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안면암 일기} ㅡ < 초파일 봉축 > 2021년 5월 19일 水 (음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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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7건 조회 11,177회 작성일 21-05-19 16:05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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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못은 맑고 고요해
물결에 흐리지 않은 것처럼,
지혜 있는 사람은 도를 들어
그 마음 즐겁고 편안하다.
항구에 매여 있는 배는 언제나 편안하다.
그러나 배는 언제나 항구에 매여 있기 위해 지어진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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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善士)는 탐하는 욕심이 없어
가는 곳마다 그 모습 환하다.
즐거움을 만나도, 괴로움을 만나도
허덕이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진도, 선도, 미도 모두 자기에게 있어서만 진이 되고, 선이 되고, 미가 되는 것이다.
자기를 속이는 것은 불. 신을 속이는 것이다.
평판과 칭찬만을 제일의 행복으로 생각하는 사람, 저주받을 생활이다.


무심과 자비 ( 2 )
부처님의 자비는 기계적으로 베풀어지는 것이 아니라
중생의 근기에 응해거 중생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조치를 내리는 방편의 자비이다.
아주 쉬운 비유로 부처님의 입장을 설명해 준다. 바다가 시체와 같이 있지 못하는 것은 바다의 특성이다. 시체가 생기면 바다는 그 시체를 바닷가로 밀어낼 뿐이다. 바다에서 헤엄치지 못하고 죽어서 시체가 되는 것은 바다의 책임이 아니다. 바다가 어떤 시체는 밖으로 밀어내고 어떤 시체는 밖으로 밀어내지 않는 것 같은 차별적인 선택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바다에서 밀려나는 것은 사람의 문제이다. 시체가 된 사람의 문제라는 말이다.
부처님에 의해서 사리불존자와 목건련존자가 설법장에서 퇴장당한 사실은 선생님에 의해서 말썽을 피운 학생들이 교실 밖에 나가 손을 들고 있는 정도의 벌과 같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일이지만 밀린다 왕에게는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도 '부처님에게도 그런 일도 있었나?'하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이 있을 것이다. 부처님은 항상 고요한 얼굴과 마음을 가지시고 자비로만 중생을 대하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처님의 자비는 기계적으로 베풀어지는 것이 아니라 중생의 근기에 응해서 중생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조치를 내리는 방편의 자비이다. 그 방편의 자비는 보통 자비의 형태로 나타내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위엄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절집에서는 이 교화방편이 '혹자무위(或慈或威)' 라는 전문적인 술어로 표현된다.
여러분은 이 이야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한 제자가 있었는데 너무도 머리가 나빠서 자기 이름자도 제대로 기억할 수 없었다. 성을 외우면 이름을 잊어버리고 이름을 외우면 성을 잊어버리는 것이었다. 부처님은 그처럼 멍청하고 답답한 제자를 혼내는 일이 없었다. 아무리 어리석은 일을 해도 내버려 두었다.
어느 날, 부처님은 그 머리 나쁜 제자에게 일체의 다른 일을 그만두고 오직 마당을 쓰는 일만 하도록 지시하였다. 그 제자는 매일 마당을 쓰는 가운데 차츰 정신이 맑아졌다. 마침내는 열심히 수행해서 아라한과를 얻게 되었다. 근기가 약한 제자에 대해서도 부처님은 무한한 인내심과 이해심과 방편력이 있었다.
하지만 사리불존자는 지혜제일이요, 목건련존자는 신통제일인 제자이다. 모두 부처님이 아끼는 수제자들인 것이다. 부처님은 근기가 수승한 제자들을 지도하는 데 보다 높은 기준을 쓰시는 것이다. 위엄의 방편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신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이 어떤 기회에 두 수제자를 설법장에서 퇴장시킨 일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부처님 자비의 표현이었다.
부처님이 어떠한 자비의 교화방편을 쓴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불교의 기본원칙을 벗어날 수는 없다. 부처님이 기분 내키는대로 상을 주거나 벌을 주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대지가 하는 일과 같고 바다가 하는 일과 같다고 할 것이다. 대지는 특별히 좋아하는 씨앗과 싫어하는 씨앗이 없다. 자신의 몸에 뿌려지는 씨앗은 씨앗의 성질 그대로 싹을 틔우게 할 뿐이다. 대지를 걷는 사람이 자신의 힘에 의해서 달려갈 수도 있고 천천히 걸어갈 수도 있다. 또 돌에 걸려서 넘어질 수도 있다.
