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빈 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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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4건 조회 70,153회 작성일 19-09-29 00:08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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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서산대사 ( 입적하시기 전 읊은 해탈시)
九十 平生
생각과 말과 글과 행동이 온전히 일치하셨던
저희 아버지께서
자식들의 가슴 속
★큰 별이 되신 지 벌써 사십여 일이 지나 갔습니다.
벌써 49일째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백중기도 ( 음력 7월 보름) 다음날인 8월 16일에 別世하신
아버지가 몹시 그리워진
저는 스무날 전쯤
5년 동안 아버지를 정성껏 모셨던 남동생 부부와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공무로 2개월 동안에 세 차례나 이스라엘 성지 순례 인솔을 떠난 남편 대신
이승에서 저승으로 떠날 시간이 가까워지신 시아버지를 혼자서 돌봐 드리느라
노심초사했던 올케입니다.
다소 울썽이는 목소리로 자기들 지금 아버님 방에서
누워 계시던 침대를 바라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 . . . . .
사람이 떠나가면 빈 자리가 그렇게 크대.
살아 계실 때는 잘 모르지만. . .
그동안 고생 무척 많이 했으니 편히들 푹 쉬어."
몇 마디 위로해 주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저는 23살 약간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으므로
부모님과 함께 산 세월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25살에 결혼한 이후에도 병약하신 엄마를 돕느라
어진 남편의 적극적인 협조로 신혼살림 멀리한 채
친정에서 살게 되었던 여동생은
20여 년 가까이 부모님을 알뜰살뜰히 모셨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 갔습니다.
평생 아들바라기만 하시던
아버지께서 마침내 아들 집으로 들어 가셨습니다.
그로부터 아침마다 전화문안인사를 매일 도맡았던 여동생은
아버지께서 크나큰 사랑을 보여 주시며 운명하시자
끈 떨어진 <연>처럼
마음이 너무 허전하고 쓸쓸하여
노년의 아버지 사진들 중 선별하여 카톡에 올려 줬습니다.
아버지와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가족 사진들을 벽에 붙여 놓고 매일 추모한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저의 생각엔
아버지의 {빈 자리}가 4남매 중 여동생에게 가장 크게 느껴질 것 같았습니다.
물리적으로 가장 오래 함께 살았으니 그동안 쌓였던 고운 정은 다른 형제들과는 현저히 다를테니까요.
세상이 다 알아 주는 진정한 효녀인
우리 언니는 지금 큰 병마와 싸우느라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엄마 아버지를 향하고 있을 것입니다.
7년전 어느 가을날,
저는 홀연히 38년을 살아 왔던 정든 집을 떠나 왔습니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서산대사님의 法語처럼
세속의 인연이 다한 결과였습니다.
결혼하지 않은 성년의 몹시 속깊은 아들은 엄마 아빠를 다 잘 이해하기 때문에
총명하고 우애깊은 여동생과 함께 엄마를 적극 보호해 주었습니다.
엄마없는 寂寞江山(적막강산)의 쓸쓸한 집에서
아빠와 함께 살며 먼 거리의 회사를 3년 동안 출퇴근하면서. . .
저는 세월이 흐른 요즘에서야
우리집 영재급 강아지 똑순이(12살) 가 사랑하는 엄마의 {빈자리}를 어떻게 받아 들이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을까에
생각이 겨우 미치게 되었습니다.
평소 눈물을 가끔씩 보이던 엄마가 어느날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으니. . . . . .
석달에 한 번씩 휴가를 받아 상경하여 현관문 열고 우리 집에 들어 가면
할머니 나이의 수퍼 겁쟁이 똑순이는
갈수록 기력이 떨어지는지 현관에서 옛날보다 엄마를 영 덜 반깁니다.
하지만 오빠인 저의 아들이 회사에서 귀가하면
생기가 펄펄 나서 오빠와 저 사이를 분주히 오가며 속칭 난리 부르스입니다.
가족은 모두 함께 다 모여 살아야 완전한 공동체라는 것을 잘 터득했나 봅니다.
역시 저의 딸 똑순이답습니다.
똑순이는 엄마와 헤어진 후 몇 년이 안 되어
자궁축농증을 앓아 150만원 가까운 병원비를 들여 수술을 했었습니다.
물론 전액 아들 몫이었고
그 때는 중성화 수술을 해주지 않아 나쁜 병에 걸렸을 거라 막연히 생각했었지만
글 쓰고 있는 이 순간에 어쩌면 엄마 잃은 빈 자리가 너무 커서
그렇게 됐을 거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한 마디 말도 없이, 눈길 한 번 주지 못하고 떠난 엄마가 곁에 없을 때
말 못 하는 우리 똑순이는 엄마를 얼마나 원망하고 그리워했을까요??
