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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지명 큰스님 저서 : <그것만 내려 놓으라> 중 #마음먹기에 달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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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1건 조회 1,504회 작성일 21-06-18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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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먹기에 달렸지만


50대 즈음에 명예퇴직을 당한 60대의 거사가 나를 찾아왔다. 불교의 "일체유심조(一切惟心造)" 즉 모든 사물은 내 마음이 규정한 것에 불과하다"는 말은 , 우리 속담에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과 비슷하다고 생각되는데 그 진의를 알기 위해서란다. 시간이 많은 그는 불교 서적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불교교양대학에 다니면서 강의를 듣기도 했다. 그런데 불교를 공부해도 별 수가 없다. 삶의  보람이나 행복을 느낄 수도 없다. 살아있기는 하지만 아무런 재미가 없다. 그렇다고 죽음을 결심할 만큼 괴로운 것도 아니다. 혹시나 재미있는 일이 앞으로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 또는 삶에 대한 미련이 있어서 죽을 용기도 내지 못한다.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을 따라, "나는 잘 살고 있다. 행복하다. 만족하다"고 자기 최면을 걸어보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삶이 무의하게 느껴지는 것은 마찬가지란다.

    그에게 적합한 답변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동안, 그는 형식적인 답변은 하지 말라는 듯이,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 늘어 놓았다. <화엄경>의 "마음은 화가와 같아서 만물을 멋대로 지어서 그린다"는 취지의 말이라든지, 원효대사가 중국 유학을 가려고 할 때, 깜깜한 밤에 물을 맛있게 마셨지먄, 밝은 낮에 그 물을 담은 그릇이 해골바가지였다는 사실을 확인한 다음에 역겨워하는 자신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야기 등도 잘 알고 있단다.

    그 거사의 문제는 나의 문제요,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조기 퇴직이 저런 마음 상태가 된 주된 원인일 수도 있지만, 직장 일 때문에, 또는 끌리는 다른 일 때문에, 삶에 대해서 깊은 회의를 갖지 않는다면, 그것은 문제를 묻어두고 하는 것이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일체유심조라는데 어쩌란 말이냐?"의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다.

   유심唯心의 뜻을 바르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무無 또는 공空과 일치하도록 해야 한다. 좋은 것, 나쁜 것, 큰 것, 작은 것, 영원한 것, 순간적인 것 등에 대한 실체가 없음을 관해야 한다. 수입한 비싼 재료로 만든 음식은 좋고, 보리개떡은 나쁘다거나, 대통령 후보는 대단하고 나는 너무 초라하다거나, 소나무는 몇백 년을 사는데 하루살이의 삶은 너무 짧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모든 것에 고정적인 실체가 없다는 무사상과 배치된다. 눈 나쁜 사람들이 모여서, 깨알처럼 작은 글씨를 읽는다고 할 때, 각기 원시, 근시, 난시 등에 맞추어 안경을 쓰되, 어떤 이는 휴대용 작은 안경을 쓰고, 다른 이는 손거울 같은 큰 안경을 쓴다고 치자.  한 사람은 철테 안경을 쓰고, 다른 이는 뿔테 안경을 쓰고, 또 다른 이는 황금테에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것을 쓴다고 치자. 크고 값비싼 안경을 쓴 사람은 같은 책에서 더 좋은 내용이 읽혀지고, 값싸고 작은 안경을 쓴 사람은 책의 내용을 알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이 세상은 한 권의 책이다. 같은 내용을 각기 인연에 따라 다른 위치 , 다른 도구를 사용해서 읽을 뿐이다.


     그리고 제대로 "마음으로의 지음"을 보거나 "행복한 쪽으로 마음 지음"을 행하려면, 마음을 담는 그릇, 마음의 안정, 그리고 그 마음의 관찰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깨지거나 흔들리는 그릇에 안정된 마음을 담을 수 없다. 죽이고, 훔치고, 삿된 쾌락에 빠지고, 거짓말이나 일삼고 술이나 마약이나 또는 잡기에 취해있으면서 안정된 마음과 바른 지혜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 거사의 마음 그릇도 안일이나 허무주의에 취해서 몽롱하고 삐뚫어지고 흔들린다면 세상을 여실하게 읽을 수 없다. 고요의 평화와 바른 삶의 지혜가 떠오를 수 없다. 유심은 자기 마음의 관리와 수행을 요구한다.

     조사들은 일체유심조에서 "일념 속에서의 영원, 내가 지금 쥐고 있는 곳에서의 우주, 진리와 현실 사이의 무애, 재료와 완성품 간의 원융' 등을 풀어내고 있다. 김정일 , 부시. 푸틴. 등과 직접 대면할 위치가 아니면서도, 철테 안경으로 세상을 읽을 수 있고,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행복할 수 있는 길이 있음을 알려 주는 것이다.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매일매일
동진출가하신 석지명 큰스님의 <법사리>인 저서를 읽고
타이핑을 하는 무명의 중생입니다.

얼마나
오랜 겁의 수행 정진을
'혼자서 무소의 뿔'
처럼 가셨으면
이런 법문을 들려 주시나 하는 감탄사만 거듭되고 있습니다.

석지명 큰스님의 #탄생과
<인간의 완성>은
오로지
불보살님들의 가호와 가피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안면암 홈페이지에서 만나는
<인연 그리고 불연>은

우리 불자님들과 독자님들,
저  해탈심 각자가 뿌리내린 숙생의 크고작은 선근 공덕의  결과일 것입니다.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일체유심조#

'우리에게 이 세상은 한 권의 책이다. 같은 내용을 각기 인연에 따라 다른 위치 , 다른 도구를 사용해서 읽을 뿐이다.'

 조사들은 일체유심조에서 "일념 속에서의 영원, 내가 지금 쥐고 있는 곳에서의 우주, 진리와 현실 사이의 무애, 재료와 완성품 간의 원융' 등을 풀어내고 있다. 김정일 , 부시. 푸틴. 등과 직접 대면할 위치가 아니면서도, 철테 안경으로 세상을 읽을 수 있고,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행복할 수 있는 길이 있음을 알려 주는 것이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