ȸ

설봉스님: {안면암 일기} < 초록 연가 > 2021년 6월 2일 水 (음4.22)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8,829회 작성일 21-06-02 07:47

본문



img.jpg

    110

비록 사람이 백 년을 살아도

계를 버려 어지러이 날뛰면,

하루를 살아도 계를 갖추어

고요히 생각함만 못하다.


오래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라.


    111

비록 사람이 백 년을 살아도

악한 지혜가 어지러이 날뛰면,

하루를 살아도 지혜를 갖추어

고요히 생각함만 못하다.


운명의 힘도 살 줄 아는 자에게는 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죽을 줄 아는 자에게도 할 수 없는 것이다.

대개 죽음이란, 그 사람의 삶과 같지 않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img.jpg


img.jpg

반야의 공과 육바라밀  ( 2 )


멋있는 사람은 육바라밀의 연기에서 탄생할 수 있다.

바라밀의 연기를 잘하려면

공사상에 입각한 반야의 지혜가 있어야 한다.


     그 지혜의 대본에서만 내가 남을 위해 죽는 배역을 담당하기도 하고 남이 나를 위해 죽어주는 연기가 나올 수 있다. 내가 다른 이에게 매달리기도 하고 남이 나에게 매달리기도 하는 연기가 나올 수 있다.

     이쪽 마음을 전혀 알아주지 않는 이에게 500생을 바쳐서 일방적으로 마음을 쏟는, 보통 인간의 마음 특히 요즘 젊은이들의 문화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그런 대본과 연기가 나올 수 있다. 그런 대본과 연기 속에서 인생의 진진(津津)한 맛이 우러나온다. 그러면 반야지혜의 빈 마음과 육바라밀의 연기 속에서는 걸림이 없고 얻음도 없다. 부족할 것이 없으므로 남는 것도 없고 , 이익될 것이 별도로 없으므로 손해될 것도 없다.


    이러한  경지에서 <반야심경>의 소득 없음과 공포 없음이 이해된다. <반야심경>은 오온. 십이처. 십팔계. 십이인연. 사성제을 다 부정한다.

     강을 건넌 다음에는 뗏목이 필요 없다. 공사상의 지혜를 얻은 다음에는 그것을 전해 주는 방편도구인 교리조차도 놓아야 한다. 그 교리는 그 자체를 마침내 놓아 버릴 것으로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 놓으니 걸림도, 무서움도, 얻음도 없다.

     <반야심경>은 그 경지가 바로 구경(究竟)의 열반이라고 한다.

     춘원 이광수 선생은 육바라밀을 실천하는 대상에 지극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애인을 가정해서

'님이 가르쳐 준 육바라밀'이라는 시를 만들었다. 반야의 공사상과 이 공사상에 입각한 육바라밀의 실천정신에서 볼 때 춘원 선생의 육바라밀 시는 턱없이 못 미친다. 그러나 남녀간의 애정을 출발점으로 삼고 또는 우리가 현실적으로 쉽게 목격하고 그릴 수 있는 자기 버림, 자기 비움, 자기 바침의 모형으로 삼을 수 있다는 뜻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이미 절집에선 흔히 전해져 있다. 그러나 자기를 완전히 지워버린 정열, 즉 공의 지혜에 얼마나 접근했는가에 주의를 기울이며 들어보면 새로운 맛이 날 수도 있다.

 


'님이 가르쳐 준 육바라밀'

                                       춘원 이광수

    님에게는 아까운 것 없이 무엇이나 바치고 싶은 이 마음

    거기서 나는 보시를 배웠노라.

    님에게 보이고자 애써 단장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지계를 배웠노라.

    님이 주시는 것이라면 때림이나 꾸지람이나 기쁘게 받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인욕을 배웠노라.

    자나 깨나 쉴 새 없이 님을 그리워하고 님 곁으로 오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정진을 배웠노라.

    천하의 많은 사람 중에 오직 님만을 사모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선정을 배웠노라.

    내가 님의 품에 안길 때, 기쁨도 슬픔도 님과 내가 있음도 잊을 때,

    거기서 나는 지혜를 배웠노라.

    이제 알았노라.

    님은 이 몸에 깨끗한 마음을 가르치려고 화현한 부처님이시라고.


    여기서는 육바라밀의 실천대상이 자신의 님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공사상으로 반야바라밀을 닦기 위해서 행하는 육바라밀과 무한부정과는 비교가 안 된다.

    이 님을 모든 인류와 환경으로 확산해고 똑같은 자기 비움의 정열이 있다면 우리 중생이 그릴 수 있는 육바라밀 실천의 한 모형이 될 수가 있다.



img.jpg


img.jpg 

img.jpg


img.jpg


img.jpg


img.jpg


img.jpg


img.jpg

< 산딸나무 > 

층층나무과.

