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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아! 동백~>, 101. 왜 방일하지 않는 열반이 좋은가(조유품 3)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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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2건 조회 181회 작성일 25-04-1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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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왜 방일하지 않는 열반이 좋은가(조유품 3) 끝

 

 

   부처와 지옥이 한통속에 있다면 생사와 해탈, 번뇌와 지혜, 고통과 법신 모두 한통속에 있는 것이 된다. 아니 한 몸체이다. 아무리 수행을 많이 했던 사람도 만약 닦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게 되면 번뇌를 만나게 되고 아무리 번뇌가 많은 사람도 수행을 오래 계속하면 지배를 만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처음에 붙었던 질문에 대한 답은 뻔하다. 번뇌는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보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번뇌가 이루는 존재의 실상을 여실히 보도록 끊임없이 정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출가한 절집에서만 부지런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세상에 사는 사람도 부지런히 노력해야 한다. 사람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느냐 못 하느냐는 부지런하게 일을 하느냐 아니면 게으름을 피우고 나태하냐에 달려 있다. 참으로 근면하다면 세상에서 이루지 못할 것이 하나도 없고 게으른 사람은 지금 무슨 일이 잘되고 있더라도 반드시 무너지고 말 것이다.

 

   또 힘들게 일하는 데는 즐거움이 있다. 고통을 법신으로 본다는 말은 힘들게 일하는 고통을 받아들여야 법신을 볼 수 있다는 뜻으로 좋게할 수도 있다. 우리는 가끔 산을 오른다. 세상의 일에 지치고 때로는 일상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차가운 겨울산을 오르는 맛은 참으로 별다르다. 찬 바람을 가르며 정상을 향해 올라가노라면 오르막 길마다 힘이 들고 등줄기로 땀이 흐른다. 산에 오를 때 힘을 쓰는 것이 괴로움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무덤덤하거나 기분 좋게 느껴질 수도 있다. 아무래도 좋다. 힘든 과정을 거쳐서 산꼭대기에 올라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올라올 때 느꼈던 고통들이 삶의 전부인 듯하고 또 그 한 순간의 고통들이 아무 것도 아닌 듯이 여겨진다. 고통과 즐거움은 다르지 않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근면한 자세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 힘든 고통이 즐거움이 될 수가 있고 나태한 자세로 힘든 일을 피하면 즐거움도 고통이 될 수가 있다.

 

   어떤 중요한 과제가 있을 때 바깥 세상을 잊고 그 일에 몰두한다고 치자.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논문을 쓰거나 시험 공부에 몰두할 수가 있고, 소설가는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 몰두할 수가 있다. 화가나 음악가도 자기가 목표로 한 작품을 끝내기 위해서 자기 일에 깊이 빠질 수가 있다. 그런데 세상의 모든 것 특히 노는 것을 잊고 자기 일에 몰두한 후에 일을 마치고 어느 화창한 날 창 밖을 바라보면 갑자기 세상이 환하게 보이는 수가 있다. 과거에는 아주 무덤덤하던 세상이 갑자기 달라져 보이고 순간적으로 가슴이 벅차 오르는 수가 있다. 그 동안 항상 그 자리에 있었지만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햇살이 새롭게 보인다. 이러한 경험은 어떤 일에 집중한 나머지 자기 자신도 놓아 버리는 무아의 경지에 이를 때 맛볼 수 있다. 수행 정진에는 기쁨이 따른다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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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 마음의 변덕을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지 마라.

  항상 마음을 잘 다스려서 부드럽고 순하고 고요함을 지니도록 하라. ”

                                                                                  <장아함경>


[동백 / 양광모]

한 봄날이어도

지는 놈은 어느새 지고

피는 놈은 이제사 피는데

질 때는 한결같이 모가지째 뚝 떨어져


-이래뵈도 내가 한때는 꽃이었노라

 
땅위에 반듯이 누워 큰소리 치며

사나흘 쯤 더 뜨거운 숨을 몰아쉬다

붉은 글씨로 마지막 유언을 남긴다


-징하게 살다 가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윤병예 합장

원영님의 댓글

원영 작성일

어제 저녁 10시 뉴스
명수 큰스님
 조계사 담선대법회  앞줄에 앉아 계셨어요
며칠  전 끝나고 비슷하게 생긴 스님이라고 생각
Btn  뉴스  보며  진짜 명수  큰스님
해인사 방장스님  대원 대종사님  법석에
허허 지명  대종사님  께서  계셨어요
조계사 마당에서  큰스님  들의 법문
오래된 토종  라일락 향기가 가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