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에서도 이어지는 母性愛 ㅡ백발노파가 되어 버린 저의 생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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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25,777회 작성일 19-04-20 16:29본문
○ 약사여래부처님
쓰러진 채로
혼신을 다해 혹한의 겨울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紅桃>
세세생생 청정수행자를 닮아
봄이 되면 온 세상을 밝게 비추는 白木蓮
- 설봉스님의 #꽃 세상 안면암에서
오늘은 24節氣 중 穀雨입니다.
음력 생일이 열흘 전에 지나간 저의 양력 생일이기도 하구요.
이제 완연한 봄이 왔습니다.
萬物이 소생하고
불보살님들과 신장님들 ,
가족과 지인들의 깊은 사랑으로
저도 몸과 마음과 정신이 새롭게 충전되었습니다.
강한 정신력으로 투병하다가 1997년에 돌아가신
우리 엄마의 주치의들은
간경화증으로 20년 이상 생존하는 것은 거의 기적이라고 했습니다.
엄마가 그리도 기다리시던
봄날은
역시 저에게도 희망과 행복의 계절입니다.
우리 엄마 음력 생신(2.8) 일주일 전쯤이었습니다.
어느날 밤 꿈에
50대로 보이는 건강한 모습을 하신 엄마의 심각한 얼굴이 보였습니다.
#센세이 어르신 케어하며
건강의 안전을 위해 깊은 잠을 못이루는
저는 몇 년만에 보는 엄마가 매우 반갑기도 한 편
무슨 일로 나타나셨을까 몹시 궁금했습니다.
잠시 후 또 다시 엄마가
누군가에게 전화하시는 모습이 보였는데 의미심장하게 느껴졌습니다.
작년 3월 초 봄
엄마가 가족묘지에서
20여 년만에 나오셔 화장장으로 가시던 날 꿈 이후로는
몇 년만입니다.
우리 아버지께서 무척 연로하시므로
그 어느 날에 편안히 임종하시게 되면
애처가이신 아버지 뜻에 따라 화장하여
엄마와 합장하기로 했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가족 묘지 공원에 계신 엄마의 유골을 먼저 화장하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새벽 꿈에 엄마의 집이라는데 아무 것도 없는
환한 어두움에 휩싸인 커다란 유택이 보였습니다.
우리 엄마가 무탈하게 흙으로 환원되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었지요.
하루가 다 저물어 갈 즈음
대단히 중요한 큰 일을 무사히 치룬
외아들과 며느리의 반가운 전언에 의해
보통 사람들 한국인의 정서대로
혹시나 하고 불안해 하던
아버지와 세 딸들의 근심걱정이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세 명의 누나들은
동생 내외에게 큰 고마움을 카톡으로 전했었습니다.
우리 엄마의 생신이 가까워지는 며칠 전쯤입니다.
누구나 아픈 분들 케어하면서 겪는 일이지만
하루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때가 자주 있는데
우리 #센세이 어르신께서 요즘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잠이 들기가 전보다 훨씬 쉽지 않으십니다.
두어 시간 만에 간신히 잠드신 걸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일어나 앉아 평소처럼 1시간 이상 걸리는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여느 날과 비슷한 시간대인 밤12시입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 고요히 앉아 기도를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가슴쪽이 아파옵니다.
심장의 기가 너무 허할때의 증세와는 완전히 판이합니다.
앞 가슴쪽을 누군가의 손이 길다란 얼음 막대기로 몇 차례 마구 휘젓습니다.
배는 몹시 차갑기만 한데
칠십 평생 가까이 살아 오면서
위가 약해 위염은 몇 번 살짝 경험한 적은 있었지만 난생 처음입니다.
도저히 기도를 계속할 수가 없어
더 큰 고생을 하기 전에 저 스스로를 치료해야 한다는 성급한 결론이 나왔습니다.
몸안의 나쁜 독소들을 빼는게 상책일 것 같아 화장실로 급히 와서
변기에 얼굴을 가까이 하고 우선 목구멍 안에 억지로 두 손가락을 집어 넣었습니다.
처음에는 헛구역질만 몇 번했으나
더욱 깊이 넣었더니 간신히 시큼한 냄새와 함께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설사까지 하고 싶어 변기에 앉아 보려 했지만
고통이 심해서 변기에 기대어 앉을 수도 없습니다.
가까스로 엄마의 꿈이 생각났습니다.
빨리 설사를 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자
간신히 보리차 1컵을 전자 렌지에 따뜻하게 데워 마셨습니다.