그것은 순전히 사람의 문제이지 대지의 문제가 아니다. 부처님도 마찬가지이다. 부처님이 사람에 따라서 차별적으로 규율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질서의 원칙은 항상 그대로 있고 사람이 그것에 순응하느냐 어긋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부처님은 하나의 거울로서 웃는 얼굴이 오면 웃는 얼굴을 비춰주고, 찡그린 얼굴이 오면 찡그린 그 표정 그대로 비춰줄 뿐이다. 그러면서도 중생을 향한 자비심과 선교방편(善巧方便)이 항상 베풀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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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매일 아침 6시, 7시가 되면
설봉스님께서 안면암의 생생한 광경들을 담아 보내 주셨습니다.
오늘은 초파일로 너무 바쁘셔서
겨우 시간을 내어
조금 전에서야
초파일 봉축 사진을 찍어 전송해 주셨습니다.
법회 사진은 봉축 식순에 따라
보덕월 보살님께서 수고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반가움에 받자마자
오늘의 일기를 게시하려고 보니
어제 타이핑했던 오늘 분이 사라졌다는 알아차린 후 아연실색하고 말았습니다.
오전에 내일 분을
간신히 시간을 내어 약간의 타이핑하면서
오늘의 일기를 게시했다고 완전 착각하고 삭제해 버렸나 봅니다.
오! 세상에!~~
이런 엄청난 큰 실수를 하다니. . . . . . .
너무 아쉬운 대로
내일 올리려고 하던 법구경 게송 두 편만 게시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연세 칠십에
별세하신 친정 엄마는 치매 소리를 가장 두려워하시다
아주 맑은 정신으로 생을 마감하셨는데
큰 걱정이 밀려 오고 있습니다.
아~ 아~~ 아~~~)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내년부터는 석가탄신일에 같이 가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ㅇㄷ님!~
<부처님 오신 날>에 인생 최고의 선물 받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생애에
지혜광명과 자비광명이 빛을 발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해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봉축봉축 봉축 자연과인류는 상생하는 존재입니다,부처님전에등공양 올려모든업장 녹여주시고 뭇생명의 스승이자 바른 믿음 주시고 지혜와 자비의 부처님...,. 청 아한 한줄기 연꽃송이피어오니 만다라 향내음이 시방에두루하여 야 아 아 연꽃이여 아름다와라.내마음연꽃같이 영원히 피어나리.,. 복과 혜가영원히 변함없이 갖이고 싶을때 청복 양족존 평화롭고 편안하여 절올리옵니다, ,큰스님의 깊이있고 밝으신 법어 에 심장을 울렸읍니다 ..,불법승 삼보님 거룩 하고 거룩하신 큰스님 거룩 하십 니다 .. 안면암법당 도 아름답네요, ., 우리모두 부처님됩시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 본사 석가 모니불 ., ..감사합니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원만행을 적극 실천하시는 큰 보살님!~
지극한 마음으로 불법승 삼보님께 귀의합니다.
큰스님의 깊고 밝으신 법어 몹시 궁금해집니다,
안면암 법당은 포교당에 비해
웅장하고 더 아름답겠지요.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기쁜 날
부처님 오신 날
내년엔 무진성 오교수님께서도 참석하시겠죠
인행심 보살님 뵙게 되어 반가웠어요
선배 도반 보살님
건강하셔요
정광월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보살님
과천 안면암 포교당
큰스님 주석하고 계신 그것만으로도
허공과 비교 할 수 없는
큰 도량이 아닐까요
목동서 전철 세번 환승하고
지금은 걸어가지만 마을 버스까지
포교당 갔다 오는 그 길
인덕원 까지 걸어 오는 동안
가슴이 확 트이는
멀리 보이는 하늘.구름.상쾌함
며칠전 등 다신 노보살 님
인천 송도서 딸과 함께
절이 좋으시다고 저와함께 1층 의자에 한시간 동안 계시다 가셨어요
매번 빨리 나오느라 이제껏 느껴 보지 못한 풍경
새로웠어요
어제도 그 기분 느끼려고...
보살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피곤하시죠
건강하셔요
정광월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