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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영산홍>, 103. 벙어리는 여래를 벙어리로 보아(월유품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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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219회 작성일 25-04-2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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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4월 초하루 안면암 포교당 법당에서}


 

# 1. 

<불기佛記 2569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일>을 맞이하여 

조실 큰스님 법문

 

- 대법원 판결을 통해 위대하신 부처님의 자비로운 가르침을 언급하시며, 가족 내 갈등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  또 사찰에서의 봉사활동 참여를 독려하시며,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하셨습니다.

 

 

   “인과응보는 벌을 받으면 죄를 지으면 나쁜 곳으로 떨어진다 지옥에 떨어진다고 하는데, 지옥에 떨어지면 끝장이 아니고 발심해서 올라오는 단계입니다. 다른 종교는 지옥에 떨어지면 끝장난다고, 영원히 헤어날 수 없다고 가르칩니다.

 

그뿐만 아니고 부처님법은

머리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똒똑한 사람 부족한 사람,돈 있는 사람 없는 사람,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다 평등하게

또한

선한 사람 악한 사람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대하라고 가르쳐 주셨어요.

 

얼마전, 대법원에서 판결이 나왔는데 이혼소송을 건 아버지가 아니라 엄마의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머리 좋고 아주 착실하고 승승장구하는 큰아들에게는 아버지가

“너는 훌륭하다 최고다” 자꾸 칭찬만 하고,

싸움질하고 터지기만하고 자꾸 싸우고 하는 둘째 아들에게는

“너는 나쁜 놈이다 못난 놈이다 천하에 몹쓸 놈이다” 라고 자꾸 구박했습니다.

 

큰아들만 편애하는 아버지와 둘째 아들과의 너무 관계가 나빠지게 되어

참다못한 엄마가 둘째 아들을 데리고 밖에 나가 산 지 14년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마침내 아내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아내에게 화가 난 아버지가 이혼소송을 걸었습니다.

 

선한 이나 악한 이나 모두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부처님부처님의 가르침을 판사가 새겼는지는 모르지만

아버지가 작은 아들을 자꾸 구박했으니까 아들을 지켜주기 위한 엄마의 행동은

이혼사유가 안 된다 . 

대개 이혼 사유는 재산 문제인데 잘난 큰아들이나 못난 둘째아들이나 다 같이 평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었습니다.

 


원래부터 옛날부터,

첫째 아들이나 둘째 아들이나,

머리 좋은 사람이나 나쁜 사람이나,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돈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차별하지 않고 잘 대해야 된다.

심지어 선하거나 악한 사람까지도

평등하게 대하기가 어려운 일인데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하셨습니다.

이렇게 위대한 가르침을 주신 <부처님이 오신 날>이 초파일입니다.

 

축하하기 위해서 도량을 청소해야 합니다.

얼마 전에 보살님들이 풀을 뽑긴 뽑았지마는

초파일에 여러 분이 오시는데 도량이 지저분하면 보기 안 좋으니까 형편이 되면 오셔서 풀을 뽑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닙니다, 뼈빠지게 일하거나 삽질하는 게 아니므로 풀 몇 개 뽑으면 되니까 시간이 되시는 분은 오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 2   

 -어느 객스님과의 짧은 순간


초하루 법회가 끝나갈 무렵입니다. 처음 뵙는 중년의 

객스님께서

바삐 법회에 들어오셔서는 부처님께 3배를 드리시는 광경에

우리 모두들 약간 어리둥절했습니다.

잠시 후 초하루 법회가 여법하게 끝났고, 마지막으로 부처님께 인사를 마치고

나가시려는 조실 큰스님을 향하여

그 객스님께서는

“조실 스님께 큰 박수 한번 쳐 주세요”

말씀하셨습니다.

신도 일동은 우뢰와 같은 박수를 쳐드렸습니다.


조실 큰스님께서는 즉시

“도인스님 원흥?스님 오셨어요.”

부드러운 목소리로 한 말씀하시고는

천천히 법당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시는데

그 객스님께서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세라

“조실 스님 절 받으십시오.”

재빨리 공손히 절을 하셨고,

조실 큰스님께서는

돌발 상황에서도 언제나처럼 초연히  법당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저는 귀가 좀 어두우므로 객스님의 정확히 들을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처음 보는 상황이었지만 이 짧고도 소중한 순간을 그냥 넘기고 싶지 않아서 저는 법당 안에서 공손히 합장한 채, 법당 밖에서 위의(威儀)를 더 갖추시는 객스님께 큰 목소리로 여쭸습니다. 


" 스님,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만 법명이 어떻게 되십니까?" 