더 많은 구토물들이 여러 번 쏟아져 나오고
만족스럽진 않지만 의도했던 대로 서서히 잘 진행되었으니
우선 급한 고비는 넘긴 것같으니 안심이 되면서
핫백을 따뜻하게 데워 아랫배에 얹어 놓고 누웠습니다.
저녁 식사 후 어르신 드시기 편하라고 작게 썰어 놓았다가 남은
바나나 몇 쪽을 억지로 먹었던 것이 그만 . . . . . .
아무 것도 모르신 채
깊은 잠에 빠지신
#센세이 어르신이 몹시 고맙고 고마웠습니다.
지혜롭고 다정다감한
우리 언니와 형부로부터 경험상 바나나 먹고 체하면
약도 없다는 것을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었는데 우선 급한 불은 껐으니
천만다행입니다.
통증이 조금씩 점점 줄어 들게 되자
우리 엄마가 둘째딸이 고생할 것을 미리 아시고 선몽을 해주셨으며
순조롭게 도와주셨음을 알았습니다.
저는 어릴 적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유난히 편도선염을 자주 앓았습니다.
학교 사택에 살고 있어 그 당시는 약국이 어디 있는 줄도 몰랐는데
고열로 인한 통증을 모면하려고 잠으로 도망치는 것을 좋았했습니다.
깊은 잠에 빠졌을 때는 아픔을 잊는 경험을 자주했기 때문이지요.
낮인지 저녁인지 도저히 분간이 안 될 때 잠에서 깨어나면
고열이 사라져 아픔이 멀리 도망가 있었는데
그 때는 어김없이
우리 엄마가 저의 목을 혀로 핥고 계셨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의 시간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 때의 그 경험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소중한 기억입니다.
신여성이셨던 우리 엄마는 침 속에 있는 라이소자임 효소의 성분을 잘 알고 계신 분이셨습니다.
위 통증이 시작되었을 때
언니가 위경련으로 한밤중 큰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었다는 생각이 났습니다.
다행히 형부랑 조카랑 같이 살고 있으니 아무 염려가 없지만
어르신과 단 둘이 살고 있는데
만약 한밤중에 구급차가 와서 저를 실어 간다면
금지옥엽으로 평생 살아 오시며
겁이 너무 많으신 어르신께서 어찌 그 상황을 받아 들이셨을지........
한번 시작된 위통증은
조금씩 호전되는 것 같았지만
약간이라도 매운 음식을 먹으면 즉시 기별이 왔습니다.
하지만 저의 몸에 신경쓰는 것은 여력도 없고 귀찮아서 그럭저럭 지내며
몹시 바쁜 보호자 따님에게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시일이 며칠 더 지나 석달에 한번씩 혈액검사하러 가기위해 금식을 한 날입니다.
새벽 3ㅡ4시에
전광석화처럼 불길한 꿈을 꿨습니다.
어둠 속에 양초 두 자루가 있었는데
왼쪽 불은 이미 꺼졌고 순식간에 바람이 불어 오른쪽 불이 확 꺼지는 것입니다.
화들짝 놀라
이 꿈의 의미가 무엇이며 누구에 관한 꿈일까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불이 꺼졌으니 목숨에 관한 심각한 꿈일텐데
이 액운을 어떻게 피해가나 근심걱정이 되었습니다.
요새 제가 가장 걱정하는 여인의 건강 때문일까 하고 추리했지만
얼굴이 보이지 않았으므로 아닌 것 같습니다.
아침 8시 지나
일찌감치
저를 도와주러 온 보호자 따님에게
어르신을 부탁하고 가정의학과 의원에 갔습니다.
따님 부부와 S대학 동문이어서
저에게도 무척 잘 대해 줍니다.
석달에 한번씩 금식한 후
당화혈색소를 재기 위해 저의 팔뚝에서 혈액을 채혈하면서
당 수치를 재던 간호사가
오늘은 56이니 저혈당이라며 얼른 사탕을 주었습니다.
우리 아버지 4명의 자식 중에서
저만 유일하게 아버지를 닮아 15년 이상 고혈압 당뇨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평소 혈당이 120- 200이어서 한번도 저혈당인 적이 없었는데
한동안 계속 무기력하고 매사 의욕이 별로였던 게 이 때문이었나 봅니다.
노련하고 친절한 원장님은
골다공증을 우려해 석 달 전부터 맞기 시작한
비타민 D주사는 말일이 정확한 날짜라고 했습니다.
