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자: 과일 열매 폐기되는 것 못 참는 부처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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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게시대행 댓글 5건 조회 55,200회 작성일 19-06-27 16:43본문
뙤약볕에 체리 따기
우리 부처 신랑은 예전에 집이 가난해서 과일을 재배해서 팔아, 생활비, 학비를 충당하는 가정에서 태어났고 자랐다. 아버지께서 기차 차장을 하셨으나 부업으로 남의 땅을 빌려, 체리, 사과, 배, 복분자, 살구를 키우고, 그 과일들이 익으면, 온 식구가 힘들게 따서 농협에 가서 팔곤 했다. 그래서 인지 부처 신랑은 과일에 대한 애증이 크다. 한편으론 고마워하고, 한편으론 그 일 때문에 젊은 시절을 많이 희생했다고(남들은 수영장에 가서 쉬는데, 새벽부터 밤까지 땄다고 한다!) 하면서도 과일을 대단히 소중하게 여긴다.
지금도 아주 잘 나가는 국제 변호사가 되었고, 나이가 거의 80이 되는데도, 과일이 손이 모자라거나 관심이 없어서, 나무에서 썩는 것을 보면 못 참는다. 어디를 지나가다 가도 그런 상황을 보면, 낯선 집에 들어가 벨을 누르고 '저 과일을 제가 따 드려도 됩니까?' 하며, 사람들을 놀라고 웃기게 한다. 그냥 놓아두면 아깝기도 하고, 과일 나무 에게도 대단히 슬픈 일 이라고 하며...( 애 새끼를 정성껏 키웠는데 누구 하나도 쳐다보지 않는 것과 같다며... ㅎㅎ)
오늘도 메스컴에서는 공해로, 지구가 너무 뜨거워지고 있고 , 이러 다간 모두 다 멸망한다(독일도 오늘 섭씨 40 도 !!)며, 태양광, 채식, 전기 자동차를 선호하고, 풀라스틱과 석탄, 가스, 오일을 더 이상 쓰면 안된다고, 초등학생들까지도 데모를 하고, 세계는 지금 빨리 변하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 돈만 생각하고, 지구와 인간, 생태를 이토록 오염 시키게 되었는지, 누구나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자연으로 돌아가고, 욕심과 사치를 줄이면 좋으련만...
다시 과일로 돌아 와서, 부처 신랑은 어제도 친구 집의 과수원에서, 34도 되는 여름 뙤약볕에, 15m 까지 알루미늄으로 된 사닥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벌써 너무 익어서 반은 터지고 상한, 체리를, 6상자나 따서 아는 이들에게 나누어주며, 베푸는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우리 부처 신랑의 어린 과거와 좋은 뜻을 이해하고 무조건 찬탄해야 되는 것을 알지만, 급한 일이 수시로 터지는 변호사 사무실을 다 닫고, 돌려놓은 전화만 받으며 ,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이 땡볕 여름에 , 정말 미친 짓이라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웃음)
따서, 몇 집에 다 갖다 주고도 많이 남은 체리를, 버리기는 아깝고, 겨울에 먹기 위해, 끓여서 냉동 하는 내 모습을 보고 '당신, 참 수고 했어요. 오는 겨울엔 과일은 안 사 먹어도 되겠지요?' 하며 흐믓해 했다. 요즈음 세상에, 누가 그런 귀찮은 냉동 같은 짓을 하고, (싱싱한 슈퍼가 바로 옆에 있는데... 웃음) ) 겨울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기는 할까? 라는, 생각을 하며, 부처 신랑의 체리 보시가 불교에서 가르치는 수행중 어디에 속할 지 생각해 보았다; 욕심도 아니다. 화나 성냄도 아니다. 어리석음(무명) 도 아닌 것 같은데, 부처 신랑은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라한'이라도 된 것 일까? 그럼 죽은 후에, 당신이 원하는, 죄 많은 나하고 만나지 못 할 텐데.... ?? ( 웃음) 아니면 내가 모르는 어떤 '업' 일까?
