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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인연법을 깨우쳐 주신 우리 아버지 별세 후 두번째 생신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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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7건 조회 16,381회 작성일 20-11-22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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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인연법을 깨우쳐 주신 우리 아버지 별세 후 두번째 생신날}



저는 요양보호의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아침 6시에 아버지께

매일 아침마다 전송드리는 스마트폰 카톡 문안 인사를 하고

식사 준비를 하는데

평소와는 달리 여동생으로부터 일찌감치 우리 사남매 카톡방에 카톡이 왔습니다.


저는 생신날을 알고 있었지만,

작년 백중 다음날  별세하시어

자식들의 가슴 속에서 찬란히 빛나는 별이 되신

우리 아버지의 생신을  담담히 여기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열어 보니

놀랍게도 여동생이 별세 후 한번도 나타난 적 없으신 생신날의 아버지를 꿈에서 뵈었다는 내용입니다.

제가 알기로 동생은 일평생 이른바 개꿈만을 자주 꾸어 귀찮아 했었는데

20년 가까이 모시고  살았던 생시와 똑같은 아버지 모습을 꿈에서 뵈었으니 감회가 무척 컸을 것입니다. 


한두 시간이 흐르자

언니와 막내인 남동생으로부터도 간단한 답장이 왔습니다.


효녀인

언니는 큰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기 때문에 아주 짧은 한 마디뿐이었고,

목사님이면서 신학교수인 남동생은 감사의 짧은 두 표현입니다.


하지만 아버지 형제분들처럼

우애가 좋은 편인 우리들은 이심전심으로 충분히 서로 내용을  공감할 수 있습니다.



편모슬하에서 6남매(아들5형제,유복녀)로 자라난

아버지께서는

36살에 과부가 되신 <인욕보살님 우리 할머니>께 마음으로는 가장 효자이셨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법대를 나와 상업은행에 본부장으로 근무하셨던

막내 삼촌께서 으뜸 효자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언제나 막내 삼촌에게

일평생 깊은 연민의 정을 가지고 살다 가셨습니다.

그분은 대학 재학 중 군대에서 탱크 훈련하다 탱크가 고장나

튼튼한 왼팔을 생으로 짜르고

탈출하여 구사일생하신 분이십니다.


아버지께서 충남 ㅇㅇ초등학교 교감으로 근무하고 계실 때였습니다.

제가 2학년때 학교로 걸려온 전화상의  불행한 소식에

부모님께서 몹시 슬퍼하셨던 그날의 기억은

60년의 세월이 흘러 지나갔지만 불에 데인 화인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날의 비극적인 대형사고는

저의 일생에서 최초로  접했던 고통과 슬픔의 막연한 실체였습니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가장 잘 생기고 가장 공부 잘 했던 막내 동생의 불행과 고통보다는

홀로 6남매를 키우셨던 할머니의 아픔과 슬픔 앞에서   더욱 괴로워하셨을 것입니다.


그후 막내 삼촌께서는 전역하여

대학 졸업과 동시에 은행에 입사하셨고,

# 청백리 상을 수상하시면서 강인하고 지혜롭게 일생을 지내셨습니다.


조카들 앞에서도

여름 런닝 사이에서 나타나는 뭉툭한 짧은 왼팔을 스스럼없이 보여 주며

틈틈히 서예를 즐기셨던 분이셨습니다.

집안 친척들에게도 항상 공평하게 도움을 주셨는데

저도 이사할 때마다 여러번 은행대출 신세를 져야만 했습니다.

낭랑한 목소리에 온화한 미소만을 보여 주셨던

막내 삼촌께서는

대상포진으로  몇 년 고생하시다가

가족 추모공원이 아닌 동작동 국립묘지에 쓸쓸히 혼자 매장되셨습니다.


무심한 세월이 15년이상 쏜살같이 지나 가버렸습니다.

장례식에는 참석했었으나 일한다는 핑계로

국립묘지를 한번도 찾지 못한 것이 항상 마음에 깊이 걸렸습니다.


저의 새벽꿈은

막내삼촌에게

꼭 인사를 드리라는

(효도와 형제간의 우애를 좌우명으로 살아 오셨던) 우리 아버지의 간절한 부탁이셨습니다.



저는 아직 무명에서 노니는 초심의 불교신자입니다.