소화불량을 완화시키는데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 복통을 가라앉히거나 설사를 멎게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말년의 우리 아버지가 계시던 언니네 전원주택에서 자주 보던

밤하늘의 별처럼 꽃이 아름다운 나무입니다.

img.jpg


img.jpg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엊그젯밤 그리도 천둥 번개 비로
요란스러웠다더니
오늘 아침 안면암의 두두물물이 더욱 고요해졌습니다.

초록연가를 아름다히 부르고 있습니다.

2012년 10월 2일  광활한 들녁이 온통 황금빛을 뽐내는 가을 날이었습니다.

추석 연휴에
안면암 과천 포교당을 찾아
큰스님을  뵙고
템플 스테이할 수 있는
고찰을 추천해 주십사고
피눈물을 흘리며 어렵사리 간청했습니다.

이윽고
대자대비하신 조어장부 큰스님께서는
빈 손으로 자유를 찾아 먼 길 떠나온 해탈심을
안면암으로 보내 주셨습니다.
물론 사무실 밀운행 보살님께 일절 돈을 받지 말라 명하셨습니다.

설봉스님께 공손히 절을 올리고 나니
"태풍이 지나가면
나무가 더러 꽃을 피운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옛 조사 스님들처럼
상처입은 중생에게 위로의 법문을 들려 주시나 보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안면암에 귀의하는 동안,
놀랍게도
정말로
태풍이 지난 후에 나무 몇 그루에서 애처롭게 피어 있는 몇 송이 꽃들을 발견했습니다.

새로운 삶의 의지가 싹트기 때문입니다.

무섭도록 요란했던 밤은 흘러 지나갔고
풀과 나무들은  <초록 연가>에  더욱 더 열중하고 있습니다.

황혼이 짙어가는
무명의 해탈심
<안면암 연가>를  경건히  부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 대단히 소중한 아침입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산딸나무 꽃 예쁘네요 ㅎㅎ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ㅇㄷ님!~

산딸나무 꽃 참 예쁘지요?

옛날에는 보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에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답니다.ㅎㅎ

댓글 감사 감사합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늦었네요.  지혜세계에서보면  내가어느모습  어떤품격도  ,한순간  !  이세상적은없다.내가만든것은 .확실히안다..금강방망이로  아직못벗어난사람을구제한다.  번뇌심도 마음인데  애착이집중하기에  모두가괴로운거다.감로수는 누구에게나먹으면 이익한것  평정심이갖이도록    삶에애착이있으면두려움공포다 자기스스로  애착하니까.이한마음벗어나면 .  중단없이  계속수행하는것 .보현행원품  망고와진락  미심과  진락  참된즐거움의  수행으로    지혜의세겨로  .......나무아미타불  말길이끈기고 생각이끈긴자리  심득주    화두가  미세함  밀미함  세밀함가는티클도세우지않는다.  문이없다..문이없으니 더자나간다  시원하네좀  심득극100프로  영웅 되는 분들께  감사의  합장올 립니다..무초월자  선오는 공부의 의지를 키운다.선방은 참선의 기술자로  배출한다  ,체험한 분들은 귀하다..이선을통하여시야넓게  가르쳐야한다..  코로나접종부위가 좀아프다  .  예방접종  꼭  하시기바랍니다. 그래도  마음은편하고  잘 하는보살행도되는듯., ...,안녕히주무시길  .번뇌와  깨달음은  뭔가?  믿음없이 다얻는것!    사례로보면 꿈꾸는순간은 내가누군지 어디있는지아무것도모른다 꿈만있을때가번뇌다 평소에살아가는감각은 의식 ..잘학고 착하고  베풀며  ....그냥조용히  댓글 을  멈출가하다...  내공부라 이렇게두드렸어요..해탈심  . 님  9일오신다했지요?  예쁘게ㅣ  귀엽게    보고십어요.춘원이광수  의님에게 바치는  시구들  절어서도  읽고 좋아했었는데  지금불자로 조금철들었나..가슴내마음 속 속  에이는군요 ...,잡시다,잘주무세요  , 감사합니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원만행을 적극 실천하시는 큰보살님!~

저는 휴가 때 접종하기로 했습니다.
몸이 약한 제가 접종 후 아프면
노보살님 수발하는데 어려움이 생기니까요.

1년 이상 매일
새벽 2시반에 기상하셨으니 엄청 피곤하신데
늦은 시간 댓글 감사 감사 감사드립니다.

저는 춘원 이광수님의 시를
이번에서야 알게 되었으니
매우 부끄럽습니다. 너무 부끄럽습니다.

어젯밤에는 피곤해서 지금 감사의 댓글 올렸습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