체리 따는 일을 마치고, 저녁에 다 씻고 나서, 나에게 솔직한 고백을 했다. '아까는 사닥다리에 익숙해지는데 약 15분이 걸렸다' 며, '예전에는 아무 걱정 없이 사닥다리 위에서 즐기며, 로마의 시인들의 시를 크게 읊으며 과일도 따곤 했었는데, 이제는 다리가 약간 후둘 거리고 떨리더라며, 때 아닌 청춘 고백(?) 을 했다. 역시, 우리 나이에, 당연하고, 다 무상이고, 연기다.( 웃음) 그런데 부처 신랑은 '아직도 그 체리 나무에 체리가 많이 남아 있다' 고 하며, 내일 또 같이 따러 가지고 한다. 이를 어떡하나?? 아이구 나 좀 제발 살려주세요!!
2019년 6월 27일, 독일의 소양자
댓글목록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더운날씨, 그리고 훈더운 여름날씨에 조금 웃으시라고 부처신랑의 체리 집착(?) 을 글로 써 올리고 보니 또 남편 자랑하는 미친년이 되었네요. 그래도 재미있게 읽으시고 웃으세요. 독일의 소양자드림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소대보살님께서 는 너무 가진 게 많고,매우 누리는 것이 많으니
괜한 엄살을 부려 보십니다.
저는 이런 생활을 동경하면서 살아 왔었습니다.
누가 뭐래도 두 분은 천생배필이십니다.
이미 오래 전에 아라한 경지에 오르신 부처신랑님과 건강백수하십시오. 해탈심 합장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해탈심 대보살님, 댓글 고맙습니다. 씨즌이 지나, 이젠 체리를 더 이상 딸 수 가 없습니다. 모든것이 다 시기와 조건이 있나봅니다. 방금 트럼프 미국 재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악수하고 남북한을 오가고 , 북한의 자유의 집에서 좌담을 하는 것을 보고 감동했습니다. 무명한 인간들이 경계를 만들고 , 아이들처럼 싸우고 야단들인것들이 곧 해제되고 자유롭게 왕래하며, 모두 평화롭게 살것을 믿습니다. 대화로 소통하고 화해하고 모두 행복하게 될 줄 믿습니다. 오늘도 좋은 날 !! 독일의 소양자 손모음
청정심님의 댓글
청정심 작성일뉴스에 유럽이 열기로 붉게 표시된 지도를 어제 보았습니다. 그 열기에 높은 사다리에 올라 체리를 따는 부처신랑님과 사다리를 잡고있는 보살님의 열정에 놀라울뿐입니다. 저희도 6월초에 청주의 원만행보살님 밭에 가서 매실을 양껏 따가지고 와서 매실청을 담았습니다. 과천에서 같이 간 세분의 보살님들과 부지런히 매실을 도리(?) 했는데 저는 중간에 멀미가 나서 토하기 직전까지 매실을 따 날랐습니다. 약도 안치고 키운 매실을 선뜻 내주신 원만행보살님께도 감사 드리며, 절에서 몇년은 먹고 또 소양자님께서 한국에 오셨을때 매실청을 조금 나눠드릴 만큼 넉넉한 양에 흡족해 하며 매실향을 즐기고 있습니다. 한국에선 고급 과일인 체리와 비상약으로도 사용하는 매실을 동서양에서 같이 나눕니다. 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청청심 대 보살님, 오늘도 39도 입니다. 그런데 오늘 하필 ' 아이론 맨' 이라는 경기를 하고 있네요. 그 경기는 마라톤도 하고, 자전거도 하고 , 수영도 하며 , 오랜 시간을 뙤액볕에서 합니다. 보기만해도 기절할것 같아요. 매실을 많이 해 놓으셨다니 , 다음휴가 때 꼭 얻어올려고 합니다. 저는 체리외에도 매실을 아주 좋아합니다. 음식에도 안 넣는데가 없어요. 건강에 좋고 보약이라고 해서요. 아무튼 이 무더위가 사람을 죽일려고 하는것 같아요. ( 웃음) 그런데 땀을 못 흘리는 개들이 더 불쌍하지요?? 댓글과 제 생각을 많이 해주신 부지런하신 총무님께 감사드립니다. 더운 독일에서 소양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