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백목련>, 97. 불성과 중생성(여래성품 8) 4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4건 조회 182회 작성일 25-03-27 08:19본문
97. 불성과 중생성(여래성품 8) 4
그렇다면 가섭 보살이 질문한 중생 성품이라는 것은 왜 생겼을까. 왜 중생들은 실제로 있지도 않은 내가 있는 것처럼 생각할까 하는 문제로 돌아가야겠다. 중생들이 불성을 가졌다면 처음부터 부처의 길만을 생각하면 문제가 없을 터인데 불성의 길로 가지 않고 중생의 길을 가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나 이 물음으로 들어가면 우리는 그르치게 된다. 불교는 세상을 순환적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시초에 대해서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져냐고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 불교는 무시무종(無始無終) 즉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이 서로 의지하고 서로 영향을 미쳐서 세상이 진행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에서 중생들이 왜 나라고 하는 것을 처음 가지게 되었느냐고 물으면 부처님께서는 만 동자에게 보였던 침묵을 보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왜 처음에 중생들이 중생 성품이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느냐고 묻지 말고, 지금 나라고 생각하는 것을 어떻게 하면 빨리 지우고 그 자리에 불성이나 여래의 법신을 들어앉힐 수 있느냐고 물어야 한다.
거지가 보배 칼에 대해서 듣기만 하고 자기 나름대로의 칼을 상상하는 것을 보고 왜 거지는 처음부터 칼을 가진 왕자가 되지 않고 거지가 되었느냐고 묻는다면 가섭 보살이 제기하는 문제의 초점과 어긋난다. 현실적으로 우리 앞에는 왕자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거지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부처 성품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중생 성품을 영원한 것으로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불자들은 의식적으로 중생으로서의 나에게 영원한 성품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나로 태어난 이 몸을 무가치하고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나로 태어난 이 몸을 무가치하고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부처님 말씀은 우리가 각기 가진 이 몸을 위미 있고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려는 태도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나라고 하는 주인을 들어앉히는 게 틀렸다는 것이다. 우리가 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참다운 내가 아니라 과거의 업과 미혹이 만든 환상일 뿐인데 그 환상을 나라고 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진정한 나는 개인적인 몸과 개별적인 마음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개인적인 나를 지우고 우주적인 나를 받아들이는 데서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개인적인 나는 거지가 꿈에 '칼, 칼' 하고 외우는 것과 같고 우주적인 나는 왕자가 실제로 가진 보배의 칼과 같다는 것이다.
-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백목련> 꽃말 :
고귀함 , 숭고함, 우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 이전글[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매화> , 97. 불성과 중생성(여래성품 8) 끝 25.03.28
- 다음글[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드디어 홍도(紅桃) 개화하다 97. 불성과 중생성(여래성품 8) 3 25.03.26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지혜는 재산보다 더 소중하다
사람은 지혜에 의해 세상의 궁극에 이른다
궁극에 이르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들은
거듭 태어나 악행을 저지른다. ”
< 초기불전 >
[ 목련의 봄 / 정연복 ]
아직 꽃샘 추위속
목련이 봉오리를 피웠다
알에서 막 깨어나
눈도 못 뜬 햇병아리같은
저 보드라운 솜털을
째고 나오는
고 어린 생명을 보면서
그냥 눈물이 나려고 한다
그래 봄은 쉽사리 오는 게 아니구나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윤병예 합장
원영님의 댓글
원영 작성일
마음의 봄
일면대종사
아무리 늦추위가 기승을 부려도
봄은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마음의 봄은 내가 맞을 준비가 되어 있으면
한겨울에도 찾아오고
내가 맞을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한여름이라도 마음이 꽁꽁 얼어 찾아오지 않습니다.
.....
마음의 봄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마음의 봄은 언제나 내 안에 있습니다.
마음의 문을 열고, 준비가 되어 있다면,
그 봄은 언제든지 찾인올 것입니다.
행복한 빈손 4월 호
원영님의 댓글
원영 작성일
마지막 줄 찾아올
입니다
죄송합니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석원영 보살님!
저도 오타 종종 납니다.
어쩌면 우리 나이에 당연한 일일 것 같습니다.
저도 일면 스님의 시처럼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윤병예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