완전히 마비 증상이 있었습니다. 어머나! 어떡해! 하며 어린애같이 크게 울었습니다. 갖은 재수 없는 생각과 이렇게 살아야 할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예전에 간호사 때 배웠던 조그만 실력으, 한쪽 안면이 마비되는 것은 신경 계통이나 뇌에서 오는 병이기에, 너무나 무섭고 절망스러웠지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특별한 전조 현상이나 특별히 잘 못한 게 없는데 너무나 억울하고 이상했습니다. 얼마 전에 체크한 혈압도 정상이고, 피 검사, 소변, 대변 검사가 다 정상이었어요. 겁 많은 토끼처럼 놀란 부처 신랑은 얼른 응급차를 불러 병원에 가지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너무 일찍이고, 또 제 몰골이 너무 창피해서, 우선 잘 아는 주치의에게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요즈음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바쁘나 늘 친절한 그 의사에게 핸드폰으로 (참 좋은 세상이지요??) 한쪽이 마비된 제 얼굴 사진을 보내며 도움을 청했어요: “알레르기 같으니 약을 먹고 보자” 고 했어요. 부처 신랑은 뛰어가서 약을 사와 먹이며 “당신이 문둥이 같아도 나는 당신 만을 사랑할 거예요” 해서, 오히려 환자인 제가 등을 두드리며 ”다 괜찮을 테니 염녀 말라” 며 위로를 했습니다. 약을 먹으며 이틀을 집에서 쉬었어요. 하지만 조금 나아지는 듯 했으나 눈은 더 무거워졌어요. 흔히 말하는 “골든 타임” 을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서 삼일째 되던 날, 주치의에게 가서 제 험하고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니, 의사는 깜짝 놀라며 응급차로 큰 병원으로 보냈습니다.
유행인 코로나 환자처럼, 병실에 가서 온통 검사를 다 한 후, 결과는 (아직도 미심 적어요!!) 오른쪽 귀에 중이염이 있는 것을 방치해 두어서 (저는 어려서 부터 귀 막도 터지고 염증이 자주 있었어요!) 박테리아가 전이 되어서 그런 것 같다며, 아주 강한 페니실린 항생제를 투여했어요. 정말 의문스러웠던 것은 왜 한쪽만 그렇게 마비가 왔을까?? 혹시 뇌에 고장이 났거나 신경계에 이상이 있지는 않은가? 궁금하고 미심쩍었으나, 미움 받을까 봐 참고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다(웃음!) 병원 이라는 곳에 들어가 보니, 별별 환자들이 다 보였고, 자주 갈 곳이 아님을 절감했습니다. 의사나 간호사, 직원들 모두 보살 같았어요. 그런데 고마운 항생제가 모든 균을 다 죽이니까 좋은 박테리아도 같이 죽이는지 위와 장에서 난리를 쳤어요. 그런데도 일주일이 되니까 거짓말처럼 다 좋아졌어요.
해탈심 대보살님 께서 허허 큰스님의 죽음에 대해서 쓰신 글을 언젠가 홈피에 올렸는데, “험한 모습을 하며 죽어서는 안된다” 라는 글을 다시 읽으며, 저도 그런 얼굴을 하고 죽을까 봐 약간 떨었어요. 이젠 언제 죽어도 편한 얼굴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웃음) 죽음학에 대해 강의를 많이 하시는 정현채 교수님(전 서울 대학 병원장)이 전립선, 방광을 다 적출했기에 소장을 잘라 방광을 만들어 넣고 지금 잘 살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그분은 부인과 함께 공해가 안 되는 면으로 된 수의를 준비하셨고 “죽음은 끝이 아니고, 육체는 없으나 주파수에 맞게 사후에도 끼리끼리 만나, 다시 다른 방식으로 이사 가서 사는 것” 이라고 하시며, “죽음은 소멸이 아니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다는 희망과(겉모습은 다를지라도..영화: Sea Inside나 What Dreams may come 을 보세요) ) 죽음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고 주장 하십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준비해야 하는 것처럼.
건강에 자신이 있어서 제가 잊고 살았던, 생 로 병사, 생사 불이, 삼법인, 사성제, 십이 연기, 팔정도 등을 또 한번 응급실 병상에서 크게 경험하고, 느끼고, 오묘한 불법에 감사하며, 새로 태어난 이 기분으로 코로나 여름을 감사하게 맞고 있습니다. 더 이상 상기의 괴물, 콰지모도가 아니니, 정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이젠 거룩하시고 지혜로우신 부처님 흉내만 내며 살면 되겠지요?? 시원한 독일의 안부를 !!
2021년 6월 12일, 독일의 소양자
댓글목록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지금 그곳이 30도가 넘고, 벌써 너무 덥다기에 , 터브시하는 죽음에 대한 탐정소설 비슷한 몬난 글을 올렸습니다. 허지만 당연히 끝은 " 해피 앤딩" 이니 , 무서워 하지 마시고 , 즐겁게 읽으시고 많이 웃어주세요. 건강 해진 소양자 올림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글로벌 원더우먼 소양자 대보살님!~
아주 특별한 경험을
부처신랑님의 도움과 평생의 학식과 침착함으로 잘 견뎌내셨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종교단체의 대형병원에 근무했던 분이 말씀하시더군요.