친절한 간호사는 갑자기 혈당이 떨어진
저에게 환자들 먹으라고 준비해 놓은 먹거리를 제법 많이 흰 비닐 봉투에 담아 줬습니다.
이어 서둘러 약국에서 약을 짓습니다.
전에는 한 달에 한 번씩 했는데
어르신이나 저의 약이 떨어지면 불안할 거라는
보호자 말대로 두 달치를 처음 처방받았으므로
조제하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 그냥 달라고 약사에게 말했습니다.
제 차례가 왔고 종이 봉투에 약을 담아 주던 약사님이 설명하는데
평소에 먹던 약과 색깔이 다른 약이 네 알 보였습니다.
시간이 급했기 때문에 그냥 가려다가 물었지요.
ㅡ이건 뭐에요?
ㅡ네. 당뇨약이 한 갑에 28정씩이어서 두 달치 4알입니다.
ㅡ아니 색깔이 먼저와 달라요,
침착하게 처방전과 비교해 보던 주인인듯한 노인과
약사님은
약간 당황하며
죄송합니다 하더니
조제실에서 잠시 있다가 약을 바꿔 왔습니다.
평소 남을 잘 믿고 남을 불편하게 하는 말을 잘 하지 않는
우리 가족들 습성이기에 그냥 지나칠려다가
약간 궁금해서 물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시간이 걸리더라도
먼저 달처럼 조제를 해서 가져 갔더라면
주는 대로 그냥 받아 갔을 텐데. . . . . . .
약사님이 좀 난처해질까봐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하고 집으로 지체없이 돌아 왔지만
기다리던 보호자에게 고주왈 미주왈 아무 말하지 않고
바삐 댁으로 돌려 보냈습니다.
금식했던 때문인지
아니면 저혈당 때문인지
긴장이 풀리면서 맥이 약간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만약 약사님이 주는 대로
두 달 동안 그 약을 계속 복용했더라면
엄청난 불행한 결과를 초래했을 것입니다.
새벽의 꿈은
우리 엄마가
어릴 때부터 너무 순해
말도 못하고 자주 울기만 했던 심약한 둘째 딸의 건강을 지켜 주기 위한 선몽이었습니다.
어르신과
TV보는 낮 시간에 보호자 따님으로부터 평상시 대로
한 달 동안 수고 많으셨다며 은행계좌 번호 알려 달라는 카톡이 왔습니다.
곧 이어
월급이 입금되었고
매달 월례대로 아버지 통장에 입금해 드렸습니다.
작은 돈이지만
엄마 아버지 몫으로 드릴 수 있으니
월급날의 가장 큰 기쁨이고 즐거움입니다.
엄마 살아 계실 때
밥 한 끼, 양말 한 켤레, 속옷 한 벌 사드리지 못한
불효녀였으나
백발노파가 된 나이에 일하면서
십일조 헌금하듯
매달 꼬박꼬박 아버지께 입금할 수 있으니
노년 인생의 크나 큰 보람이며 행복입니다.
홀로 굳굳히 살아 가는
작디 작은 딸에게
저승에서도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우리 엄마의 모성애가 몹시 눈물겹고 그립습니다.
살아 생전에도
텔레파시가 무척 잘 통해서
오매불망 자나깨나
지성껏 돌봐 주시던 우리 엄마!~~~~~ ~~~~~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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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모성애가 지극하셨던 우리 엄마는
애석하게도
외아들이 이웃 종교 지도자이므로 제사를 받지 못하고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살았던
제가 두어 번 제사를 지내 드렸습니다만
아들이 있으므로 모양새가 좋지 않아 단념하고 말았습니다.
백중 때마다
수십 년 다니던 동창 비구니 스님 절에서 동참제사를 모셨었지요,
대자자비하신
불보살님과 신장님들의 加被로
작년부터 포교당에서
설날과 추석에 합동 차례를 지내게 되었으니
2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듯
가슴이 확트이고 마음이 홀가분해졌습니다.
우리 엄마께서
합동일지언정
지극정성의
포교당 차례를 때마다 빠짐없이 받으시므로
필시 다시금 힘이 용솟음치시나 봅니다.
#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오선주님의 댓글
오선주 작성일지극하신 모성애에 깊이 감동 받습니다. 이를 알아서 따르는 따님도 매우 지혜로우십니다. 성불하십시요 오선주 합장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존경하는 오선주 보살님!~
언제나 늘 베풀어 주시는 관심과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과찬이 부끄럽습니다.
자타일시 성불도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