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낙화> , 102. 같은 달도 때와 장소에 따라 달리 보여(월유품 1) 2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2건 조회 174회 작성일 25-04-20 06:58본문
102. 같은 달도 때와 장소에 따라 달리 보여(월유품 1) 2
부처님은 여래의 법신이 항상 이 세계에 머무르는 것을 달에 빗대어서 설명하신다. 사람들은 달이 뜰 때는 달이 있다고 말하고 달이 뜨지 않을 때는 없다고 말한다. 또 달이 초생달의 모양을 지으면 달이 새롭게 생겨서 크기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그믐달의 모양을 지으면 달 이 목숨이 다해서 죽어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동쪽에 달이 보일 때는 서쪽에서는 달이 보이지 않을 수가 있고, 반대로 서쪽에 달이 있을 때는 동쪽에서는 달이 보이지 않을 수가 있다. 그러나 하늘에 있는 본 의 달은 그 자신이 초생달이 되거나 보름달이 되지는 않는다. 새로 생기거나 늙어서 없어지지도 않는다. 달은 항상 그대로이다. 사람들이 초생달 보름달 그믐달 등으로 분별해서 볼 뿐이다. 마찬가지로 여래의 법신도 항상하지만 사람들이 태어남이 있고 늙고 죽음이 있는 것으로 잘못 생각한다는 것이다.
부처님은 달이 살아나서 죽는 것을 부처님 자신의 구체적인 성장시기와 견주기도 한다. 부처님이 처음 태어나는 것은 초하루의 달과 같은데 이때에 사람들은 아기가 처음 생겼다고 말한다. 싯달타 태자가 일곱 걸음을 걷는 것은 초이틀의 달과 같고 글방에서 글을 배우는 것 은 초사흘의 달과 같다. 출가하는 것은 여드레의 달과 같고 부처님이 되어서 중생을 교화하다가 열반에 드는 것은 월식과 같다. 달이 없어 진다고 해서 달이 죽은 것이 아니듯이 부처님이 열반에 드셨다고 해 서 실제로 죽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처님은 이 달의 비유를 이용해서 《열반경》의 일관된 가르침인 법신상주(法身常住)를 말하려고 하셨지만 필자는 이 달의 비유를 들으면서 중생으로서의 인간이 사물의 실상을 여실히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여기서는 하늘의 달이 구름에 가리거나 지역의 이동에 따라서 보이고 보이지 않음을 말하고 있지만, 달 앞에 구름 한 점 없다고 하더라도 미혹의 중생은 하늘의 달을 있는 그대로 볼 수가 없다.
-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 즐거움을 받아도 함부로 기뻐하지 말고
괴로움에 부딪쳐도 근심을 더하지 말아야 한다. ”
<잡아함경>
[ 낙화 / 이형기 ]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윤병예 합장
원영님의 댓글
원영 작성일
봄의 이름으로
유재영
제 그림자 놀라서 고라니 달아난 곳
햇빛 소복 쌓인 절간 부처님도 깜박 졸다
뎅그렁 풍경소리에 오그리는 하얀 맨발
쇄박새 가족들이 날개 털다 떠난 자리
옹달샘 동심원에 머리풀고 내려온 산
바위도 늙은 바위는 길이 되어 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