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허허 지명 대종사님 『그것만 내려 놓으라』법문집에서, 「소유, 생존,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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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4건 조회 210회 작성일 25-08-22 08:55본문
을사년 안면암 포교당의 백중천도 회향일 사진 (3)
어느덧 9월이 되었지만,
요즘 한 낮의 폭염은 가만히 있어도 극성스럽습니다.
그런데
소각장 속에서 맹렬히 타고 있는
수많은 조상영가님들과 인연영가님들
위패들의 열기熱氣 때문에,
마지막까지 영가님들의
왕생정토를 기도하고 있는
우리들은 더욱 진땀이 나고 있습니다.
활~ 활~ 골고루 완전히 타버릴 수 있도록
막대기로 골고루 휘저으시는
거사님께서 수고 아주 많으셨습니다.
가사 장삼을 수垂하신 채
마지막까지
지극정성으로
백중기도 회향하신 설정스님 감사 감사드립니다.
또 옆에서 우산을 높이 치켜 들고
설정스님께
햇볕을 가려 주신 보살님께도 감사드립니다.
1
사바세계에서의
번뇌와 욕망과 업장은 남김없이
활~ 활~ 타버리고,
한 줌의 재로 승화되고 있는 장엄한 시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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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공양간
마지막으로 들어선 공양간은 이미 거의 막바지였습니다.
조원들께서 정성껏 공양 준비해서 올린 맛있는 공양물 사진 찍는 걸 깜빡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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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생존, 감상」
서울 인근에 만평이 넘는 금싸라기 땅을 소유한 노부부가 있다. 땅값을 계산하면 적게 잡아도 수백억 원이 되리라고 한다. 그러한 부잣집의 할머니가 지금도 시장의 한 모퉁이에 앉아서. 매일 떨이하는 소량의 채소를 팔고 있다. 저 할머니는 돈 쓸 일이 없다. 외식은 거의 없고, 복장도 아주 허름하다. 윷놀이 등의 마을 행사의 기부 요청에 응하는 일은 없다.
처음에 나는 저 노부부의 검박함을 인색함으로 풀이하고, 저들을 어리석고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생의 마감을 염두에 두면서 자신의 재산을 정리해야 할 것 같은데, 끊임없이 돈을 모으기만 한다. 그런 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더 문제인 것 같다. "가진 것은 남김없이 쓰고 간다"는 생각 자체가 더 소유에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은, 살아서든 죽어서든, 누군가에게 주게 되어 있다. 물건을 구입하든, 일을 시키든, 인심을 쓰든, 가진 것을 내주어야하고, 죽어서는 저절로 흩어지게 또는 없어지게 되어 있다. 더 많은 음식이 내 뱃속을 통과하게 하고, 더 멋진 옷이 내 몸을 스치게 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는가. 돈이든 권력이든 가진 것으로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 명예로 나를 멋지게 포장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다른 이들이 나를 좋게 생각토록 하는 겉포장을 위해서 산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삶의 참된 가치 또는 의미를 소유에서가 아니라면, 삶 그 자체에서 찾아야 할 텐데,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삶은 행동이다. 멈춤조차도 하나의 행동에 속한다. 세상 사람들과 어울리고, 도움이나 사랑을 주고받으며, 사회, 국가, 인류를 위해서 큰 공헌을 하는 것도 훌륭한 행동이다. 그러나 저것들은 형식적이다. 내적으로 나의 삶을 의미 있게 하는 행동이 있어야 한다. 나는 그것을 '감상鑑賞' 또는 '음미'라고 부르고 싶다.
내가 미국에서 서양 종교를 공부할 때, 신심이 장한 한 대보살님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었다. 그분은 유능한 회주보살이었다. 지금은 98세가 되어서 로스앤젤레스의 한 양로병원에 누워 있다. 대소변을 가릴 수 없고, 자신마저 알아보지 못한다. 심장에 인공박동기를 달아서 신체적으로는 혈색이 좋다. 아들과 딸들이 효심이 지극하지만 움직이지도 알아보지도 못하면서 목숨만을 유지하는 것은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알아보지 못하면, 감상하고 음미하지 못하면, 그 인생은 답답하다. 저 노보살은 늙어서 그렇다 치고, 우리는 내 주변을 제대로 알아보고, 그들의 움직임, 수행의 입장에서 볼 때, 그들의 연기를 제대로 감상하는가, 그냥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멍하니 스쳐 보내지는 않는가. 바로 내 곁에 있는 가족 친지들도, 느끼든 말든, 일종의 연기를 하고 있다. 의식적으로 깨닫지 못하더라도 어떤 신호를 주고받는다. 멀고 가까운 이들의 생생한 삶의 연기를 제대로 감상한다면, 우리는 서 있는 이 자리에서 슬프고 괴로운 감동이나 즐겁고 기쁜 행복을 맛볼 수 있다.
단 주의할 관점이 있다. 첫째, 한 배우가 있다고 할 때 그가 왕의 역을 맡든, 거지 역을 맡든, 주연을 맡든, 엑스트라가 되든지, 연기만 잘하면 된다. 안소니 퀸이 《그리스의 대부>에서는 '데오 토마시스'라 는 대부호 역을 맡았고, 《노틀담의 꼽추>에서는 추남 꼽추인 '콰지모도‘ 역을 맡았다. 그는 신사복이 아니라 냄새나는 거지 옷을 입고도 더 깊고 진한 감동을 주고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둘째,우리가 배우가 아니라고 해서, 좋은 배역을 맡지 못했다고 억울해하지 말라. 배우는 피곤하다. 관객이 훨씬 더 좋다. 또 배우들도 자신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와 똑같이 관객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생활 속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시시한 역이라도 멋지게 소화 하는 훌륭한 배우가 될 수 있고, 동시에 관객이 될 수 있다.
가지고 싶으면 맘껏 챙겨라. 그러나 벽에 부딪치면 삶 그 자체를 중요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주변 삶의 모든 움직임을 배우들의 연기처럼 유심히 관찰하고 감상하면서, 묘한 삶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설사 고단하더라도 평화로울 수 있다. 끝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타인을 곧 나이고 나는 곧 타인이라 생각하여, 나 아닌 남에게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
<아함경>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 레프 톨스토이
20대의 당신의 얼굴은 자연이 준 것이지만,
50대의 당신의 얼굴은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 작자 미상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윤병예 합장
원영님의 댓글
원영 작성일
설봉스님
호박잎 생각나네요
된장찌게.호박잎 찌고...
시골 엄마집 마당 꺽어
깻잎, 콩잎도 찌면
무더운 여름 날
설봉 스님
건강하셔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석원영 보살님!
여름 최고의 건강식 된장찌개 찐 호박잎, 그립습니다.
경상도 특색음식 찐 콩잎, 찐 깻잎 생각이 나네요.
얼마 있으면 기름진 호박이 주렁주렁 맺히겠습니다. ^^
소중한 댓글 항상 늘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윤병예 합장
원영님의 댓글
원영 작성일
오늘 불교티비 뉴스
어제 월탄 큰스님 세미나
법주사 주최
법주사 조실 허허 지명 대종사님의
월탄 큰스님 기리는 말씀