"일생을 막 살아온 사람들은 마지막 순간이 험하더라"
그렇습니다.
70여 평생 좋은 일하면서 지혜롭게 사신
소양자 대보살님께서
마지막까지 그런 얼굴 보여 주실리 없으십니다.
저는 삼십대 중반에 심한 감기와 스트레스 때문에 안면마비가 온 적이 있고
지금도 후유증 있어 얼굴이 약간 비대칭이지요.
또 어느날은 자고 일어났는데 거울을 보니 한쪽 눈이 완전히 잘 익은 오디 색깔이었어요.
어찌나 놀랐던지 . . .
안과에 가서 치료 후 정상이 되었지만
그 뒤로 가끔 또 눈의 혈관이 터져 고생했습니다.
저는 안소니 퀸 주연의 <노틀담의 곱추>를 아주 감동적으로 봤고
어릴 때 소설로도 읽어 강한 인상이 남았습니다.
비록 신체는 흉악하더라도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는 콰지모도의 아픔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고요.
죽음의 순간에
타인에게 흉한 모습을 보여 주면 절대로 안 됩니다만,
인간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착한 마음이 승리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엄마의 임종 순간 이야기입니다.
엄마는 여러 번 위기의 순간을
저의 침술로 이겨내신 적이 있을만큼 저를 믿고 의지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병원에 가지 말라고 하셨는데
동네 사람이 좋다는 한약을 두 제 고집피우며 복용하셨다가
말기 증상이 나타나 간 혼수가 되었습니다.
그 후유증으로 심한 각막염이 생겨
안과 의사선생님에게 눈을 빼달라고 애원할 만큼 통증에 시달리고 계셨지요.
마치 썩은 동태눈과 흡사했습니다.
차마 엄마 눈을 쳐다 볼 수가 없었습니다.
임종 전날 밤입니다.
엄마를 걱정하며 간신히 잠들었을 때
비몽사몽간에 밤하늘의 별처럼 맑고 반짝이는 엄마의 두 눈을 봤습니다.
아! 이제는 우리 엄마가 완전히 병을 이겨내셨구나 하고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죽음의 잠(저승잠)을 하루종일 계속 주무셨고
한밤중 두 시에 운명하시게 되었습니다.
저희 가족들은 모두 모여 엄마와 마지막 인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말 기적처럼
우리 엄마의 두 눈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죽음의 순간이 한 인간의 인생 전부를 말한다고 합니다.
마라톤 결승점 테이프를 끝는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엄마의 커다란 두 눈이 반짝이는 별이 되었다는 것은
여리고 순하셨던 엄마의 마음이 그대로 반영이라고 믿습니다.
<선인선과> <악인악과> ㅡ 불교의 인연법은 우주법계에서 가장 신묘합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불자님들과
독자님들
너무 길고 장황해서 죄송합니다.
저의 무지와 과욕 대단히 부끄럽습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나무약사여래불 주무실때자세가노년에는 혈액순환이잘안되더라구요. 얼마나 놀라셨을까요! 그러나 평소로돌아오심을 축하드립니다 . 편안하게 편안한 호흡을 하시며 느그하게이겨내십시요. 잊혀지지않는 아주신혼초에 연탄가스로 죽음의 뜻이랄까? 체험을 했답니다, 얼굴의턱이 올라갔더래요 어머 내가 살은건지 죽어서 있는건지. 판단이 서지않더라고요.오후에시에버스를타고 서울종로에가서 남편을 만나니 나호래비 될번했다고 ㅎㅎㅎ . 그러나 그때꿈은요. 잊지를 못해요. . 옆방 영어선생님이 아니면 ....그후로 사남매낳고..'생각하면 덤으로살았네요. 쓸데없는 수다네요...모쪼록 편안하신 생활 두손모읍니다.''나무아미타불감사합니다.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해탈심대보살님, 원밍행 대보살님, 재미있고 심오한 경험담 등 아주 감사합니다. 다 일체유심조 입니다. 우리 모두 건강하게 살아요. 건강 최고!! 독일의 소양자합장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맞습니다.
일체유심조 ㅡ
뜻도 제대로 모르면서
여고생 때부터
가장 좋아하던 불교교리.
건강이 최고입니다.
신체가 건강해야만
마음도 건강하고 곱습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정정 원만행 대보살님, 미안!!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독일도 30도가 넘는 여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침 저녁으론 시원합니다. 그런데 지금부터 한달 동안 유럽컵 축구경기가 매일 있습니다. 운동장에는 몇명 밖에 못 나가니 , 집에서나 비어가르텐이나 길거리에서 즐깁니다. 맥주가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아무리 더워도 윗통 벗은 남자들은 보기 민망스러워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