잡망경에서

1천겁은 한 나라에 태어나고,

2천겁은 하루 동안 길을 동행하고,

3천겁은 하룻밤을 한 집에서 지내고,

4천겁은 한 민족으로 태어나고,

5천겁은 한 동네에 태어나고,

6천겁은 하룻밤을 같이 자고,

7천겁은 부부가 되고,

8천겁은 부모와 자식이 되고,

9천겁은 형제자매가 되고,

10천겁은 스승과 제자가 된다고 가르칩니다.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 부모 자식 간의 인연보다  깊은 것은

육신은 부모가 낳아 주지만

마음이 새로 눈을 뜨게 하는 데에는 스승의 가르침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1겁은 우주가 태동해서 멸망하기까지의

도저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장구한 세월을 의미하며,

1겁의 시간은 물방울이 떨어져 집 한 채만한 바위를 없애는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한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인생의 지혜와 삶의 자세를

말없이 몸소 가르쳐 주신 참 스승이셨습니다.


육신은 비록

자식들 가슴의 찬란한 별이 되셨지만,

생신날에 다시금 인연법의 소중함을

깨우쳐 주신

우리 아버지께 진심으로 깊은 사랑과 존경을 바칩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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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경 세탁기를 돌리고 나서 자동적으로 서쪽 바다로 시선이 머뭅니다.

흰구름들이 왼쪽으로 빠르게 흘러 가는 사이에서

바다 수면위에 오색 찬란한 무지개 다리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불과 2,30초만에 신비로운 동그란 다리가 완성되었습니다.


몇 달 전에도 서너번 무지개가 떴다 신기루처럼 갑자기 사라지는 진풍경을 바라본 적이 있었습니다.

평생 무지개를 직접 대면한 적이 몇 번밖에 없었는데

이곳에서 감상했던 무지개들은 서너번씩  떴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진 상으로는 그다지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지만,

실제상의 모습은 제가 감상했던 무지개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형태였습니다.


우선 스마트폰 셔터를 신중하게 몇 장 눌러서는

아버지 카톡으로 전송드리고

차례차례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부지런히 전송했습니다.


이번에도

무지개가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3번이상 반복했지만,

세찬 바람에 의해 두둥실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 때문에

무지개의 형태가 조금씩 아름다움을  잃어 가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생신날 감상하게 된

무지개의 황홀한 모습은

어쩌면

우리 아버지의 생신을 축하하는 대자연의 선물같아 대단히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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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무상, 무아, 연기법을 가르쳐 주는 광대무변 하늘의 아침과 저녁노을

<아침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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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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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양력 11월 19일 아버지 생신날에 게시하고 싶었으나

석달만의 휴가를 앞두고

할 일이 많았고 글쓰는 능력이 너무 부족해서 단념했습니다.

하지만

살아 계실 때 부족한 저의 글을 가장 기쁘게 읽으셨던

아버지께서

지금도 역시 기다리실 것같았습니다.

그리하여

휴가와서도 여전히 바쁜 저는 용기를 내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조금 더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을 것같지만

마음이  성급해져 아주 서툰 대로 그냥  올리겠습니다.


언제나 모자라고 부족한

저의 글에 관심과 호의를 베풀어 주시는

모든 귀하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크고작은 번뇌에길  반야속을건ㄷ으며  깨달음의 세계이르 러 부처님의  법을따르리  반야의지혜속으로  언제가 다시만나리    아미타불관세음보살.      나의 고운  도반  !  마음 걸망에 무상을  담아  고요와 지혜등불로    복덕  구족 하소서  .  이따봐요.  아참  나먼저  쿨 쿨.....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안면암 포교당에서
원만청정수행하시며
무량공덕 짓고 계시는 원만행 보살님!~

한번도 빠짐없이 모자란 저의 글에 글보시하시는 자비심에 항상 늘 감사드립니다.

새벽 3시 전에 법당에 올라 오시니 미리 쿨쿨하십시오.

                                                                      해탈심 합장

설봉스님님의 댓글

설봉스님 작성일

해탈심보살님,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지난 삶이 아름답습니다. 노을처럼요. 그래도 살아생전 효도를 다하셨으니 마음이 얼마나 가벼우실까요. 지나고나면 모두 추억이니 아름다운 추억 남기시며 사는 것이 인생이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거기에 믿음을 더해서 극락정토에 사는거지요. 날씨가 추워지고 있으니 감기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설봉합장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설봉스님!~

감당하기 너무 버거운 과찬이십니다. 부끄럽습니다.
저는 아버지 살아 생전에 불효를 많이 했습니다.
자식으로서
선망 부모님을 그리워하고 추모하는것은
도리이며 인지상정입니다.
대자비심으로 저의 건강을 염려해 주시니 감지덕지입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해탈심  보살님
좋은 일
무지개  떴음 을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셔요

              정광월 합장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정광월보살님!~

답글이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무지개는 상서롭지요.
축하
감사
감사드립니다.

글쎄요.
복을 지어야 복을 받을 수 있는데. . . . .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