작년 1월,
요양보호사로 이 먼곳까지 오기 석 달 전
저는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동기생이셨던
비구니 스님의 49재에 참석하기 위해 신도 대표 격으로
海印寺 입구에 있는 삼선암(스님의 出家 절에서 49재를 지내야 하므로)을 찾았었습니다.
74세에 열반하신 스님께서는 생전에 매우 학구적이시면서
수십 년 동안 아픈 사람들을 위하여 광주 곤지암 절에서
먼 거리의 동국대병원 인하대병원 등을 대중교통 이용하며 열혈 봉사로 일관하신 분이셨습니다.
저는 법당 끝 쪽에 앉아 재를 지내게 되었는데
연세가 들어 보이시는 중진 비구스님들께서 많이 참석하신 것 같았습니다.
49재가 다 끝나고 스님들께서 바삐 돌아가실 즈음
우연히도 학교 다닐 때 안면이 많으셨던 스님들 여러 분을 뵙게 되어
아주 반가히 인사를 드렸습니다.
40여 년이 훌쩍 더 지나갔지만 ,
서로간 단박에 알아 스님들 모습은 깊은 수행정진 덕분에 더 맑고 밝아 보이셨습니다.
동기생 스님들보다 약간 젊어 보이시는 얼굴이 낯선 한 스님께서
의외로 저를 알아 보시고는 반가히 웃어 주시며 말을 건네 주시는 것입니다.
후배 스님이셨나 본데
그 기분이란 아주 신선하고 상쾌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잠시 선 채로 스님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時空을 뛰어 넘어 꿈많고 행복했던 대학시절로 回歸할 수 있었습니다.
아프리카의 어느 원주민들은
비록 가족이나 친지들이 이 세상을 떠나갔다 해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 살아 있는 한
죽은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고 들었습니다.
선진 문명의 이기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 비해 영혼이 무척이나 순수하고 고귀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저는 이따금 저의 {빈 자리}를 살며시 떠올려 봅니다.
당차다고 약간은 유명했던 키 작은 보살인
제가 거대한 운명의 풍랑에 속절없이 떠밀려 중퇴하고 떠나온 불교 대학에서
얼마나 되는 동기생들과
선후배 스님들께서 저를 안타까워 하셨을지 약간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그 분들께서 저를 아직도 기억하고 계실지 다소 궁금했습니다.
불교방송 BTN , BBS을 자주 시청하면서 학창시절 때보다
한결 더 수승해지신 高名하신 스님들을 뵈올 때마다 더욱 그랬습니다.
칠십 평생 攝生(섭생)을 잘못하여
여러 개의 성인병을 달고 사는 환자인 제가
어느날 드디어 이승을 떠나가게 되었을 때
물론 저의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들은 삼가 애도하며 저의 왕생정토를 간절히 기원드릴 것입니다.
포교당 초하루 법회 때마다,
안면암 정월 방생법회,
초파일, 백중기도, 입춘,동지 등에서
자주 뵙는 따뜻한 미소와 다정한 목소리의 불자님들께서 어떠하실지
조금은 자못 궁금했습니다.
몇 분이나 저의 49재에 참석해 주실까,
그리고 저를 한동안 기억해 주시기나 할까 하는
몹시 허망하기 짝이 없는 망상에 빠져 보기도 합니다.
장차
새 옷으로 갈아 입을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길 없으나
아직도 무애해탈에서 요원하기만한
이 작디작은
해탈심의 {빈 자리}는 있기나 할까요???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은 음력 9월 초하루입니다.
포교당 초하루 법회에 동참하시는
불자님들을 몹시 부러워하며
항상 부족한 글이지만 정중히 올립니다.
이 9월도 언제나처럼 행복한 날들이 되시길 기원드리며
눈보시
댓글보시하시는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소양자님의 댓글
소양자 작성일해탈심 대보살님, 고인의 명복을 간절히 빕니다. 숨한번 안쉬면 다른 세상이지요. 그래서 오늘 지금을 최대한 살으라고 하지요. 저는 당돌하고 건방지지만 , 다신 윤회하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매순간을 삽니다. 휴가 다녀와서 이렇게 늦게서야 이 댓글을 드립니다. 먼저 가신 분들은 다 좋은곳에 태어나시든지 , 아님 더 행복하실겁니다. 환절기에 건강유의하시고 다시 뵈올 때까지 안녕!!! 독일의 소양자드림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아버지의 명복을 빌어 주셔 대단히 감사합니다.
매 순간 순간을 치열하게 후회없이 살아 가시는 수행자세
본받고 싶습니다.
상락의
휴가가 끝났으니
현실이 또 적법한 수행처가 되리라 믿습니다.
대보살님께도 환절기 건강에 유의하십시오. 해탈심 합장
지민마마님의 댓글
지민마마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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