"원ㅇ 스님입니다." (이번에도 정확히 들을 수 없었습니다 . ㅠ)


온화한 목소리로 짧게 답하시고는 급히 계단을 내려 가셨습니다. 객스님께서는 키가 약간 작으셨지만 자비심이 넘치시는 분으로 보이셨습니다. 만약 훗날 어디에선가 또 다시 뵙게 된다면 저는 오늘의 이 짧은 순간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어쩌면 수행자이신 객스님께서는 까마득히 잊어 버리실 테지요.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 법에 귀의합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윤병예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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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남기고 싶은 소중한 찰나들>


영원한 막찍사의 사진 협조해 주신 보살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법회 때 

스마트폰 빌려 주셨던

각운행 보살님, 묘엄심 보살님, 해봉심 보살님, 

화엄성 이사장님의 따님 최문희 보살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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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벙어리는 여래를 벙어리로 보아(월유품 2) 2

 

 

   선남자여, 마치 보름달이 모든 곳에 비칠 적에 간 데마다 도시나 시골에나 산에나 구렁에나 강물에나 우물에나 못에나 물그릇에나 모두 나타나면 모든 어리석은 중생은 백 유순이나 백천 유순 길을  갈 적에 달이 항상 따라오는 것을 보고는 허망한 억측을 내어 말하기를 내가 본 해 아무 도시의 집에서 이 달을 보았는데 이제 이 못에서도 보겠으니 이것이 본래 보던 달인가, 그 달과 다른 달인가 하여 제각기 생각을 달리하며 달의 형상이 크고 작은 것도, 혹은 소줏고리와 같다 하고 혹은 수레바퀴와 같다 하고 혹은 사십구 유순과 같다 하며, 모든 사람이 달의 광명을 보지만 혹은 둥글기가 쟁반과 같다 하여 달은 본래 하나이건만 여러 중생들이 제각기 달리 보는 것과 같나니, 선남자여, 여래도 그러하여 세상에 나타나면 어떤 하늘 사람이나 세상 사람은 여래가 지금 내 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어떤 축생들은 여래가 지금 자기의 앞에 있는 줄로 생각하며, 귀머거리나 벙어리는 여래를 볼 적에 귀머거리나 병어리 같다고 하며, 여러 중생들의 말과 음성이 제각기 다르거든, 모두 생각하기를 여래가 자기네 말과 같은 말을 한다고 하며 또 각각 자기의 집에 와서 자기네의 공양을 받는다 하며 어떤 중생은 여래의 몸이 엄청나게 크다고 보기도 하고 대단히 작다고 보기도 한다.

 

   하나의 달을 여럿이서 각기 제 마음대로 꾸며서 간직한다. 네 발로 기는 짐승은 달도 네 발로 기어 다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날아다니는 새는 달도 날아다닐 것으로 생각한다. 귀머거리는 달도 귀가 먹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벙어리는 달도 말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 쪽 나라 어린이들은 달도 동쪽 나라 말을 쓰고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서쪽 나라 어린이들은 달도 자기 말을 쓸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부처님을 자기 마음대로 생각한다. 인도 사람들 은 부처님이 인도 말을 쓸 것이라고 생각하고, 한국·중국·일본 사 람들은 각기 자기 나라 말을 부처님이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음식도 마찬가지이다. 인도 사람들은 자기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부처님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한국·중국·일본 사람들도 각기 자기네 음식을 부처님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처님의 몸이 크다고 생각 하는가 하면 아주 작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도의 부처님·중 국의 부처님·한국의 부처님이 각기 다르다.

 

   밤에 논길을 천천히 걸어가는 어린이는 달도 자기를 따라 천정에 걷는다고 생각하고, 달리는 어린이는 달도 자기를 따라 달린다고 생각 한다. 시골에서 인상적으로 달을 보았던 어린이는 도시에 와서 사골 아름답던 달이 어디에 갔느냐고 묻는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부처님이 자기들을 따라온다고 생각하는가 하면 또 죽어서 없어진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의 저 달, 항상 그대로인 저 달과 같이 여러 의 법신은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부처님은 키가 줄어들거나 커 져 본 적도 없고 귀머거리나 벙어리가 되어 본 적도 없다.

 

   달은 흔히 한국적 정서를 상징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나라의 문학작품에는 달을 소재로 한 작품이 아주 많다. 박두진의 시로 '해'가 생각나고 나도향의 수필 '그믐달'이 생각난다. 그리고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도 생각난다. 이 작품들은 다같이 달을 제재로 썼지만 각 기 달에 대한 표상이 사뭇 다르다.


-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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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 나[여래]는 과거세에 이간질을 하지 않음을 수행하였고

  중생과 싸우지 않았으며 대중들과 잘 화합하였네.”
                                                                      <우바이 정행법문경>



[ 영산홍(映山紅) / 송기원]

 
내가 너를 더듬고

네가 나를 더듬어

온 산에 무더기를 이룬다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열흘이 아니라

찰나간에 스러진들 어떠랴.

스러져, 바닥 모를 허공으로

붉게 사라진들 어떠랴.



 
[    바다가 생긴 이유 / 남현송    ]

 
나는 이렇게 들었습니다.


중생 중생이

날 때마다

어머니가 흘린

핏물이 모이고 모여

바다를 이루었다고


중생 중생이

헤어질 때마다 흘린

눈물이 모이고 모여

바다를 이루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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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병예 합장

원영님의 댓글

원영 작성일

또  기다리는  편지

                          정호승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석원영 보살님!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시인의 마음이 알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기다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만 같네요.

소중한 댓글 항상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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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약사여래불
                                                        윤병예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